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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문명

[도서] 탄소 문명

사토 겐타로 저/권은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적어도 나에게 화학에 재미 붙이기는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 등에 비해 어려운 일이다. 화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흥미 있게 정리한 책을 읽은 이래 화학에 본격적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은 지난 달이었다. 그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 것은 수소라는 원소에 대해 집중 분석한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번에 읽게 된 사토 겐타로의 ‘탄소 문명’은 탄소라는 원소를 집중 분석한 책이다.


수소가 아닌 탄소에 대한 책이지만 의미를 찾는 데 있어서는 수소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천연에서 발견되었거나 화학자들이 인공적으로 만든 7000만 가지 화합물 중 탄소를 포함한 것이 80 퍼센트가 된다. 중량비로는 탄소는 0.08 퍼센트에 불과하다. 탄소는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가리지 않는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존재이다. 중성인 탄소끼리는 서로 반발하지 않는다.


생명체가 생산하는 목재와 가죽, 비단 등의 물질은 유기화합물이라 불린다. 유기(有機)란 생명력이 낳았다는 뜻이다. 유기화합물이란 말은 탄소를 기본으로 한 화합물이라는 의미이다. 생명이 만든 화합물들의 많은 부분이 탄소를 바탕으로 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유기화합물은 부드럽고 무기화합물은 딱딱하고 변형하기 어렵다. 동일한 패턴의 반복을 결정(結晶: crystal)이라 한다. 결정 속에는 원자들이 빈틈없이 꽉 들어차 있어서 원자들은 조금도 움직일 수 없고 이로 인해 전체로서의 결정은 단단하고 변형하기 어려운 물질이 된다.


이 부분은 진공 없이 꽉 찬 데카르트의 우주를 생각하게 한다. 데카르트가 생각한 우주는 plenum 즉 꽉 차 있는 물질 공간이다. 꽉 차 있기에 운동은 우주 전체가 빙빙 도는 선회(旋回) 형태가 된다.(이정우 지음 ‘접힘과 펼쳐짐’ 29 - 32 페이지) 원자들이 빈틈없이 꽉 들어차 있어서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결정(結晶)과, 우주 전체가 빙빙 도는 선회 운동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전체라는 개념 때문이다. ‘전체로서의 결정은 단단하고 변형하기 어려운 물질‘이란 말과 ’우주 전체가 빙빙 도는 선회(旋回) 운동‘이란 말에 함께 나오는 전체라는 말이 그것이다.


수소는 탄소끼리 끝없이 결합되지 않아도 되도록 탄소의 골격을 감싸안는 것처럼 결합하기 때문에 많은 탄소 화합물은 거대한 덩어리가 아닌 일정 크기의 분자로 존재한다. 저자는 세계의 역사는 탄소화합물의 장대한 이합집산의 반복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녹말(전분)이 있었기 때문에 문명이 태어나고 역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녹말은 포도당(글루코스) 분자가 길게 이어진 나선형 물질이다. 우리는 탄소화합물이 산화하며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할 때의 화학에너지 덕분에 몸을 움직일 수 있다.


저자는 불을 사용하여 조리를 하게 되면서부터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게 된 결과 뇌 발달이 촉진된 것이라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인간은 체내에서 행해야 하는 소화기능을 불에 외부의탁함으로써 칼로리와 시간, 높은 지능을 갖게 되었다. 농경의 시작은 수수께끼이다. 수백만년의 수렵 채집생활 이후 인류는 약 1만년 전이라는 비슷한 시기에 약속이나 한 듯 세계 각지에서 농경을 시작했다.


농경 이후 인류의 평균적 생활이 개선되지는 않았다. 농경의 시작은 풍부한 식재료를 얻기 위해 선택한 획기적인 신기술이 아니라 어떤 사정(급격한 기온 저하?)에 쫓겨 부득이하게 선택한 길이라 생각할 만하다.(32 페이지) 녹말을 물에 넣어 가열하면 포도당 사이에 물 분자가 들어가 팽윤(澎潤)된다. gel화 하는 것이다. 이렇게 녹말의 결합이 느슨해지면 소화분해가 용이해진다. 급격한 한랭화는 세계 각지의 나무의 나이테 등에 남은 흔적을 통해 알 수 있다. 거대한 분화(噴火)에 의해 분출된 화산재가 태양 빛을 가린 결과일 수 있다.


녹말에는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 있다. 아밀로펙틴이 100 퍼센트인 곡물은 매우 탄력성이 강한 찹쌀이다. 미각은 염분과 단백질 등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물질을 섭취하기 위한 센서이다. 인류는 그 역사를 통해 늘 가벼운 기아 상태에 있었기에 칼로리를 섭취하는 가속페달은 진화한 반면 과식을 막는 브레이크는 끝내 발달하지 못했다.(58 페이지) 고대 이집트는 피라미드와 미라를 떠올리게 한다. 두 가지 모두 유체(遺體)와 관련이 있다.


