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핀 작은 풀꽃들은 그렇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흔적 같지요.
이른 봄 길, 나는 꽃들을 따라다니며, 이 작은 생명들 곁에 엎드려 시를 썼습니다.
아니, 내가 시를 쓴 것이 아니라, 이 꽃들이 나를 불러 내게 이렇게 저렇게 시를 쓰라 일러주었지요.
나는 다만 그들의 말을 받아 적었을 뿐입니다.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김용택, P.132>
참 따뜻하다.
봄에 피는 꽃들을 보며 시를 쓰라 일러주었다는 시인의 시선이.
오늘 피어난 봄 햇살처럼 따뜻하다.
아이들이 뛰노는 봄 들녘이 흙이었으면, 맨 땅이었으면.
그래서 피어나는 풀꽃들을 보며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놀이를 했으면 참 좋겠다.
이제 퇴직을 하신 김용택 선생의 마무리를 하는 감동과 따뜻한 시선에
절로 마음이 달구어지는 느낌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