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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꽃들이 나보란 듯이 다투어 피기 시작했다.

 

 학원과 같은 층 옆에 변호사 사무실이 있었다. 그곳에서 사무를 보던 미스 고는 시간만 나면 내가 있는 사무실로 건너와서는 원장과 경리 아가씨에게 맛있는 커피를 맛 보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사무실로 돌아가고는 했다. 알고보니 커피는 핑계였고 미스 고는 내 동태를 살피러 오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학원 경리는 미스 고를 보고 언니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 학원 경리를 통해 이것저것 나에 관한 사정을 주워 들었던 모양이다. 자기 생각으로는 핸섬 나이스 맨에다가 학벌도 좋다고 하니 이만한 스펙이면 가차없이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나를 향해 곁눈질을 하며 말을 붙여 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나는 매일 이것저것 먹어 보라고 가져오는 주전부리를 얻어 먹다가 미스 고와 말문을 트게 되었다. 이건 레인코트 때와 비슷한 경로였다. 사소한 먹거리의 왕래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살을 섞게 되는 길을 열었다. 사람들에게 있어 무엇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으므로. 시간이 조금 흐르자 경리 아가씨와 나 그리고 미스 고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사무실 밖으로 나갈 정도가 되었다. 미스고의 잦은 출현에 원장은 눈치를 챘는지 미스 고에게 가끔 핀쟎을 주기도 했다.

 

- 역시, 미스 고는 사람보는 눈이 있구만... 민법 선생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눈치채고 매일 우리 학원으로 출근을 하시는구만! 이 참에 아예, 사무실을 옮기는 편이 좋겠네! 하하하

 

- 원장님, 우리 변호사님이 후배시니까 제발 말씀드려 그렇게 좀 해주세요. 사무실에 꼰대들만 있어 재미가 없어 죽겠어요. 호호호

 

 

울산은 좁은 곳이라 알고 보면 모두가 선후배로 얽혀 있었고 한다리 건너면 죄다 사돈에 팔촌이었다. 하루는 미스 고가 우리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웬 노래인지를 흥얼거렸다. 미스 고는 가사를 적힌 종이를 디밀며 나에게도 불러 보라고했다. 가사를 보니 실연당한 여자의 노래였다. 처음에는 미스 고를 따라 부르다가 자꾸 부르다보니

이제는 혼자서도 외워서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노래의 제목은 <주란 꽃> 이었는데 어느 여자가 애인과 헤어지고 그 이별에 가슴 아파하다가 길가에 한 송이 꽃으로 핀다는 애절한 내용이었다. 하루는 미스 고가 다가와서 몰래 쪽지를 전해주었는데 펼쳐보니 퇴근해서 밖에서 만나 저녁을 함께 먹자고 했다. 나는 일과를 마치고 시내에 있는 커피숍으로 나가 미스 고와 단 둘이서 만났다. 초록바지와는 냉냉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태여서 커피숍에 혹시 초록바지가 없나 하고 내부를 일단 빙 둘러 보았다. 시내에서 유명한 음악다방이라 연인들이 몰리는 곳이어서 혹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여자를 만날 때마다 항상 초록바지가 의식이 되었고 죄를 짓는 일처럼 여겨지는 것은 당연했다. 커피숍에서 빠져 나와서는 어둠이 완연한 공업도시의 밤거리를 걸었다. 가로등불이 하나 둘 씩 피어나는 그림같은 태화강변에 있는 포장마차에 들어가 초저녁부터 술잔을 기울였다.