파라오 유체의 방부 처리에도 향신료(spice)가 큰 역할을 했다. 계피, 몰약, 후추 등 향신료는 식물이 만드는 화학무기이기도 하다. 육식문화의 서양인이 향신료를 열렬히 찾았던 것은 향신료가 가진 살균력에 큰 이유가 있었다. 향신료는 고기의 맛을 살려줄 뿐 아니라 보존성을 높여준다. 로마의 황제 네로는 아내 포파이아 사비나의 명복을 빌기 위해 로마에서 사용하는 1년치의 계피를 불에 태웠다. 중세인들에게 향신료는 악마를 물리치는 신비의 영약으로 인식되었었다.


고추의 매운맛은 미각이 아니라 통각(痛覺)과 온각(溫覺)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캡사이신(고추의 매운맛)으로 인해 통증이 느껴지면 뇌는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엔도르핀 같은 뇌내 마약을 방출한다. 저자는 엄격한 수행 끝에 보살의 경지에 이르는 불교가 영향력을 가진 지역과 고추 문화가 받아들여진 지역이 중첩되는 것은 우연이었을까? 묻는다. 저자는 향신료를 두고 벌인 열강의 사투가 한풀 꺾인 것은 18세기 농업혁명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오늘날 향신료는 기호품일 뿐이다. 근래에 캡사이신을 이용해 진통제를 만드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캡사이신이 체내에서 통각 수용체인 단백질과 결합해 통각 스위치를 켜는데 캡사이신과 닮은 화합물을 이용해 이 수용체를 막아버리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생명유지에 가장 중요한 물질은 단백질일 것이다. 우리가 DNA의 형태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정보도 단적으로 말하면 이러저러한 단백질을 만들라는 지령의 집합체일 것이다.


단백질의 수명은 기껏해야 며칠일 뿐이다. 단백질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그것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글루탐산이 존재한다. 글루탐산과 밀가루의 끈기 성분인 글루텐의 어원은 같다. 2001년 혀의 미뢰(味蕾: 맛을 느끼는 꽃봉오리 모양의 기관)에 글루탐산 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류의 정신을 움직인 물질들을 다룬 2부에서 저자는 인간의 신체는 정교한 센서를 갖추고 독에 대비하는데 정신 부분은 알칼로이드(식물이 만드는 독성 무기)를 스스로 섭취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니코틴이다. 담배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고지이다. “필요악”이라는 말을 화학 구조식으로 바꾸면 니코틴 분자의 형태가 될지도 모른다.(122 페이지) 카페인편에서 흥미롭게 읽히는 부분은 문인들이 차를 마심으로써 정신을 고양시켜 시를 쓰거나 글을 쓰는 데에 힘썼다는 내용이다. 우리 체내에는 아데노신(adenosine) 수용체라는, 열쇠구멍과 같은 단백질이 있다. 여기에 아데노신이라는 체내물질이 열쇠처럼 결합함으로써 신호가 전달되고 흥분이 가라앉아 진정작용이 생긴다.


그런데 카페인은 아데노신 대신 열쇠구멍에 들어가 그 작용을 방해한다.(심재관, 최종덕의 ’승려와 원숭이’에서도 읽은 내용이다.) 코코아를 고형화하여 초콜릿을 만든다. 카카오는 카페인과 미세하게 구조가 다른 화합물인 테오브로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131 페이지) 카카오에 들어 있는 페닐에틸아민은 뇌 안에서 쾌락을 담당하는 도파민의 양을 증가시킨다. 산불 때문에 최초로 커피를 로스팅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불에 탄 커피 원두가 구수한 향을 뿜어낸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누군가 호기심에 그 맛을 보게 되면서부터 커피의 작용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132 페이지)


저자는 아편전쟁을 카페인과 모르핀이라는 약품 판매의 충돌이 불러일으킨 전쟁으로 정의한다. 카페인의 구조에서 탄소가 1개만 부족했더라도 지금의 세계 지도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137, 138 페이지) 흥미롭게 요산(尿酸)은 천재 물질이라 불린다. 식품에 함유된 푸린체(purine body)란 성분이 체내에서 산화대사를 통해 요산으로 변환된다. 아데닌, 티민, 시토신, 구아닌 등 4 개의 핵산염기 중 아데닌과 구아닌이 푸린 골격을 가지고 있다. 애초 푸린체가 없었다면 생명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요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다. 진화 도중 잃어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저자가 요산을 천재 물질이라 말하는 것은 요산 환자들 중 천재가 많기 때문이다. 성급하고 시간에 엄격하고 정력적으로 일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통풍에 잘 걸린다. 즉 의지가 강하고 마지막까지 임무를 완수해야 직성이 풀리고 경쟁심이 왕성하여 공격적이고 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잘 걸린다. 통풍은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요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이다.


