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이 일상에서 상대방과 대화할때 논리적 오류를 따져가며 이야기 하는 일은 거의 없을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논쟁거리가 생기면 상대방과 어색한 기류가 흐를까봐 대화의 주제를 다른것으로 바꾸거나 상황을 슬며시 회피하려고한다. 하지만 논리적 사고의 주체가 사회나 정치영역이 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토론 속에 나오는 패널들이 주고 받는 주장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그 토론을 지켜보는 우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행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바보들과 다투지 않아야합니다.
-전,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네. 당신 말이 옳습니다.
한때 '당신 말이 옳습니다' 밈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적이 있다. 아직까지도 여러 상황에서 종종 등장하는 이 밈을 볼때면 바보들과 상대할바에 논쟁 자체를 피하는 방법이 낫다는 이 밈을 우스개소리로 치부해버리기엔 영 개운치 않다. 실제로 토론 중 상대방과 논쟁이 붙었을 경우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식으로 회피해 버리면 생각의 발전은 없을 것이다.
몇 년 전 J*** 신년토론에서 나온 한 패널의 대답이 토론회장을 웃음거리로 만든적이있었다.
한 사건과 관련해 어떻게 확신하냐는 상대편 패널의 질문에 그의 대답은 "제가 아니까요." 였다. 순간 토론장을 개그프로로 만든 그의 말에서 합리적 사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때 토론장에서 열띤 주장을 펼치곤했던 그의 입에서 나온 말 치곤 매우 초라했다.
패널의 논리적 오류를 단지 웃고 넘기기엔 우리 사는 세상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오류』는 정치와 사회영역에서 논쟁을 벌이는 이들의 주장을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선택한 책이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그렇고 그런 주장에도 쉽게 현혹되어 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내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 선택한 책, 하지만 읽을 수록 평소 나의 대화 태도도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세계사의 수치인 나치도 동물 보호 활동가였다며 전체 동물 보호자를 나치와 연결 시키는 행동은 '연상'에서 유도되는 잘못된 오류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묵살시키기 위해 나치까지 등장 시키는 이런 태도는 정말 되먹지 못한 졸렬한 행동일 것이다.
p.47 10 조롱
1860년 성공회 주교 새뮤얼 윌버포스와 생물학자 토머스 헉슬리 사이에 있었던 다윈의 진화론에 관한 토론에서
헉슬리에게 윌버포스는 "당신 조부모의 조상은 원숭이입니까?" 라고 물었다.
상대방의 주장을 조롱하기 위한 윌버포스의 질문에 헉슬리는 대답한다.
"만약 제게 할아버지로 하찮은 원숭이가 좋은지 아니면 광범위한 수단과 영향력을 지닌 인간이 좋은지 묻는 것이라면, 저는 진지한 학문적 토론을 단지 웃음거리로 만드는 데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사용하는 인간보다 차라리 원숭이를 할어버지로 택하겠습니다."
어느 쪽이 보다 더 합리적 사고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것이다. 이런 논리적 오류들을 상황과 함께 설명해주어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었다. 평소 나의 말과 사고에도 항상 논리적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는 자세를 가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