 

빈속이어서 그런지 주는 대로 넙적 넙쩍 받아 마시다보니 소주 서너 병을 눈감짝할 사이 다 비웠고 도무지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나는 어느새 술김에 태화강변이 내려다보이는 모텔 방에 있었다. 창을 열면 가로등 불빛이 강건편 언덕에 까지 강물을 따라 이어지면서 물결에 따라 흔들리고 있었다. 초저녁 맑은 하늘에는 와운(臥雲)이 서렸고 듬성 듬성 별들이 나와 말똥한 눈으로 우리쪽을 뚫어져라 내려다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술이 잔뜩 취했었다.  그런데 분명 내가 건넨 술잔도 적쟎았을 텐데 미스 고는 술이 센 것인지 아니면 내가 준 술을 어디다 쏟아 부어 버렸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이상할 정도로 말짱했다. 모텔 방까지 와서 나는 미스 고를 향해 다가서려다가 술기운을 이기지 못해 방바닥에 풀썩 쓰러져 드러 눕고 말았다. 천정이 빙빙 도는데 나를 내려다 보는 미스 고의 얼굴이 어른 거렸다. 미스 고는 익숙한 자세로 내 옷을 하나 둘 씩 벗겨나갔다. 마침내 내가 알몸이 되자 미스고는 내 몸 위에 얼굴을 묻고 이마부터 발가락 끝까지 혀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애무를 하는 동안 간간히 미스 고는 시집간 자기 여자 친구 부부생활을 들려주며 웃음을 지으며 두런거렸다. 

 

시집간 미스 고의 여자 친구는 신랑이 자꾸 자기 페니스를 입으로 애무해 달라고 한다고 했다. 친구의 남편은 입으로 페니스를 애무하면 그렇게 좋아라 하면서 친구의 입에다 사정을 한다며 태연하게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내 페니스를 애무해 주었다. 황홀하고 아찔해서 눈을 감고 몸을 움츠리면 미스 고는 재미가 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능수능란하게 내 몸을 자신의 혀로 핥아 머리에서 발끝까지 애무를 해나갔다. 이럴 때 혀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요긴한 도구였다. 마침내 내가 참지 못하고 일어나 반대로 미스 고에게 애무를 해 주려고 덤비자 미스 고는 한사코 거부했다. 미스 고는 자기가 흥분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나를 흥분시켜 나를 자신만 바라보는 바보로 만드는 것이 주목적이었으리라. 그래서 내가 자기를 혀로 애무를 해 주는 것을 거부하는 눈치였다. 나를 흥분시켜 미치게 만들어 놓은 다음 애간장을 태우려는 것이다.

 

마리화나에 중독자가 늘 마리화나만 찾듯이 미스 고는 나라는 남자가 자기에게 중독이 되어 노예로 삼을 심사였다. 미스 고는 절정의 입구에서 자신의 몸을 철수시켜 내가 자기를 원해서 애원하는 것을 즐겼다. 미스 고는 애무를 하는 동안 자신은 달아 오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과장된 교태와 교음을 지어 보였다. 미스 고의 유방은 컸으나 유두는 콩알만할 정도로 작았다. 미스 고의 터질 듯한 엉덩이와 계곡은 그야말로 험산준령의 위엄이 있었다. 나는 침이 골까딱 하고 목구멍으로 넘어 가면서 호흡이 갑자기 거칠어졌다. 내가 미스 고에게 들어가려고 하자 미스 고는 다음에 주겠다고 하면서 엉덩이를 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미스고가 지금 거절하는 것은 애를 태워 내가 자기에게 침몰하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하지만 그 짓을 하는데 있어 남자가 원하는 대로 쉽게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까닭은 얼마전 시장에서 만난 품바의 음담처럼 몸값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볼 것이 없었다. 남자는 벗겨놓고 보면 바나나 한개와 감자 두알이 다였다. 그걸 돈으로 치면 1650원쯤이나 될까. 바나나 한개에 천원, 감자 큰 것 한알에 350원 작은 것 300원 도합 1650원이었다. 하지만 여자는 가슴에 봉곳 쏟아오른 오른편의 우방주택이 2억, 좌방주택이 2억 그건만 해도 4억이었다. 그 다음에 산을 내려가 아래쪽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숲이 우거진 곳에 전원주택이 한 채가 있었는데 그 값이 3억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원주택의 내부는 인테리어가 오밀조밀 대단했다. 그리고 사시사철 온수가 나왔다. 돈으로 치자면 7억 짜리였는데 하챦은 바나나와 감자 두알에 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남자가 짦은 미천으로 여자의 것을 넘보겟다고 껄떡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남자가 원한다고 발가벗고 대어 주는 여자가 문제였다.       

