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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과 반전의 순간 Vol.1

[도서] 전복과 반전의 순간 Vol.1

강헌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다른 모든 것이 그렇지만, 역사와 사회에 대한 관점이 없이는 음악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음악은 들을 수 있겠지만, 그건 그저 소비에 그칠 뿐이다. 듣고 있는 음악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수동적으로 음악을 받아들일 뿐, 그건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없다.

 

강헌의 『전복과 반전의 역사』는 그런 차원에서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를 숙고하게 한다. 그가 명시적으로 음악을 어떻게 듣는 것인지를 들려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음악을 읽고 있으며, 그것도 모든 음악을 다루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가 음악의 역사에서 관심을 갖는 부분을 좀더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친절하게 들려주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럼으로써 음악을 그저 듣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이해하며 들을 수 있는가를 알려주고 있다.

 

그가 전복과 반전의 역사란 제목으로 뽑은 음악사의 사건은 네 가지다(1권의 경우, 20141권을 내고 2017 2권을 냈다). 팝에서, 가요에서, 클래식에서 골고루 골랐다(이렇게 쓰고 보니 아이러니하단 느낌이 든다. 강헌은 팝, 가요, 클래식이란 용어를 모두 불만스러워하거나 부인한다. 팝은 너무 포괄적이라는 의미에서, 가요는 그 기원이 불순하단 의미에서, 클래식은 모호하단 의미에서). 그가 고른 음악사의 사건, 혹은 시대, 인물은 모두 불순하다. 음악적으로 기존의 음악에 대항하고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다는 의미에서, 시대와 불화(不和)했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음악과 시대의 흐름을 변질시켰다는 의미에서.

 

그가 고른 그 전복과 반전의 역사를 잠깐씩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재즈와 로큰롤이다. 미국 흑인의 역사와 함께 하는 재즈, 그리고 어른의 음악에서 10대의 음악으로의 전환을 이룩해낸 로큰롤. 마이너리티가 최초로 음악의 주체로 선 이 음악의 역사에서 새로운 음악적 패러다임 전환을 본다(특히 인상 깊은 것은 루이 암스트롱의 성공 요인이다. 그는 흑인 음악인 재즈로 성공했지만, 백인들이 그를 명예 백인으로 여겼기 때문이었다).

다음은 1960년대, 1970년대 우리나라의 청년문화를 이끈 통기타 혁명이다. 강헌이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한대수, 신중현 같은 이들이다(아니 그렇겠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뒤엉켜 발전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곤 했던 그들의 음악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클래식에서는 (당연히) 모차르트와 베토벤이다. 근대의 인물들과 그 풍경을 다룬 주경철의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에서도 모차르트는 다루고 있다. 주경철 교수는 모차르트를 하이든의 세계에서 살면서 베토벤의 세계를 지향했던 음악가로 쓰고 있는데, 강헌도 비슷한 관점이다. 출세를 지향하면서도 귀족들만의 세계에 굴복하지 못하고, 저항하고자 했던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당대의 좌절과 후세의 성공 요인을 보면, 클래식을 듣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끝으로 우리나라에 근대 대중가요의 시작을 다룬다. 바로 윤심덕의 <()의 찬미>와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다. 특히 <사의 찬미>의 경우에는 그 성공에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이른바 윤심덕 타살설로, 그는 한국 음악 문화의 근대가 죽음이라는 자극적인 세세이셔널리즘, 다시 말해 음악 내부의 논리가 아닌, 음악 바깥의 쇼킹한 스캔들에 의해서 열렸다고 썼다), <목포의 눈물>의 경우엔 엔카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가장 제국주의적인 문법으로 민족 저항을 노래하는 이상한 역설을 이야기한다. 우리 근대사가 암울했기에 우리 근대 음악사가 암울한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도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일본 황군의 진격을 노래한 <감격시대>를 해방의 감격을 노래로 공개 석상에서 자랑스레 부르는 현실은 개탄스럽기만 한 것이다.

 

음악은 사회와 역사와 떨어져서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음악을 깊게 이해하려면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게 강헌이라는 인물이 가끔씩 TV에서 그저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하는, 단순한 음악평론가와 좀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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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mb

    음악 그 자체만으로도 정서적 풍요로움을 얻지만, 역사-사회적 맥락을 품고 다시 듣게 되면 확실히 그 이상의 충만함!을 얻게 되더라고요.
    특히 클래식은 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2018.03.02 23:2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ena

      덕분에 좋은 책 읽고 있어요.

      2018.03.02 23:30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