미켈란젤로, 단테, 괴테, 스탕달, 밀턴, 모파상, 베이컨, 뉴턴, 다윈, 루터, 프랭클린, 처칠 등이 역사상 유명한 통풍 환자들이다. 지능지수가 특별히 높은 사람들의 통풍 환자 비율이 일반인들의 2 - 3배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카페인은 요산을 물에 녹기 쉽고 체내에 흡수되기 쉽게 만든 것이다. 카페인은 머리를 맑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요산과 천재를 연결짓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요산을 천재물질로 보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다. 에탄올도 탄소 화합물 중 하나이다.


앞에서 농경 시작과 그 배경으로 기온 저하를 이야기했지만 하나의 다른 설명으로 보리를 확보하여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다.(157 페이지) 에탄올 분자는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낙산(GABA)의 수용체에 결합하여 신경세포의 움직임을 억제한다. 에탄올은 흥분성 물질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제 계통에 속한다. 에탄올과 구조적으로 형제격에 해당하는 메탄올이 체내에서 대사되면 매우 유해한 폼알데히드와 폼산(formic acid)이 만들어진다. 에탄올이 대사되면 유독한 아세트알데히드와 무해한 아세트산, 초산(醋酸) 등이 된다.


구치가미사케(くちかみさけ:口噛み酒)란 것이 있다. 쌀을 입으로 씹어 뱉어낸 것을 저장해두면 타액의 소화효소의 작용에 의해 녹말이 당으로 바뀐다. 이것을 발효시키면 구치가미사케가 된다. 모든 신을 모시는 순수무구한 여성이 입으로 씹는 작업을 담당한다는 점이 공통된다. 흥미로운 점은 술이 엄격히 금지된다는 이슬람권에서도 종파와 지역에 따라 자유롭게 포도주 등을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터키가 그 한 예이다.(아랍권에서 이란, 터키, 이스라엘이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들이다. 이스라엘은 유대교를 믿기 때문에 의미가 없고 이란은 아리안 계통이기에 제한다면 터키가 남는다.)


이미지와는 반대이지만 식물의 몸을 구성하는 탄소는 거의 전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부터 온 것이다. 옥수수의 녹말은 원래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였다. 그렇기에 태워도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키지 않는다. 화석연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이를 탄소 중립(carbon neutral)이라 한다.(물론 지하에 잠자는 탄소원을 연소시켜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발산하는 화석연료와는 다르지만 태우지 않는 것보다는 못하다. 원래 공기 중의 것이었지만 태우지 않음으로써 이산화탄소를 잠재적으로 있게 하는 것과, 태워 이산화탄소를 원래의 곳 즉 대기로 돌아가게 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탄소는 니트로, 암모니아, 석유 등과도 관계된다. 니트로글리세린은 3개의 탄소 고리에 질산이 매달려 있는 형태의 무겁고 무색이며 유형(油形)의 폭발성 액체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 액체는 폭약, 화약 등의 재료로 이용된다. 탄소는 생명현상과 물질생산, 에너지 이용 등 온갖 장소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지만 질소라는 조연이 필요하다. 질소는 탄소보다 하나의 전자를 더 가지고 있는데 여기저기에 결합을 시도함으로써 다양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단 하나의 전자 차이가 품행이 방정한 탄소에 큰 차이를 일으킨다.


탄소는 안정성을 담당하고 질소는 변화를 일으키는 원소이다. 반응성이 높은 질소와 산소가 결합한 물질이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격렬한 화학반응 즉 폭발을 일으키기도 한다.(193 페이지) 암모니아는 가장 기본적인 질소화합물이다. 석유는 역사상 최강의 에너지이다. 연료로서 처음에 널리 사용된 것은 당연히 나무였다. 나무의 주성분은 셀룰로오스와 리그닌이라는 탄소화합물이다. 연소라는 현상은 원자끼리의 결합의 재조직에 의해 일어난다. 탄소끼리의 결합이나 탄소 - 수소의 결합이 파괴되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 것으로 이 결합 에너지의 차이가 열과 빛으로 방출된다.(213 페이지) 열과 빛의 발생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질량결손을 연상하게 한다.


기원전 2500년경 이집트의 미라에 석유가 방부제로 사용되었다. 향신료가 방부제로 사용된 것처럼 석유도 방부제로 쓰였다니 기이한 느낌이 든다. 구약성경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노아의 방주도 아스팔트로 확실히 방수처리를 했다. 아스팔트는 석유의 주성분이다. 석유는 다양한 화학구성을 가진 탄화수소(hydrocarbon)의 집합체이다. 대체로 탄소 수가 4개 이하이면 기체, 5개부터 십수개까지는 액체, 그 이상이면 고체가 된다. 석유는 이런 다양한 탄화수소들이 혼합된 것이다. 석유가 연료의 왕좌에 오른 것은 액체라는 점 때문이다. 기체인 천연 가스는 부피가 크기 때문에 운반이 불편하며 폭발 위험도 크다.