 

나는 집에 와서도 찜찜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다. 육덕진 미스 고를 떠올리며 손가락 오형제로 자위를 하면서 정액을 쏟아내었다.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여자들이었다. 세상의 여자들은 요물이었다. 모두들 하나씩 구멍을 내장해 다니면서 남자들을 빨아들이는 요물. 아무리 멀쩡하게 차려입고 다녀도 벗겨놓으면 다 그렇고 그런 것이 여자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요물들도 아이를 낳게 되면 어머니가 되어 수성(獸性)을 버리고 신성(神性)을 품는 신령스런 존재가 되었다. 여자의 육체만큼 탐스런 것이 없었다. 적당히 들어가고 튀어 나온 것은 바라 볼 수록 사내의 마음을 미치고 환장하게 만들었는데 이것은 어느 다른 짐승의 암컷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인간에게서만 느껴 질 수 있는 신비의 라인이었다. 거기다가 여자의 자궁은 깊숙이 들어가 앉아 있었고 구중 궁궐 심처 깊은 그곳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남자들은 용을 쓰는 것도 모자라 비싼 대가를 지불하면서 소비를 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이었다. 

 

미스 고는 사무실을 오가면서 나를 유심히 관찰하였고 나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작심을 하였을 것이다. 미스 고는 내가 걸려들 수 있는 덫을 여러개 놓고 내가 그곳에 걸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스 고는 모르긴 몰라도 계속해서 나를 향해 함정을 파고 작전을 펼쳐댈 것이 분명했다. 나와 초록바지와의 사이는 울산에 와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지 못했다. 내 불만은 초록바지의 관심사가 울산으로 내려 온 이후 집과 직장에 적응하기 위해 분주하고 또 자신을 개발하기 위해 온통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 불만이었다. 반면에 초록바지는 내가 무슨 세상의 일을 혼자 다 하는 사람처럼 자기에게 연락을 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초록바지가 자존심을 꺾고 연락을 해도 나라는 남자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며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초록바지가 보기에는 나라는 남자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지가 수상하며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자기의 손아귀를 쌱쌱 피해 다닌다고 했다. 울산까지 와서 남몰래 은근한 사랑의 불을 지펴도 모라잘 판에 서로 떨어져 기싸움을 벌이면서 황금같은 시간에 정력을 허비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초록바지와 나는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불통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한 소모전을 치루는 동안 웃지 못할 일이 하나 생겼다. 

내 생일날이 되었는데 정작 생일을 챙겨 준 것은 초록바지가 아닌 엉뚱하게도 미스 고였다. 초록바지가 기싸움을 하느라 내 생일 챙기는 것을 무시하고 건너 뛰었는데 미스 고는 내 생일을 귀신같이 알아내고 챙겼다. 그녀는 생일날 아침에 내가 있는 사무실로 와서 퇴근해서 자기와 단 둘이 어디 좀 갈 곳이 있다고 했다. 퇴근 후 미스 고와 밖에서 만났다. 나는 울산 지리가 서툴러 가는 곳이 어딘지 잘알 수가 없었지만 아파트가 많아 만 세대라고 부르던 곳이었다. 그곳 한 아파트에 도착해서 따라 들어가 보니 빈 집이었다. 안방 맞은편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기에는 케이크와 샴페인 초와 같은 것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알고보니 이 집은 미스 고의 고향 언니가 사는 집이었는데 남편과 함께 시댁에 잠시 다니러 가서 며칠 집을 비운 것이다. 졸지에 내 생일날 밤을 미스 고와 단둘이서 지내게 된 것이다. 나는 이런 사정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미스 고를 만나 이곳에 오기 전에도 초록바지에게 연락을 해서 저녁에 만나 함께 식사라도 하자고 전화를 했지만 전화가 되지 않았고 내 생일날을 알고 있을 초록바지는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아무런 연락도 없어 서로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미스 고로 부터 연락을 받고 이곳까지 따라 나선 것이었다. 미스 고는 아마 학원 경리 아가씨를 통해 내 생일 날짜를 파악해 두었을 것이다.

