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보건교사 안은영

[도서]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넷플릭스 드라마화 예고를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사게 된 책이다. 요즘은 같은 이야기가 다른 매체로 넘어다니며 향유자들을 유혹하는 세상이다. 물론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이 재미있었기에 선택하게 된 것도 있지만.

 

안은영은 사립학교 보건교사로 권태로운 인상과 달리 사실 누구보다 바쁜 삶을 보내고 있다.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은영의 눈에는 보이기 때문. 그 존재들은 꽤 자주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데, 눈에 보이는 이상 그것을 외면할 순 없다. 원어민 교사 매켄지는 무시할 수 있어도 보건교사 안은영은 피해받는 사람들을 구제하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 그래서 매켄지가 아니라 은영이 히어로인 거고.

 

은영이가 들고 다니는 비비탄 총과 장난감 칼은 일부러 귀여우라고 설정한 게 틀림없을 거라고 확신이 들 만큼 귀엽다. 정유미가 분한 예고편에서의 모습이 이 설정이었군. 상당히.. 아니 아주 잘 어울린다ㅋㅋ

 

그 비비탄 총과 장난감 칼로 은영은 삿된 것에 정화의 기운을 쏘고 다닌다. 무한정으로 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고, 소진되면 충전을 해야 한다. 다른 데서 기운을 받아와야 하는 것이다.

마침 은영이 근무하는 M고에는 한문선생 홍인표가 있다. 인표는 M고 창립자의 손자로 한쪽 다리를 절지만 그 사실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강력한 힘의 보호를 받고 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사랑 말이다. 확실히 그것은 은영이 얻을 수 있는 힘 가운데 가장 강하고 충만한 것이었다.

 

어쩌다 은영의 책무에 한 번 얽힌 이후로 인표는 은영의 충전기가 된다. 별로 호감 가는 사람도 아닌 은영과 시시때때로 손을 잡고 파워 충전을 해주어야 하니 짜증날 때도 있지만 어쩌겠는가. 사리사욕을 위해서도 아니고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일인데.

 

은영과 인표는 편한 사이가 되지만 글 분위기도 담담하고 둘 사이도 블랙유머 같아서 그냥 동료애로 끝날 줄 알았지.........만 웬걸. 마지막에 둘 사이가 의외로 반전된다. 난 그럴 줄 몰랐는데. 솔직히 이러나 저러나 상관은 없다.

 

책이 에피소드식이라 재밌는 부분도 있고 좀 덜한 부분도 있고 편차가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유쾌하며 술술 읽힌다. 다만 뭔가 한끗이 부족한데... 아마 덤덤한 분위기와 서술이 기본적으로 내 구미와 맞지 않아서일 것이다. 때때로 덤덤하지 않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은 좋았다.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