석유를 가열하여 기화시켜 냉각시키면 비등점의 차이에 의해 분자의 크기에 따라 나누어진다. 이런 분별증류(fractional distillation)에 의해 황화 성분 등의 불순물도 거의 제거될 뿐 아니라 휘발성, 중량 등의 성질을 거의 일정하게 맞출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은 불균일한 탄소 성분의 덩어리인 석탄은 아무리 해도 흉내낼 수 없는 점이다.(221 페이지) 탄소가 하나인 메탄은 도시가스의 성분이 되고, 3 - 4개는 LPG가 된다. 5 - 10개는 가솔린, 11 - 15개는 등유, 15 - 20개는 디젤, 더 많은 것은 중유(벙커유)이다. 분류(분별 증류) 후 남는 것은 아스팔트가 된다.(222 페이지)


미세먼지의 반 이상은 중국발(發)이 아닌 한국발(發)이고, 성분으로는 디젤을 사용하는 자동차가 주인(主因)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석유의 기원은 두 가지로 나뉜다. 유기(有機)기원설과 무기(無機)기원설이다. 식물 플랑크톤의 사체가 해저나 호수 밑에 침전되어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어 부식물질이 되고 나서 지각 변동에 의해 지하 깊은 곳에 매몰되어 높은 지열과 압력을 받아 원유(原油)로 바뀌었다는 것이 유기기원설이다.


지구라는 행성이 생길 때 지하에 갇힌 탄화수소가 땅속 깊은 곳에서 열과 압력을 받아 변성되어 생긴 것이라는 설명은 무기기원설로 주기율표를 고안한 멘델레예프가 최초로 주장했다. 무기기원설을 받아들이면 석유는 현재 추정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이 매장되어 있고 지구 심부(深部)로부터 조금씩 지표를 향해 솟아오르는 것이 된다. 고갈된 유전을 방치해두면 다시 석유가 솟는 경우가 있다. 생물과는 무관한 깊은 곳에서 원유가 발견되는 것은 무기기원설을 뒷받침한다.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는 석유를 바탕으로 분자 구조를 재편성하여 사용하기 쉬운 형태의 분자로 조정한 것이다. 현재 인류가 찾아내 사용한 석유 량은 1조 리터에 이른다고 한다.(226 페이지) 석유 피크이론은 셰일가스(shale gas)의 등장으로 무용지물이 된 실정이다. 셰일 가스는 입자가 미세한 혈암(頁巖)이라는 암석에 함유되어 있다. 셰일 가스의 매장량은 전세계가 30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가스는 연소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이 석유에 비해 훨씬 적다. 혈암의 수압파쇄를 행할 때 사용되는 약품이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대량의 물은 지진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셰일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은 연소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지만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20배 정도나 된다. 발광다이오드(LED)와 다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특성은 발광소재로 탄소화합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60개의 탄소 원자가 5각형과 6각형의 공 모양으로 연결된 분자의 총칭인 풀러렌(fullerene)은 대표적인 탄소화합물로 알칼리 금속을 넣으면 42.5K에서 초전도 현상을 나타낸다. 탄소의 동소체(allotropy) 중 하나이며 탄소 원자들이 모여 2차원 평면을 이루고 있는 구조인 그래핀(graphene)도 대표적인 탄소화합물이다. 1제곱 미터의 그래핀 한 장으로 고양이를 태울 수(carry) 있을 만큼 튼튼하고 유연하다.(헤일리 버치 지음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화학지식 50’ 참고)


동소체는 원소가 같지만 원자 배열이나 결합 방식이 다른 물질이다. 에너지를 모두 방출한 탄소화합물의 재인 이산화탄소를 원래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은 매우 힘든 작업이다. 이산화탄소를 환원시키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본말전도가 된다.


팔라듐 촉매를 이용한 유기합성법 개발 업적으로 F. 헤크 교수, 스즈키 아키라 교수와 함께 201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네기시 에이이치(Negishi Ei-ichi: 1935 - ) 박사는 최근 인공광합성 프로젝트를 만들어 많은 화학자들을 이끌고 이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광합성은 자연이 만든 모든 시스템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정묘(精妙)한 것들 중 하나이다. 우리는 탄소화합물로 이루어진 식량과 에너지, 각종 쾌락 물질을 얻고 있다. ‘탄소 문명’은 인류의 과거, 현재를 총체적으로 조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눈을 부여해주는 책이란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다. 화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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