 

 미스 고는 흰색 브라우스에 앞가슴에 살짝 들여다 보이게 단추를 풀어 놓았고 밑에는 검정치마를 입고 있었다. 너무나 단정한 느낌이 들었다. 검정과 흰색의 조합은 다른 사람의 접근을 막는 심리적으로 묘한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흰색은 잡놈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순결한 색이었고 검정은 법복처럼 엄정해서 감히 치마를 두른 여자의 아랫도리에 손을 댈 수 없는 근엄함을 느끼게 했다. 나는 흰색과 검정의 차단막 속에서 속만 타들어 갔고 욕정은 도리어 깊어졌다. 사람은 무엇인가를 제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 무기력한 생각이 들어 별의 별 상상과 시도를 하며 몸부림을 치게 된다. 나는 미스 고의 브라우스를 손으로 찢고 치마의 호크를 끌러 튀어져 나오는 알몸을 만지고 싶었다. 나는 순간 환각제를 흡입한 사람처럼 머리가 휑하니 비고 가슴이 뛰었으며 얼굴은 상기된 채 미스 고의 엉덩이에 눈길이 자꾸만 갔다. 미스 고는 어찌보면 인자함이 넘치는 조강지처같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나를 호리는 꼬리가 여럿 달린 여우와 같았다. 그녀는 나를 향해 다가서며 다정하게 말을 걸어왔다.

 

    

- 청산씨, 생일 축하해요

 

- 아, 정말 고마워요. 아니, 그런데 내 생일을 어떻게 알았어요?

 

- 내가 청산씨에 대해 모르는 것이 있는 줄 아세요? 옆에서 훤희 지켜보고 있으니까 한 눈 팔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마세요. 호호호 

 

- 그래요?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오려고 하네...

 

미스 고는 내 얼굴 가까이 외서 속삭이듯 말했다.

 

- 청산씨, 청산씨를 정말 사랑해요, 저 실망시키지 마세요, 알았죠...

 

- (...)

 

 

작정을 했다는 듯이 미스 고는 제 손으로 흰브라우스의 단추를 끄러고 검정 스커트를 내리고 속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다 벗은 미스 고는 내 곁으로 와서 몸을 뉘였다. 벗은 미스 고의 육체는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나는 몸이 달아올랐고 삐져나오는 욕정을 견딜 수가 없었다. 나의 육봉은 팽팽히 부풀어 올라 하늘을 향해 빠닥하고 고개를 쳐들었다. 나는 미스 고의 몸 위로 올라가서 혀로 유방을 애무하고 키스를 하면서 엉덩이와 둔부를 손으로 어루만져 주었다. 미스 고의 유두를 애무한 다음 손을 아랫도리 둔부로 가져갔다. 손가락으로 질 입구 윗 머리 부분을 문질러대자 미스 고는 꺼져 들어가는 듯한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움츠리며 쪼그라들었다. 험산준령을 타고 넘으며 미스 고의 성감대가 유방과 옥문의 상단부 단 두 곳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애써 힘들게 다른 곳을 떠돌 필요가 없었다.  흥분이 된 미스 고는 자기 손으로 내 엉덩이를 자기 얼굴 쪽으로 돌려대라고 말하면서 나를 자기쪽으로 끌어 당겼다. 우리는 69자세가 되어 은밀한 그곳을 서로 애무했다. 미스 고가 내 몸 위에 올라타서 자기 엉덩이를 내 얼굴쪽으로 돌려댄 후 엎드린채 위에서 아래로 내 육봉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얼마나 세고 깊게 빨았는지 그곳이 얼얼할 정도였다. 나는 다시 몸을 바꾸어 정상체위 상태로 바꾼 다음 미스 고의 자궁 속으로 내 약물을 깊게 밀어 넣었다. 배가 바다로 미끄러져 들어가듯 그렇게 육봉이 쓱하고 빨려 들어갔다. 나는 몸을 이리 저리 움직이며 엉덩이로 둔부를 압박했다. 미스 고의 자궁 속은 용광로와 같이 펄펄 끓어 오르고 있었다. 이런 방면으로 경험이 많아 그런지 자궁은 나의 약물을 가볍게 받아들인 후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정신 못차리게 흔들어댔다. 

