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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도서]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백수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행복이란 뭘까. 늘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행복은 어떤 거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작가는 강아지 봉봉과의 만남에서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다른 생명의 따뜻한 온기에서 전해지는 감정이었다. 그 따뜻함, 어떤 다른 존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생명의 온기가 곧 사랑이었고, 행복이었다.

강아지가 좀더 내 몸 가까이 파고들었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105쪽)

하지만 그 행복이란 감정을 우린 어느만큼이나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그동안 잊고 있던 따사로운 기분과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그 찰나의 순간은 과연 언제일까. 가만히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봐도 어느 구체적인 모습으로 행복을 묘사하기는 어렵다. 그저, 그런 감정과 느낌으로 행복을 알아챌 수 있을 뿐.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다음 말에 동의한다.

어차피 행복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밤 찾아오는 도둑눈처럼 아름답게 밤짝였다 사라지는 찰나적인 감각이란 걸 아는 나이가 되어 있었으니까.(225쪽)

나 역시 이런 감각이 행복이란 걸 아는 나이가 되어 있다. 그런 나이라는 걸, 어느 순간순간에서 전해지는 그 짜릿한 찰나가 행복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아는 나이가 되었으니, 이제 그 안다는 것의 행복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밖에. 그리고 찰나의 기억을 놓치지 않고 내내 간직하려는 사색의 긴 시간이 오래 갖는 수밖에. 그렇게 행복의 찰나를 더 자주 마주칠 수 있도록 순간의 나에 더 집중해야겠다.

작가가 전하는 거주 공간의 분위기와 의미, 누군가의 손때와 체취가 묻은 물건, 산책길에 남아있는 기억, 그리고 이웃과 주변 사람들. 그 안에서 자신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모든 이야기들이 사실은 다 행복의 찰나였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살아내며 그 순간들에 대해 기억하고 기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행복이었다. 당일치기 제주행 여행 중 해변에 비치타월을 깔고 누워있었다던 그 시간들을 상상하며 그 찰나, 상상만으로도 행복의 기운이 나에게까지 느껴졌으니까.

그런 면에서 나에게 행복은, 이런 순간이다.
_가만을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감정들. 이 감정들을 나 스스로 알아채는 그 순간, 행복하다.
_시집을 읽고 시요일의 시를 매일 보며 그 시들을 가만히 필사하며 온젖히 시를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그 때, 손을 통해 시를 읽는 그 순간, 행복하다.
_창밖 산의 나뭇잎 색깔 변화로 계절의 변화를 알아채고, 가만히 창문을 열어 밖의 공기를 깊이 들여마시면 안에서도 밖을 느낄 수 있는 그 순간, 행복하다.
_천천히 산책길을 걷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때론 추워하고 때론 더워하는 그 길과 시간들의 순간이 행복하다.
_내가 하는 일과 그 일에서 느끼는 보람과 만족감, 그리고 내 주변을 감싸고 있는 관계와 내 곁을 함께하는 사람들의 미소, 그 모든 것을 느끼는 순간이 행복하다.

행복한 순간들의 그 찰나는 이렇게 쌓이고 쌓여 결국 나의 시간과 삶을 가득 채울 것이다. 행복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억지로 행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길어 올리지 않아도, 자연스레 나에게 스며있는 '나'가 결국 행복이라는 것을, 나는 충분히 아는 나이니까.
그러니, 나는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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