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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배신

[도서] 노동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저/최희봉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 도입후 그 부작용 중의 하나가 빈부 격차다.

특히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빈부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그 추락의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어 보인다.

'워킹 푸어',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삶은 늘 가난으로 얼룩질 수밖에 없는 층들을 대변하는 말.

[노동의 배신]은 저자가 식당 종업원, 가정집 청소부, 호텔 객실 청소부, 월마트 직원, 요양원 직원 등등 직접 노동 현장에 뛰어 들어 겪었던 일들을 적고 있다. 그래서 글에는 여타 노동에 대한 통계치나 이론만을 나열하는 책과는 그 느낌부터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대부분이 미국 경제 시장내에 위험하고 힘든 일은 이민자들이 차지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또렷이 주장하지 못하는 처지이다.

하지만, 백인 여성인 여자가 직접 노동 현장에서 겪어 본 이야기를 통해 혈색이나 출신 등은 가난한 노동자들에겐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노동과 그에 대한 강도는 점점 더 높아가고, 그들의 노동을 끝없이 지켜보고 있는 보이지 않은 빅 브라더가 항상 현장마다 존재해 있다. 그래서 조금의 휴식이나 개인적 업무를 본다는 것 자체는 그 자리를 곧 떠날 거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그만큼 워킹 푸어들의 삶은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세계 경제 시장에서 부자들이 만들어 놓은 거품 경제로 워킹 푸어들은 점점 비싸져 가는 주택 자금을 감당하지 못해 삶의 터전은 외곽으로 밀려나게 되고, 환경 또한 위태롭고 위험함에 노출되어 있다.

열심히만 하면 삶에서 희망이 보인다는 삶의 비전을 꿈꾸기보다는 오늘 하루도, 이번 주에 낼 집세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하는 워킹 푸어들의 삶은 그래서 더욱 비참해 보인다.

[노동의 배신]을 통해 저자가 구하는 직업 대부분이 열악한 환경이나 힘든 노동보다 더욱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불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의 힘든 강도만큼, 추가로 근무하는 시간만큼, 그들은 늘 고용주들에게 정당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강도가 높은 노동을 한 가지 이상은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비인간적인 논리로 얘기 된다.

가진자들은  그들에게 왜 좀 더 노력해서 삶의 질을 높이려고 하지 않은지, 가난한 노동자들은 그래서 가난하게 평생을 살아가고 벗어날 수 없다고 그들을 질타하지만, 그들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은 사회 제도의 불균형적 그물을 만든 게 누구인지 생각봐야 할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그 날, 그 주를 버티기가 힘든 그들의 현실을 사회적 제도는 너무나도 미미해 보이고, 쓸모없어 보인다.  더구나 세계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그마나 넘쳐나 보이던 일자리마저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어 가난한 삶은 더욱 가난으로 얼룩지게 된다.

기업주들은 대체 인력이 항상 넘쳐나니 언제라도 자신들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은 노동자들에 대해선 해고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부당한 자신들의 처지를 알지만, 그 부당함마저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이중고를 안고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노동 현장에서 마주한 노동자들 중에는 제대로 된 한 끼의 식사를 할 수 없어, 거의 굶다시피하면서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과연 그들에게 우리는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그래서 오늘도 자신들의 부를 맘껏 누리며 흥청거리고 있는 부자들의 삶 밑바닥엔 가난한 노동자들의 눈물을 기반으로 둘 수밖에 없음을 명심하라는 저자의 말에 힘이 실림은 어쩔 수 없다. 과연, 부자들은 그러한 사실을 알고나 있을지, 회의적이다.

 

이 책이 발간되고 미국내에선 많은 이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오고, 급기야 최저 임금을 높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미국 뿐아니라, 세계 경제 시장이 얼어 붙은 상황에선 워킹 푸어들의 삶의 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사회적 보장 제도 또한 그들의 손에선 잡아보기 힘든 제도가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입을모아 하루 빨리 세계 경제가 살아나야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말은 하지만, 가진 자들의 변화된 태도로 삶을 바라보지 않은다면 그 시간은 점점 더 멀어만 보인다.

 

[노동의 배신]은 미국내라는 한정된 사회를 그리고 있지만, 읽다보면 우리 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가까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미래를 꿈꿀 수 없을 만큼 점점 더 힘들어만 가는 현실에 한 점의 희망을 찍어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막연히 기대해 보며, 이 책이 좀 더 많이 읽혔으면 한다. 읽히는 그대로의 제목이 말해주 듯, 노동이 우리를 배신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도래하길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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