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까지는 가끔이라도 일기를 썼는데 요새는 거의 안 쓴다. 일기장에 안 쓰고 다른 데 써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일기처럼 날마다 쓰고 한해가 넘었다. 펜으로 종이에 쓰지는 않지만. 한해 넘게 써서 안 쓰면 이상하다. 늦게라도 조금이라도 쓴다. 거기에도 거의 비슷한 걸 쓰지만. 그게 일기가 됐구나. 그렇게 써도 글은 늘지 않는다.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써서 그렇겠다. 그런 거 있어도 괜찮지 않나 싶다.
우연히 팬톤이라는 공책을 알았다. 이건 100장짜리 엽서로도 나왔을 거다. 예전에 엽서 쓸 만한 게 없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봤다. 공책도 나오는구나. 이건 연노랑과 민트색을 샀다. 크기가 쓰여 있었는데 크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받고 보니 내가 사고 싶었던 것보다 작았다. 그건 A5고 이건 B6다. 책 읽고 쓰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이건 내가 쓰는 글로 채워야겠다. 이만한 공책도 있으면 괜찮기는 하다.
몇해전 2017년 구월 말부터 백일 동안 글쓰기를 하고 그 뒤로도 썼다. 그렇게 쓴 게 공책 네권이 넘고 지금은 다섯권째다. 두께는 다르지만, 긴 글을 별로 안 써서 빨리 쓰지는 못했다. 지난해와 2021년에는 긴 글 더 못 쓴 듯하다. 2022년에는 여러 가지 글을 쓰면 좋을 텐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마음은 쓰고 싶지만 떠오르는 게 없다. 여전히 짧은 글이라도 쓰면, 썼다고 다행스럽게 여긴다. 다음해에는 책 더 못 볼지도 모르겠다. 더 많이 봐야겠다가 아니고 이런 말이라니. 책을 못 보면 글을 잘 써 볼까, 영어공부를 해 볼까 했는데 내가 어떻게 할지 나도 나를 모르겠다. 책도 조금 보고 글도 잘 못 쓸지도. 다음해는 캄캄한. 새해가 오지도 않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 그런걸 어떻게 하나.
문구는 상품권 못 쓴다는 거 몰랐다(CD도 못 쓴다. CD는 따로 할인 쿠폰이 있기는 하구나. 어느 정도 사야 한다). 책과 사면 괜찮지 않을까 했는데, 이것도 할인 쿠폰을 받고 어느 정도 사야 할지도. 이 공책 알았을 때 몇백원짜리 쿠폰 있었는데 아쉽게도 못 썼다. 몇백원이지만 쿠폰을 그때밖에 안 주다니. 내가 잘 몰라서 그렇게 된 걸 어떻게 하나. 다 지나간 일이다. 아쉬워해도 되돌리지 못한다.
12월 24일 성탄절 전날이다. 며칠전에 길에서 나무에 장식한 걸 봤는데, 어두워서 무척 흔들렸다. 몇번이나 사진기에 담았는데 다 잘 안 됐다. 밝을 때 다시 가 볼걸 그랬나 보다. 귀찮아서. 난 성탄절이라고 다를 거 없다. 지금은 더 분위기 안 날 듯하다. 저마다 나름대로 집에서 마음 따듯하게 보내도 괜찮겠지.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