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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도서]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제시 베링 저/공경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서평단 리뷰 [나는 죽으려고 했던 심리학자입니다]

 

지난 12월에 갓 서른이 된 어린 후배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죽음에 이른 일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 그날 이후 아직도 먹먹하고 현실적으로도 전혀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직접 봤던 날이 2020년 2월 중순경이었고, 그리고 그녀가 떠난 소식을 전화로 전해 들은 것이 그해 12월 중순경이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10개월 이라는 시간이 흘러 간 사이에 한 생애는 그렇게 조용히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 생각만 하면 머리가 무겁고 막막해집니다.

이 책의 페이지마다 어느 한 단어에 머물면 그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를 못합니다.

 

"내가 다시 자살하게 될 때, '된다면'이 나니라 '될 때' 최신 과학 지식으로 무장하고 싶다. 그 지식으로 마지막 날의 생각들을 면밀히 분석하거나, 적어도 스스로 들어가는 망각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 (p.32) 어린 그녀가 극단적인 결정을 하려 할 즈음에 적어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까요 -

왜...

두어 달이 지난 지금에도 전혀 감이 잡히지를 않습니다. 정말 그녀가 최소한 이 책을 먼저 접했다면, 이 책에서 권하는 '자신에게 벌어지는 마음의 과정을 알기 위해', '의사에게 상담하고', '물리적 약물 치료'와 죽을 계획을 세세히 세우는 분주함을 자신을 '살리기 위한' 시간으로 돌릴 수 있었을까요 -

자살은 충동적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특히 동반일 경우) 철저한 계획과 시물레이션과 완벽에 가까운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해 그 과정을 오랫동안 준비한다고 합니다.

그런 기간에 그런 상황에 '어떻게' 어느 누구 -가족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지인들에게도 그 마음을 들키지 않고 그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었을까요 -

 

자살 사고의 6단계 과정에서 단 한 사람에게도 그 마음을 보일 수 없었던 그 상황에서의 절망감... 자꾸만 전이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고 어둡습니다.

자살 사고의 1단계인 '자신의 기준과 현 상황의 괴리가 크다는 역부족'에서 이미 무너져 내린 마음으로. 자살 사고 2,3단계에서 자신을 미워하고 자신의 단점에 고도로 몰입해 있다가 그대로 마지막을 준비했을 그 상황이... 자꾸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안부 인사' 한 번 제대로 전하지 않았던 마음... 이 미련과 실수처럼 남아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마음이 저지르는 미묘한 속임수를 기록하고 분석하여 과학과 심리학이 만나서 자살 충동을 억제하는 방안을 제시한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런 방안을 함께 아는 척 할 수 있는, 옆에서 함께 도울 누군가가 있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

 

자살 충동에 사로잡혀 있는 동안에는 부정 정서가 지배하고 인지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시간이 온 일상을 뒤엎었을 것이고. 또한 그러는 동안에 심각한 수면 장애도 겪었을 것입니다. 그때 곁에 사랑하는 친구, 연인, 가족이 서로의 은밀함을 공유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었다면...

"이제 자살은 내 안에 없다" 라고 위안을 얻었을 것 같은데 - 그 상황을 생각하면...

제 주위가 모두 불안해 보이고 안타까워 보입니다. 요근래 며칠 동안은... 두렵기도 하고...

이 책은 제가 읽기 전에 가까운 친구가 먼저 읽었습니다. 오래 전 퇴사 후 개인방송을 하는 (조금 어린) 친구입니다. 이런저런 나름 우월한 유전자를 가졌다 여기는 그 친구는 현재 롤러코스터를 타는 상황처럼 경제력이 불안정합니다. 심각한 자기 부정단계에 이를까 싶어서. 그런 가운데에서도 나름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혜롭게 해결책을 찾으려는 듯이 애쓰는 모습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먼저 권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저에게로 다시 돌아오는데 며칠이 걸렸지요)

 

"우린 괴로울 때마다 누군가 만나거나 대화해야 합니다. 자살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p.319)

위의 문장처럼 자신에게 벌어지는 마음의 과정을 좀더 잘 알기 위해서 또는 더 잘 살기 위해서, 언제든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지나친 수다를 떨거나 (비록 일방적인 것이라도) 메모를 남기거나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그리 하면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인의 감정, 생각, 상황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 이론'을 바탕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어야 합니다. 그 어린 후배가 '우쭈쭈' 아낌없이 사랑해 주는 그 누군가가 옆에 가까이 있었다면 - 이 책을 빌려 간 친구가 그러더군요. "나 더 많이 아는 척 해 줘요"라고. 나 또한 그 친구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게 전부이자 가장 큰 도움이라 여깁니다.

 

너나 나나 우리 모두 '죽음/나'보다는 '삶/나'에 더 열심히 반응하는 노력을 해 보라고 - 이 책의 저자는 진심으로 응원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저자가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는 (개인적 독해력이 딸려서) 잘 몰라도 '심리학적' 접근으로 솔직하고 구체적인 대화의 내용들을 인용한 점들이 돋보입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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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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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seyoh

    이 책, 힘이 되는 책이군요.
    실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와 가르침이 묻어나는, 좋은 책
    리뷰, 잘 읽었습니다.^^
    괴로울 때마다 누군가와 대화를 ~ 이란 말에 공감, 동감입니다.

    2021.03.02 11:3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서요님 ~~~~ 오랜만이지요. 제가 올해 사무실도 옮기고 업무도 새롭게 맡게 되어서.. 조금 힘들었어요. 집에 가면 그냥 컴 자체를 켜지를 않았구요 ㅎㅎ
      두어달 이상 게으름을 엄청 피웠어요 ~
      잘 지내셨지요?

      2021.04.09 14:24
    • 파워블로그 seyoh

      아이구, 드디어 나타나셨네요.
      건강하시다니, 다시 오신 것을 격렬하게 환영합니다.^^ 환영,,,,환영~~^^

      2021.04.09 14:33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감사합니다 ~~ ^^

      2021.04.09 16:13
  • 스타블로거 추억책방

    간혹 연예인이나 스포츠인의 자살 소식을 듣고는 하는데 모든 것을 포기할만큼 괴로운 분들이 이 책을 만나면 조금은 나아질런지 모르겠습니다.
    찻잎향기님이 최근에 지인의 안 좋은 일을 경험하셨기에 더욱 이 책의 내용이 와닿으셨을 것 같습니다. 힘들 때 혼자 괴로워하지 말고 주위에 알리고 대화를 나눠야 하는데...
    리뷰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3월 보내세요. 찻잎향기님.

    2021.03.14 17:1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네.. 젊은 후배를 그렇게 보내고 나니...
      직장에서도 말하는 게 더 조심스러워지고 눈치가 괜히 보이고...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ㅎㅎ

      2021.04.09 16:14
  • 파워블로그 책찾사

    찻잎향기님도 요즈음 많이 바쁘신 것 같습니다.
    저도 사실 바빠서 좀 뜸하긴 했지만, 이렇게 찻잎향기님의 리뷰를 오랜만에 읽어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게 되네요.
    항상 힘내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아니 보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

    2021.03.31 08:0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책찾사님 ~~~ 너무 오래간만이죠. 오늘 우연히 아빠와 딸 (아빠의 육아) 에 대한 얘기가 나왔더가. 책찾사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아빠의 육아, 아빠와의 독서, 리뷰의 훌륭함 - 완성도 등을 떠올리면서 예스24 블로그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기억나게 해 주는 이웃님 ~~~ 고맙습니다 ^^

      2021.04.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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