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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도서] 의자놀이

공지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경향 신문을 통해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에 대해 늘 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총파업 이후 계속되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기사도 읽었다. 기사를 읽는 동안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다. 왜 그래야 했을까.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지만, 내가 하는 것은 딱 거기까지 더이상의 어떠한 제스처나

관심을 표명할 방법도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데, 대중적으로 영향력 있는 작가 공지영 님이 '의자놀이'를 통해 쌍용자동차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경향신문의 작가와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면서 마음이 바빴다.  더구나 이 책은 처음부터 수익금 전액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후원으로 쓰인다는 말은 나의 그런 마음을 더 다급하게 만들었다. 마치 내가 잊고 있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분들에 대한 아주 작은, 너무나 미약한 행보라도 해서 그러한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갚아갈 수 있다는 나름의 얄팍한 수를 쓴 것이다.

 

주문한 책이 도착하자마자, 계획했던 책을 잠시 밀쳐두고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읽어가는 내내 쌍용자동차 파업에 대해서 내가 너무나도 잘못 알고 있었고, 제대로 몰랐던 부분들을 하나씩 알아가게 되었다.

참으로 부끄러웠다.

보수 언론들의 보도를 보이는 그대로 믿는다거나 그대로 생각하는 나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대충 훑어 오던 신문에서보다 더 자세하게 책에 나온 자료를 통해  쌍용자동차 이야기를 깊이있게 또,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면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다시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글쎄, 선뜻 대답하긴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내가 좋아하고, 이루고 싶은 꿈들을 하나하나 이루면서 사는 게 그게 인간답게 사는 게 아닌가. 이웃에게 민폐끼치지 않으면서.......뭐, 그 정도의 대답을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내 대답 중에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 을 못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권력이 하루아침에 빼앗아 버린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모든 내 삶의 희망을 빼앗아 버린다면, 아마 난 미치거나 범법자가 되거나, 심하게는 그 이상의 길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럴 것 같다. 아무런 꿈과 희망이 없는데 이 세상의 시간을 계속 축내고 있다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지 않을까.

그랬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도 그 꿈을, 그 희망을 거대한 힘이 빼앗아 버려서 더 이상의 물러날 곳이 없어서 당연한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세상의 가진 자들과, 잘 살아가려는 자들의 눈에는 그런 그들이 너무나도 거슬리고 눈엣가시처럼 빼내야만 하고, 그래서 그들의 힘으로 압박을 가한다.

"좀, 말 좀 들어라. 안 들으면 이렇게 한다" 고 그들을 향해 외치며 힘을 행사하기에 이른다.

어째야 되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자는 강자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하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줘야 제대로 바퀴가 굴러가는 건가. 그렇다면, 법이나 사회 질서, 도덕과 윤리 등등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읽는 내내 그러한 물음들이 머릿속에서 나를 부여잡고 있었다.

신문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용역업체의 문제점과, 기업들의 횡포, 법의 형평성 논란과, 정부의 무언의 시선 등이 모두 이 시대, 자유를 가장 기본으로 하는 이 시대에 너무나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으니 안타깝다는 말로는 다 표현하기 힘들었다.

작가가 이 르포르타주 글을 쓰면서 토로한 감정들이 어느덧 나에게로 전이라도 된 것일까.

자꾸만 꺼져가고 답답한 사회 구조에 나 자신마저 멍한 상태가 계속 된다.

 

'나만 괜찮으면......어쩔 수 있나, 산 자와 죽은 자는 늘 양립하는 게 삶의 진리....' 운운 하면서 나의 길을 가면 되는건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부당함을 알면서도 자신의 힘이 미약하고, 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오늘의 행복한 시간들을 꾸려가고 있을지도 모든다.

 

그래도, 그래도,

작가 처럼 많은 분야의 저명한 분들이 참여하고 부당함을 알려준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이번처럼 책을 구입하거나, 후원 계좌와  친해지거나 기사를 찾아 읽는 미약하게나마 아름다운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러한 실천을 해야 하고, 할 것이다.

그러한 작은 힘들이 모아져서 큰 변화를 가져오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꿈꾸는 저마다의 행복한 삶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이 책이 주는 힘은 크다고 하겠다.

또한, 나는 자본의 의자놀이를 통해 의도하든 아니든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아 그들의 꿈을 빼앗는 짓은 하지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 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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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하늘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의실현을 위한 "정의의 사도" 같은 마음으로 눈을 부릅뜨고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작은 일에 눈을 감으면 큰 일은 자기 차례가 될지도 모르지요. 어느새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악구조가 악순환이 될 수 있으니까요.

    2012.08.25 23:52 댓글쓰기
    • munsun09

      정말 좋은 댓글 남겨주셨네요^^ '작은 일에 눈을 감으면 큰 일은 내 차례.......' 꼭, 새기겠습니다... 근데, 나이 많기에 누가 승리한 건가요????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08.26 00:08
    • 파란하늘

      제가 그냥 젊은 걸로..그렇게 봐 주시는거 무지 좋아합니다. ㅎㅎ

      2012.08.26 00:11
  • 파란토끼13호

    두분이 나이 내기를 하시나...글쎄 누가 많으시려나...제가 제일많은것은 사실인데...두분다 연륜은 있어 보이는데 느낌으로 알수가 없네요.
    쌍용의 슬픔은 그곳에만 해당하는게 아니고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에게 해당하는 것이겠지요.

    2012.08.26 00:40 댓글쓰기
    • munsun09

      ㅎㅎ 그건 아니구요^^ 두분 리뷰 읽다보면 비슷한 시대를 느낄 수 있어서......!!!
      제가 사는 울산에선 파업문제에 더 많이 민감하고 생각할 꺼리를 많이 제공해 주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이 책이 더 와 닿았기도 했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08.26 00:59
  • 파워블로그 꽃들에게희망을

    마음 무거워지는 책이네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것에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더라구요.^^

    2012.08.26 02:52 댓글쓰기
    • munsun09

      에세이 같은 느낌도 들어서 읽기는 좋았는데, 마음은 너무 무거워지니..... 감사합니다.

      2012.08.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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