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된 기사인데, <Nature>지 온라인판을 보다 다시 생각나서 찾아봤습니다.
First hint that body's 'biological age' can be reversed
In a small trial, drugs seemed to rejuvenate the body's 'epigenetic clock', which tracks a person's biological age.
- by Allison Abbott (번역, 양병찬)
약물을 이용하여,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를 나타내는 인체의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캘리포니아에서 수행된 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연구자들은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인체의 '후성유전학적 시계(epigenetic clock)'를 되돌리는 게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제안했다.
건강한 지원자들은 1년 동안 3개의 흔한 약물—1개의 성장호르몬과 2개의 당뇨병약—의 칵테일을 복용한 후, 개인 유전체상의 표지(marks on a person’s genome)를 분석함으로써 측정된 생물학적 나이가 평균 2.5년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참가자들의 면역계도 회춘의 징후를 보였다.
이 결과는 임상시험을 진행한 사람들에게도 충격적이지만, 연구자들은 '규모가 작고 대조군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연구결과는 어디까지나 예비적"이라고 주의를 환기했다.
"나는 시계를 늦출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시곗바늘을 되돌릴 줄이야..."라고 이번 연구에서 후성유전학적 분석을 수행한 UCLA의 스티브 호바스(유전학)는 말했다. "무슨 미래소설을 보는 것 같다." 이번 연구결과는 9월 5일자 《Aging Cell》에 발표되었다(참고 1).
"약물이 효과를 발휘했을 수도 있다"라고 독일 아흔 대학교의 볼프강 바그너(세포생물학)는 말했다. "그러나 규모가 매우 작은 데다 대조연구가 아니므로, 결과가 확고하지 않다."
삶의 표지
후성유전학적 시계는 인체의 후성유전체(epigenome)에 의존하는데, 후성유전체는 DNA에 태그를 붙이는 화학적 변형들(예: 메틸그룹)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태그들의 패턴은 인생행로가 전개되는 동안 변화하며, 개인의 생물학적 나이를 나타낸다. 그런데 생물학적 나이는 연대기적 나이(chronological age)보다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유전체 전반에 걸쳐 'DNA-메틸화 지점'을 선정함으로써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구성한다. 후성유전학적 시계 연구의 선구자인 호바스는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정확한 후성유전학적 시계' 중 몇 개를 개발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주로 '성장호르몬을 이용하여 인간의 가슴샘(thymus gland) 조직을 안전하게 복구할 수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가슴샘은 폐와 가슴뼈(breastbone) 사이의 흉부에 위치하며, 효율적인 면역기능에 필수적이다. 백혈구는 골수에서 생성된 다음 가슴샘에서 성숙하는데, 여기서 전문적인 T 세포가 되어 감염 및 암과 싸우는 전사(戰士)로 거듭난다. 그러나 가슴샘은 사춘기 이후 위축되기 시작하며, 나이가 듦에 따라 점점 더 지방으로 채워지게 된다.
동물실험과 일부 임상연구에서, 성장호르몬은 가슴샘의 재생을 촉진한다는 증거가 제시되었다. 그러나 성장호르몬은 당뇨병을 촉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널리 사용되는 두 개의 항당뇨병제—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DHEA: dehydroepiandrosterone)과 메트포르민(metformin)—가 치료용 칵테일에 추가되었다.
이름하여 「가슴샘 재생, 면역복구, 인슐린 경감(TRIM: Thymus Regeneration, Immunorestoration and Insulin Mitigation)」이라는 임상시험은, 51~65세의 백인남성 9명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연구를 지휘한 사람은 LA에 있는 「인터빈 이뮨(Intervene Immune)」의 최고과학책임자(CSO) 겸 공동설립자인 그레고리 페이(면역학)였다. TRIM은 2015년 5월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몇 달 후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스탠퍼드 메디컬센터에서 시작되었다.
가슴샘에 대한 페이의 열정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그는 한 논문을 읽었는데, 그 내용인즉 "과학자들이 성장호르몬분비세포(growth-hormone-secreting cell)를 시궁쥐에게 이식했더니, 시궁쥐들의 면역계가 외견상 젊음을 되찾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임상시험을 통해 그 연구결과를 뒷받침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는 데 놀랐다. 그로부터 10년 후, 마흔여섯 살이 된 그는 한 달 동안 자기 자신에게 '성장호르몬 + DHEA'를 투여해 본 후, 가슴샘이 약간 재생되었음을 확인했다.
이번에 수행된 TRIM에서, 연구자들은 치료기간 동안 참가자들에게서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혈액검사 결과, 모든 참가자들의 혈구수(blood-cell count)가 회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자들은 자기공명영상법(MRI)을 이용하여 처음과 마지막의 가슴샘 구성을 결정했다. 그 결과 일곱 명의 참가자에서, '축적된 지방'이 '재생된 가슴샘 조직'으로 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계를 되돌리다
'약물들이 참가자들의 후성유전학적 시계에 미친 영향'을 체크한다는 데 생각이 미친 것은 한참 후였다. 임상시험이 끝난 후, 페이는 호바스를 찾아와 후성유전학적 분석을 의뢰했다.
호바스는 네 개의 상이한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이용하여 각 환자의 생물학적 나이를 평가한 후, 모든 환자들이 모든 테스트에서 유의미한 역전(significant reversal)을 보였음을 확인했다. "내가 보기에, 이건 약물치료의 생물학적 효과가 확고함을 의미한다"라고 호바스는 말했다. 금상첨화인 것은, 임상시험이 끝난 지 6개월 후 혈액샘플을 제공한 6명의 참가자들에서,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내가 낙관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로 모든 참가자에게서 변화를 추적할 수 있었으며, 둘째로 모든 참가자에게서 효과가 매우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호바스는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미 메트포르민을 이용하여, 흔한 노화관련질환(예: 암,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하고 있다. 페이에 따르면, 칵테일에 포함된 세 가지 약물들이 각각 독특한 메커니즘을 통해 생물학적 노화(biological ageing)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한다. 「인터빈 이뮨」은 (상이한 연령대와 인종, 그리고 여성을 포함하는) 대규모 임상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가슴샘을 재생하는 것은, 면역계의 기능이 저하된 사람들(노인 포함)에게 유용할 수 있다"라고 페이는 말했다. 폐렴과 그밖의 감염병은 70대 이상 노인들이 사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혈액 중의 면역세포가 늘어났다니, 흥미롭다"라고 영국 해리엇-와트 대학교의 샘 파머(암 유전학)는 말했다. "이건 감염병뿐만 아니라 암과 노화에 전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엄청나게 많다."
※ 참고문헌
1. Fahy, G. M. et al. Aging Cell https://doi.org/10.1111/acel.13028 (2019).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638-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