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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온 Go On 1

[도서] 고 온 Go On 1

더글라스 케네디 저/조동섭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를 무척 재미있게 읽고, 이어 『위험한 관계』까지 연달아 읽었었다. 2011, 한참 전의 일이다. 그 후로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이 계속 서점 가판대에 놓여져 있는 것을 봤고, 인터넷 서점의 광고에 팝업으로 뜨는 것도 지켜 봤다. 유혹은 느꼈지만 가까스로자제했다. 너무 대중소설 같은 느낌이 들어서라는 게 이유라면 이유였다. 그 후로 기염 뮈소의 소설을 적지 않게 읽었으면서 그런 이유를 드는 것은 이율배반적이긴 하지만.

 

더글라스 케네디의 『고 온』을 집어 든 건 그런 이유가 소멸되었다기 보다는 좀 솔직해졌다는 표식이 될 것 같다. 뭔가를 얻기 보다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도 좋다는.

 

그런데 『고 온』의 더글라스 케네디는 내 기억 속 『빅 픽처』나 『위험한 관계』의 더글라스 케네디와는 달라져 있는 것 같다. 좀 생각을 해 봤다. 현재 시점을 배경으로 사건 설명과 묘사 위주였고, 미스터리를 가미했던 것 같은데, 이 소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미스터리가 아니다. 물론 소설이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기 위해선 궁금증을 불러일으켜야 하므로 뭔가를 알려줄 듯 하다가 막아버리고 과거 시점부터 얘기를 다시 시작하긴 한다. 그러나 이건 미스터리는 아니다.

소설 속 현재 시점으로 삼은 배경도 레이건이 대통령이 재선되던 1984년이다. 많은 이야기가 그보다도 과거 1970년대 초반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야기의 방식도 상당히 서사적이다. 등장인물들 대화 속에 등장하는 존 치버의 글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사실 존 치버의 소설은 몇 편 읽지 못했고, 존 치버의 글 같다는 게 매우 부당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이 든 건 사실이다).

 

앨리스 번스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서로 반목하면서도 버릴 수 없는 가족을 씨줄로, 앨리스 번스가 가족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날줄로 엮어나간다. 모두 앨리스의 삶에서 지울 수 없는 인물들이다. 상처만을 주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사랑을 하지만 떠나간 사람, 혹은 떠나갈 운명인 사람들이다. 안타까운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다. 사랑하기에 그 관계가 영원할 것 같고, 그러길 바라지만, 어떤 이유로든 떠나갈 것이 분명하다. 떠나감이 아픈 상처가 되지 않길 바라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1부와 2부의 대부분으로 구성된 1권은 실종되어 죽은 것으로 생각되던 칼리가 되돌아오고, 그 칼리가 안타까움의 대상이 아니라 증오와 혐오의 인물이 되었다는 것으로 끝난다. 놀라운 반전이다. 그렇게 자신의 약함을 그렇게 감추어내는 경우가 있다. 앨리스의 아버지가 CIA 요원이라는 것은 그다지 놀랄 만한 얘기가 아니다. 그것을 어머니가 알고 있다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칠레 아옌데 정권의 전복, 즉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그려지는 것은 정말 놀랍다. 직접적으로 쓰는 것은 없으면서도 미국의 공작을 통해 무참히 짓밟힌 아옌데 정권의 마지막이 더 생생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다른 책에서 읽은 것과 오버랩이 되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이건 소설의 장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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