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궁금했던 신들의 이야기를 그것도 사랑의 이야기를 전해준 이 책의 저자에게 우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 보면 익숙치 않은 내용과 용어들로 인해 얽히고 섥힌 복잡한 신들의 세계에 그저 경이로움을 느꼈을 뿐 한 가지 테마에 집중하기 어려웠기 때문 아닌가 싶다.
25가지의 다양한 사랑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 여러 신들을 보면서 어쩜 우리 인간과 그리도 닮았을까, 아니 신들을 통해 우리 인간이 사랑의 여러가지 방정식을 배운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랑의 유형은 너무도 다양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의 애절한 사랑, 모자간의 사랑, 바람, 불륜 , 통정, 아쉬운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어긋난 사랑, 질투의 사랑, 동성애, 짝사랑, 돈키호테의 사랑 등이 독자의 눈을 어지럽힌다.
필자는 신들의 사랑에 대해 일반적으로 도덕적이고 깨끗하고 정숙한 사랑만 있었을 것이라 믿어왔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인간과 다른 경지에 있는 신의 지위가 결코 부럽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신도 그들만의 욕망의 노예가 되고 때론 사랑을 쫓는 복수의 화신이 되는 인간과 다름없는 삶을 살지 않았는가 ? 현재의 인간이 이런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신들과 같은 사랑의 방정식을 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여러가지 사랑 범죄에 대한 면죄부가 본질적으로 존재한 것은 아닌지 와 같은 억측마저 들었다.
어찌 보면 신들은 자신의 영역하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능을 이용하여 현재의 인간보다 더 정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누려왔던 것은 아닌지, 나름 부러움이 들기도 했다.
신은 하나의 영역을 주관하며 나름의 권한을 갖고 있음에 그 권한의 범주가 클수록 사랑의 열매를 성취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 같다 |
신의 제왕 제우스의 엄청난 바람끼는 카사노바의 원조격이라 치부할 만한데 아내 헤라의 제지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다만, 헤라의 복수로 인해 망가진 여인들이 불쌍할 뿐이다. 이중 헤라의 공격을 피해 바다를 건너간 이오의 행적에 따라 "이오니아 해"가 되었다는 부분은 신화의 개그적 요소가 아닌가 싶다.
신의 사랑에 대한 집념은 때론 작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인간사에서 말하는 소위 "작업"을 이름이다. 필자는 이 장을 읽으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베르쿰누스와 포모나의 " 열 번 찍어 넘어간 사랑"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베르쿰누스는 포모나를 유혹하기 위해 노파로 변신하여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고 이를 통해 포모나를 설득, 사랑을 성취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비뚤어진 사랑은 때론 참혹한 복수를 불러 온다. 자주 등장하는 에로스의 화살의 향방에 따라 운명의 여신은 엉뚱한 결과를 불러 일으키고 얻고자 했던 사랑을 도리어 잃는 비극을 가져오기도 한다.
복수의 잉태물인 아도니스를 자신의 아들인 에로스의 사랑의 화살을 맞고 사랑하게된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의 어이없는 죽음으로 비극을 맞게 되는 장면은 동양의 인과응보의 결과는 아닐런지.
필자는 여러 신들의 사랑 방정식을 보면서 사랑이란 한 마디로 "운명적 욕망" 이라 말하고 싶다.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