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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도서] 캐스팅

조예은,윤성희,김현,박서련,정은,조해진,한정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영화, 영화관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떠올려보게 되었다. 과연 나라면 '영화관'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아란 씨에게 최초의 영화는 무엇인가요?"(220쪽)_'여름잠(한정현)' 중

나에게 최초의 영화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보여주던 반공 영화, 혹은 시민회관에서 무료로 보여주던 영화(보통 전쟁 소재 헐리우드 영화)였을 듯하다. 그러다 극장이란 곳에서 봤던 처음은 '퐁네프의 연인들'이었나... 꽤 낭만적이면서도 슬프고 때론 무섭기도 했던 영화 정도로 기억(솔직히 이 기억도 맞나, 다시 생각해보게 될 정도...)하고 있다. 그 이후 종종 혹은 가끔 극장을 찾았고, 어느 시기에는 꽤 자주 조조 영화를 보러 혼자 마실 다니듯 극장을 드나들었던 것도 같다. 지금은 극장 나들이가 손에 꼽을 정도가 되었지만.

헌데 극장이라는 공간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영화 상영 시간 동안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신비한 공간이 맞는 것 같다. 스크린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통로로 기꺼이 들어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그 과정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통과를 거치고 나면 다시 현실, 지금으로 돌아 올 수 있는. 그러니 극장은 뭐든 가능한 공간, 뭐든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정말 놀랍도록 재밌고 환상적인 공간인 것이다.

학생, 극장 안에서 사라지는 건 참 많아. 사람들은 극장에서 별걸 다 잃어버려.(...) 사람도 종종 사라지고. 대개 애인을 많이 잃어버리지.(161쪽)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극장에서는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죠. 그 어떤 마법이라도.(165쪽)
인생에 영화처럼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이렇게 편안해지는 걸까? 하지만 인생이 영화가 되면 아무도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지 않을 텐데.(170쪽)
_'사라진 사람(정은)' 중

하지만 인생이 영화같다면 영화도 인생같은 것이 당연한 일. 인생이 영화가 되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를 보러 간다. 오히려 인생 없는 영화는 있을 수 없고, 우리가 딛고 숨쉬는 공간이 곧 영화의 배경이 되며, 그 영화 속 인물에 지금의 나를 투영시키게 되니까. 그러니 현실과 영화를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고, 그 사이가 분명 연결되어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극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분명 기억해야 할 누군가를 찾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제 삶이 한낱 영화 속 일부였다고 한들 왜 죽은 후에 이곳에서 깨어난 걸까요?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저만이 할 수 있는 그런 거."(20쪽)
"이유가 있긴 하겠지...... 아무리 사소하더라도."(21쪽)
"엔딩 크레디트 위에서 열다섯 번째. 난 절대 안 잊을 거야, 네 이름."(48쪽)
_'캐스팅(조예은)' 중

문학(특히 소설) 수업을 하다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이거 진짜예요?' '진짜 있었던 일이에요?' 이럴 때 소설의 정의를 설명해 준다. 꾸며낸 이야기라고, 하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일을 꾸며 쓴 글이라고. 매번 이야기해주면서도 아이들이 매번 질문을 한다는 것은, 소설의 정의를 아직도 모르거나 혹은 매번 잊을 정도로 이야기에 깊이 빠지거나. 그리고 후자 쪽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성공!
우리가 문학을 읽는 것도, 그리고 영화를 보는 것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하니까. 궁금함은 곧 그 이야기에 빠져드는 자신에 대한 궁금증이겠지. 그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는 실마리가 문학, 그리고 영화에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참 찰떡 궁합인 듯하다. 영화와 소설. 어찌나 잘 어울리는 환장의 짝꿍인지. 이 소설들로 또한 영화와 다시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 자신과도 더 친해질 수 있을 듯.

덧-
도서관 소설집 <더 이상 도토리는 없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장소가 갖고 있는 무게와 의미, 그 가치는 놀라울 정도다. 그 장소에서 떠오르는 각자의 경험과 기억은 곧 우리의 삶이며, 장소가 갖는 역할 중 우리는 어떤 부분에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를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하게 되고, 그 이유가 또 다른 인생을 엮는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장소에 대한 생각이 사뭇 더 강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소설집의 장소는 어디가 될지 궁금증 가득!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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