 

 

절정을 치달은 후 의식이 가물거리며 구천인지 황천인지를 헤매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내 옆에 쓰러져 누웠던 미스 고가 몸을 들썩거리며 울었다. 생뚱맞았다. 미스 고가 저러는 것이 진짜건 내숭이건 지켜 보는 내 마음이 심란했다. 남자 앞에서 여자가 우는 것은 일종의 메세지가 있는 암호문과도 같았다. 

미스 고가 우는 이유는 둘 중의 하나였다. 먼저 남자와 이별한 뒤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을 나눈 것이 감격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자기 몸을 주었으니 이제부터는 자신을 책임지라는 내숭의 눈물이거나... 나는 미스 고의 눈물이 후자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스 고는 눈물을 머금은 눈길을 주며 다가와 내 귀에 깊게 넣어 준 말 때문이었다.  

 

- 청산씨, 내가 이제 당신꺼라는 걸 알죠? 앞으로 나를 버리면 안돼요, 알았죠!"

 

미스 고는 능청스럽게도 다가와 머리를 파묻으며 한 손으로는 내 가슴을 쓰다듬었다. 몸을 주었다고 그것 때문에 슬피 울 미스 고가 아니었다. 모르긴 모르되 눈치로 보아 경험 많은 미스 고의 아랫도리는 많은 남자들이 길을 내며 들락거렸을 것이다. 그녀가 나한테 한 번 더 준다고 하여 그것이 닮아 없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미스 고는 그럴싸하게 연기를 했다. 하지만 초록바지였다면 가능한 이야기였겠지만 미스 고는 아니었다. 미스 고는 깊게 벌어지고 질척거리는 계곡과 충만한 가슴을 무기로 나를 생포하고야 말겠다는 눈빛이 느껴져서 전혀 애처롭지가 않았다. 미스 고와는 키스를 하고 유방을 애무할 때에도 초록바지처럼 풋풋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미스 고와 속 궁합을 맞출수록 도리어 초록바지가 자꾸만 그리워질 뿐이었다.

 

 미스 고가 연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 미스 고는 나를 지목한 다음 내 사랑을 얻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많은 이벤트와 만남의 자리를 만들며 오만 궁리를 했다. 하지만 나는 그 때마다 감동을 느끼지 못했고 미스 고는 점차 내가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미스 고는 내 여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미스 고는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그녀를 사랑해 줄 사람이 많았다. 내가 필요로 하고 품어보고 싶은 여자는 초록바지였다. 나를 꼬시기 위해 주란 꽃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접근했지만 정작 나와의 관계에서는 그녀 자신이 한 송이 외로운 주란 꽃이 될 운명이었다. 미스 고는 떠나간 옛 사랑을 대체할 새로운 사랑을 꿈을 꾸었으나 그 길은 나를 통해 열어 나갈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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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미스 고, 미스 고...외치던 노래가 생각나네요. 그 미스 고 아니겠지만 ㅋ
    선수를 알아볼 줄도 알고, 청산 많이 컸네요 ㅋㅋㅋ

    2014.03.21 23:24 댓글쓰기
  • 열정

    아, 예 감사합니다요. 청산을 대신해서 ^^**

    2014.03.21 23:59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