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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일까 상황일까

[도서] 사람일까 상황일까

리처드 니스벳,리 로스 공저/김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신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다. 학교 건물 앞에 도움을 청하는 한 사람이 있다. 한 무리는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이동하도록 하고, 다른 무리는 시간이 넉넉한 가운데 이동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생각의 지도》, 《인텔리전스》의 리처드 니스벳의 책이라면 읽어봐야 한다. 비록 1991년에 출판된, 말하자면 꽤 된 책이라 해도 그렇다. 돌려 생각해보면 꽤 된 책을 20년이 지나서 다시 출판하고, 또 번역했다는 건 그럴 가치가 있다는 얘기도 된다. 더군다나 ‘사람일까 상황일까’라는 제목도 그럴 듯 하지 않은가.

 

리처드 니스벳과 리 로스가 쓴 이 책은 사회심리학의 교과서 격이다. 옮긴이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원전은 더 딱딱한 문장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내용도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내용을 전하고 있으며, 그것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그렇게 친절하지 않은 책인 셈인데, 전공의 내용을 쉽게 전달하려고 애를 쓰는 과정에서 본래의 취지가 희미해지고, 때로는 왜곡도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사회심리학의 태동과, 당시까지 사회심리학의 성취를 한 권의 책으로 보여준다는 취지를 생각해보면 이 책이 그렇게 부드럽지 않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더군다나 영 이해하지 못하는 전문 서적은 또 아니기도 하다.

 

일반인들, 여기의 표현에 따르면 아마추어 심리학자는 한 사람이 특정한 행동을 하는 이유를 그 사람의 성향에 기대어 설명하는 경우가 흔하다(“사람들은 자동적, 무의식적으로 행동 정보에 성향 해석을 부여한다., 278).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가 잘 안다고 여기는 사람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잘 예측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사회심리학은 사람 요인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상황에 대한 설명이 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는 데 더 정확할 수 있으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정확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앞의 신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그들이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라는 것이나, 그들 중 어떤 사람은 더 선한 사람이고, 또 어떤 사람은 더 냉정한 사람이라든가 하는 것과 상관 없이 시간이 넉넉한 학생들이 도움을 청하는 사람의 손을 잡는다는 결과를 나타낸다.

 

이 책은 이와 함께 개인의 일관성이라든가, 행동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라든가 하는 것들을 사회심리학의 실험을 통해서 밝혀낸 내용들을 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다들 심리학자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결국은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렇게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은 행동경제학에 따르면, 그것 역시 빠른 판단을 해야 할 필요에서 온 의미가 있는 것이긴 하지만, 멈춰 서서 그 원인을 다시 따져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 “이 교과서는 우리에게 사람이나 그들의 행동에 담긴 의미에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지 말라고 알려준다. (509)

 

거기에 더해 이 책은 사회심리학의 효용을 강조하고 있다. 학문, 특히 이런 인문학이 대학 강단이나 연구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느낌인데, 이 책은 사회심리학이 교육, 정책, 의학 등의 분야에서 적용 가능하며, 그만큼 세상을 바꾸는 데 효용이 있다는 예를 여럿 보여주고 있다. 그게 1991년의 상황이었고, 그 후로는 탈러의 《넛지》와 같은 책(비록 탈러는 자신의 분야를 ‘행동경제학’이라 칭하지만)이 그 가치를 더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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