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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도 바쁜 세상에 뭐 하는 짓인가. 지금 하는 블롴이란 시간 낭비인가. 사치인가.  하지만 나눔과 공유의 공간을 블로그라 하겠지만 이 카테고리의 공간은 오로지 나의 만족과 기록이리라. 쌓아 놓은 책 탑이 나를 노려보아도 쓰기 고픈 욕망에 이끌려….

 

  벌써, 한 달이 지나 아내의 계(契)' 같은 모임은 찾아왔고 아내는 두 아이와 나를 두고 키만큼 내려앉은 먹구름을 머리에 이고 시내로 갔다. 그냥 갔다면 좋았을 그녀의 가출은 남은 이에게 지시한 몇 가지로 인해 편하지만 않다. 나는 나대로 딸은 딸대로.

 

  한 주씩 이어지는 징검다리 등교에 대한 걱정으로 수학 문제집 몇 장과 책 읽기 두 권, 그리고 일기 쓰기를 지시를 받은 딸. 물속에 잠긴듯한 날씨를 뒤로하고 휴가차 며칠 비운 탓에 생긴, 현관 벽과 베란다 벽, 그리고 쌀자루에 핀 짙은 녹색의 곰팡이를 닦고 씻으라는 지시를 받은 나. 1층 아파트는 게으른 나를  또 힘들게 하는 것인가. 떠들면 미안한 수해를 겪은 셈이다.  다행히 작업자 두 명은 조금 전 완료 짓고 성취감 깃든 목욕후 각자 여가를 보내고 있다.

 

  허기진 배는 편하디편한 닭 한 마리로 대신했다. 좋아라 죽는 두 아이. 닭이 좋은 게 아니라 주문한 닭 찾으러 가는 나들이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택배는 할 수 있어도 배달 음식은 할 줄 모르는 탓에 닭을 주문하고 찾으러 가면서 개천 구경할 계획에 좋아 죽는 아이들이다. 큰 애가 크고 있고 작은 애도 크고 있지만, 닭 한 마리는 그대로다. 내년에는 두 마리를 사야 할지도…. 닭 다리와 날개가  두 개 뿐인 게 아쉽기만 한 아빠다. 버르장머리 없는 넘들.

 

 아내의 계' 같은 모임은 어김이 없다. 절대로. 어떠한 것도 아내의 계' 같은 모임을 이길 순 없다. 집에 손님이 와도, 남편의 중요한 약속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는 날이 와도 완벽한 계'를 위한 모임은 어김이 없는 것이다. 오늘과 같은 심한 비는 그녀들의 계' 같은 모임에 운치를 더해 줄 뿐이다.

 

 블롴 글 쓰기는 왜 이리도 한 자 한 자가 어렵기만 한지... 넋두리를 시작한 지 한 시간이 흘러간다.   9시 30분이 넘어가는 이 시간.  이제 노트북을 덮어야겠다. 아들을 양치시키고 이부자리를 깔아야 한다. 참, 깔기 전 바닥의 걸레질은 아내의 특별 지시다. 증거를 남겨야 하리라. 걸레질을 했어도 하지 않았다고 한 적이 있어서다. 딸의 손을 빌려 사진을 찍어두자. 아내에게 혼나면 서글프다. 엄마도 보고 싶고.

계' 같은 모임,  에잇! 계'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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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모나리자

    읽는 저는 재밌네요.ㅎㅎ
    편안한 주말 되세요.^^

    2020.08.08 22:3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MUHAK

      ㅡ.,ㅡ;; 재밌다니 고맙습니다. 애들한테 시달키고 이제 다시 책을 펴 봅니다. 잠도 없는 것들!! 뽀송뽀송한 주말 되세요^^

      2020.08.09 00:39
  • 파워블로그 블루

    MUHAK 님의 넋두리가 참 재미있다니까요. 글을 재미있게 쓰셔서 그런가 봐요.
    그 상황이 보여서 저절로 웃게 돼요. ^^

    지난주, 제가 있는 남쪽은 산사태, 물난리가 나서 금요일부터 예약했던 휴양림도 취소했어요. 신랑은 계속 비상근무 하고요. 그나마 어제 오후부터는 비가 덜 내려서 다행이라 여겼어요.

    암튼 가족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요. ^^

    2020.08.09 22:3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MUHAK

      ^^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날 아내는 일찍 왔더라구요. 한쪽 눈에 낀 렌즈가 이상했던지 뻘겋게 충열된 눈을 손수건으로 감싸며... 다음날 병원을 갔습니다. 결막염이라고. 일요일이지만 1년 365일 열려있는 할아버지 의사가 진료하는 안과였습니다. 그저 고마운 병원이었습니다. 할어버지 의사의 처방은....."웃으며 자라." "흐뭇하게 자라" "사랑하며 자라" 이거 라고 하더군요.

      2020.08.10 06:27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