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코끼리와 자연 현장에 있었던
케이틀린 오코넬.
그녀가 동물의 생태를 통해
인간에게 잘 살아 보자고, 함께 행복해지자고
건내는 이야기,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이다.
우선, 책 제목이 참 인상적이었다.
코끼리 장례식이 있다는 것,
죽을 때가 된 코끼리는 자신의 죽을 장소를 찾아 간다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진실일까 늘 궁금했다.
이 책은 그녀가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고,
여러 연구 결과들을 정리하여 기록한
코끼리와 여타 동물들의
"동물성"에 빗대어
인간의 "인간성"을 되묻는다.
책은 총 10장으로, 동물들의 삶을 관통하는
10가지의 의례를 주제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지금 현대인들에게
보다 인간답게 살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동물은 도대체 어떤 유사성이 있을까?
바나나와 인간의 유전자는 50%가 동일하고,
초파리는 61%, 쥐는 85%, 침팬지는 98% 수준이란다.
2%의 차이가 놀라운 것이 아닌,
98%의 동질감이 놀랍다.
코끼리나 침팬지, 오랑우탄, 늑대, 홍학, 물고기 등 도
의례가 있듯이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저자는
10가지 의례가 있다고 제시한다.
그 의례는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의례이다.
사실 책을 다 읽기 전에는
이러한 의례가 다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사회적 동물로 인간이 점점 고립되고 있다는 사실에
동물이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뿔소는 뿔을 부딪치며, 얼룩말은 서로를 깨물며,
코끼리는 코를 입에 갖다 대며 인사를 한다.
한국식 절 인사도 세계적으로 매우 특이한 인사방법인데
동물의 인사들도 다 저마다 특색이 있다.
서로 가장 잘 알아챌 수 있는,
그래서 눈으로 상대를 인식하고,
접촉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거리까지
밀착하게 되는 인사.
인간은 악수를 하면서 서로의 호르몬 상태까지 알게 된다니,
우리의 의례라는 것은
어쩌면 억겁의 세월이 쌓인
"역사"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의 의례에서는 수화를 배운 특별한 유인원들도 소개된다.
그들의 지능이 매우 높고,
무려 유전자의 98%가 동일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수화를 통해 의사소통이 되는 동물들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들도 감정을 느끼고, 죽은 어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고기', '입', '괴로운 눈길'과 같은
의미를 수화로 전할 수 있다니
'동물 복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코끼리의 장례식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놀랍다.
죽은 코끼리와 친했던 코끼리들은
시체 위에 흙을 뿌려 덮어주는 행위를 한다.
마치, 그것은 우리가 장례식장에서
헌화하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죽은 친구의 몸에 뿌려진 5미리미터 이상의 흙은,
코끼리가 장례와 애도에 대한 의례를
알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이다.
저자는 인간은 코끼리, 고래, 늑대 등
의식이 있는 모든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힘이 있다.
이 행성 위의 서식지와 모든 생명을 보호할 힘과
파괴할 힘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있는 두 가지 힘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의 책임감을 강조한다.
결국,
동물이 살 수 없다면,
우리 자신도 살 수 없다.
10가지 의례를 통해 자신과 사람,
세상과의 관계를 보다 구축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통해 이 지구에서 살아나기를 통찰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