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의 역습
김경원 역/ 최규석 그림 / 마쓰모토 하지메 저 / 이루
돈 없고 직장도 없고 현실에 답을 찾을수 없을 때, 더이상 내가 할수 있는 일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때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지금 처해진 가난에 대해 설명하기 보다는 가난속에서 내 인생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이다. 혹시 냄새 테러라고 들어는 보았나? 경찰 바람맞히기는? 상업화된 ‘크리스마스’를 분탕질할 생각은 해보았나? 가난뱅이끼리 연대해볼 궁리는? 이처럼 작가는 현실에 작아지기 보다는 가난속에서 길을 찾아 나선다.
저자는 호세 대학 시절 ‘전빈련’(전국빈곤학생연합)을 결성, 찌개 집회?냄새 테러?페인트 투척 등을 감행해 대학 당국을 곤죽으로 만들었고, 대학 졸업 후 무일푼 상태에서 재활용 가게를 연달아 오픈해 바가지 씌우는 시장 경제에 감자를 먹이고, 내친김에 구의원선거에 입후보해 선거판을 헤드뱅잉이 난무하는 춤판으로 만든 달인이다. 그는 이처럼 준비하여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면서 준비하고 보완해가면서 자신만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마음대로 살 거라고 선언이라도 해보라지. 좀 더 노력해보라 는 둥, 세상을 위해서 일하라는 둥 설교하려는 놈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라구. '사회를 위해 고생이 되더라도 노력한다. - 세상이 나아진다 - 떡고물을 얻어먹는다'는 건 부자들이 듣기 좋으라고 내 뱉는 말이지. 이렇게 하면 우수한 노예가 될 뿐이야..,거짓부렁! 뻥이야! 그만두는 게 좋다구.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나중에는 새 발의 피 같은 돈 부스러기나 얻어 쓸 수 있을 뿐이니까.
그에 비해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좀 곤란한 일에 부딪힌다-몸부림 친다- 어떻게든 된다'는 생각을 해봐 . 이게 세상을 살아가는 일반적인 방식 아냐? 이거야 말로 얼마나 인간답고 즐거우냐 말이야.
- 이처럼 작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위와 같은 부딛치고 해결하는 시선으로 접근해서 나아간다. 직업의 안정이 곧 삶의 안정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일갈을 정도는 크다.
수리센터의 기능을 별로 담당하지 않는 요즘 재활용 가게와는 달리, 우리는 불필요해진 물건을 수리하고 개조해서 필요한 사람에게 건넨다.
자기 지역에서 물건이 돌고 돌때 수리와 개조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중고품이 우리 손에 들어온 다음에는 어떻게든 우리 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말이다. 결국 물건에 관한 자치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얼씨구, 이거 좋잖아. 대기업이 설칠 자리가 없어진다구!
- 저자가 저지른 활동 가운데 지금까지 활발하게 이루어 지는 재활용가게는 수리와 보수 그리고 개조를 한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파는 가게의 의미를 넘어선다. 안쓰는 물건, 못쓰는 물건을 다시 쓸수 있게 만들어서 불우한 이웃과 나눈다는 측면에서 보면 저자의 말대로 물건의 자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자는 일을 하든 안 하든 돈이 굴러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이고 그밖에는 전부 가난뱅이라는 사고방식에 공감했다. 직장에서 많은 돈을 받는다고 한 듯 자신의 시간이 없다면 그를 부자라고 할수 있을까. 그리고 그 일을 하지 않을때 삶을 모습을 생각한다면 그 또한 가난뱅이 계급이 맞다.
"모범수냐 문제아니 그런 차이가 있겠지만, 결국은 강제노동 수용소에 갇혀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거야. 흐음, 이거 그렇다면 탈출해야 하는 거 아냐?" 라고 쓴 걸 보면서 돈에 갇힌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비좁은 시각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책을 읽다보면 소개된 방법들이 저자이기에 가능하지 않았냐 하는 측면도 있지만 청년실업 그리고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된 사회라는 일본과 한국의 공동된 측면에서 살펴보면 저자의 시선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난해도 행복할수 있는 삶을 영위할수 있고 함께 연대할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누구의 횡포나 불합리에 맞설수 있고 쉽게 흔들리지 않을수 있으며 설사 넘어졌다고 해도 일으킬 사람이 있다면 좀더 따듯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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