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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삼촌

[도서] 순이 삼촌

현기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 4.3을 기억하는 일이 금기였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불온시 되었던 시절, 4.3의 고통을 작품에 새겨 넣어 망각에서 우리를 일깨워준 분들도 있었습니다.”

 

유신독재의 정점이던 1978년 발표한,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

김석범 작가의 까마귀의 죽음화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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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인용문은 201843, 문 이장의 70주년 4.3희생자 추도사 일부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참석하여 국가 원수로서는 두 번째의 사과였다가만히 있어야 했던 섬’ ‘기억을 지워야 했던 섬제주도를 예술인들이 끊임없이 들춰내었는데, 추도사의 사례로 든 작품의 처음이 바로 이 순이 삼촌이다. 그로부터 시작된 역사 바로 세우기는 오늘에 이르러 국가추념일이 되었고 희생자증, 유가족증을 발급하기에 이르렀다.

 

오랫동안 4.3은 금기의 역사였다. ‘공산폭동이었다. 실제 우리가 부르는 4.3이라는 숫자에 그대로 드러난다. 이 날짜는 194843일에 발생했던 대규모 소요사태에서 유래되는데, 이날 남조선로동당 제주도당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무장대를 조직, 경찰서 기습을 감행했던 날이 기준이다. 이후 제주는 반란의 섬, 붉은 섬이 되었다.

 

[화석]

학살의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남편과 자식을 잃은 순이 삼촌은 한평생 피해의식과 고통 속에 살다가 종국엔 그녀가 살아 돌아온 30년 전 그 옴팡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린다. 말 못 할 고통 속에서 돌연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버린 순이삼촌을 통해 작품은 현재의 고통을 되살린다. 어린 시절 학살을 기억하는 주인공과 살아남은 그의 가족, 그리고 순이 삼촌’.

실제 공산폭동이라는  4.3사건의 종료는 1954921일이 기준이다. 이  종료된 54921일은 공식적으로 한라산의 금족 구역(출입금지)’이 해제된 날을 기준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폭동 진압의 공식적 종료일 뿐이었다. 심지어 한 마을 민간인 전체를 몰살하기까지 했던 이 국가 폭력은 공식 종료 이후에도 생존을 위해 산에서 내려온 많은 민간인을 산 폭도’, ‘귀순자라 하여 처형했으며, 첨예한 반공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감추고 숨기고 고립시켰다. 제주의 4.3은 학살을 묻은 그 옴팡밭처럼, 그리고 살아남아 그 밭에서 출토되는 총알과 흰 뼈처럼, 고통을 화석처럼 묻었지만 벗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

 

[발굴]

고향이 제주인 저자는 작품 속에 있다. 서울을 살던 주인공 8년 만에 고향 제주를 찾는다. 제사를 위해서. 김포공항에서 단 50분 만에 고향을 찾은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 가 소환하는 물음. 한 마을 전체가, 이 마을, 저 마을 날짜를 달리하여 제사를 지내며 곡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주인공이 다시 찾은 고향 제주와 이 곡소리의 소환이, 어쩌면 지난날 국가가 묻었던공산 폭동'의 흙을 걷어내고 국가 폭력에 의한 4.3으로 씻어냄이 아닐런지...... 화석이 된 고통의 역사를 발굴하는 그것.

 

[그리고, 그 깨움 ]

쉬쉬해야만 했던 4.3의 진상을 공식적인 문서로 처음 기록한 것이 이 순이 삼촌이라고 한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많은 문예인이 4.3을 소환했다. 국가는 묻었지만, 끊임없이 저자와 같은 민간 문예 인들이 이 깨움의 활동을 한 것이다. 나아가 오늘날 문이장은 국가원수로서는 두 번이나 추념식을 찾았고, 군 최고 책임자까지 사과하기 이르렀으며, 그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에 노력하고 있는 지금이 되었다. 나 또한 학창 시절, 국사 교과서 끝자락에 자리 잡은 해방 이후 한 줄 반란의 역사였던 제주 4.3 사건을 이 같은 깨움 활동으로 국가 폭력의 역사임을 깨닫게 되었다. 다만, 녹색 신호등을 바라보듯 머리에만 들어 있을 뿐이었다. 이 작품을 만나면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야 하는 4.3임을 깨닫는다.

그래, 내 가슴에 아직은 온기가 있구나. ‘순이 삼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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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라미슈

    아이들에게 제주도 4.3 사건을 들려줄 때마다 힘드네요.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여순 사건도 간략하게 얘기해주는데 조심스럽습니다.

    2021.12.17 22:0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무학

      있었던 그대로.... 그대로요.
      우훕~ 오늘 유난히 춥네요. 평온한 주말 되세요.

      2021.12.18 07:44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