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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를 바꾼 짐머만의 전보

[도서] 세계 역사를 바꾼 짐머만의 전보

바바라 터크먼 저/김인성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애초에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의 참전국이 아니었다. 1914 8월에 개시된 전쟁에 미국이 참전한 것은 1917년에 이르러서였다. 벨기에의 (예상 외의) 강력한 저항과 마른 전투 이후 독일의 파리 조기 점령이 실패로 돌아가고 전쟁은 참호전으로 지리한 양상을 띠었고, 그에 따라 무수한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영국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연합국과 독일은 막대한 피해를 뒤로 하고 소득 없이 전쟁을 그만둘 수 없었다. 어느 쪽이든 승리해야 했다. 변수는 미국이었다. 미국의 경우 아직 먼로주의가 유효한 상황이었고, 이상주의적인 윌슨 대통령은 중립을 선언하고 있었고, 대다수 미국 국민은 자신의 영토와는 멀리 떨어진 유럽에서의 전쟁에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신 전쟁이 어느 한쪽의 쏠림 없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이어지자 윌슨은 승리 없는 평화를 내세우면서 중재를 하려 했지만, 전쟁의 당사자들은, 특히 연합국 측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의 참전(참전한다면 연합국 쪽이었다)은 힘의 균형의 허물어뜨릴 게 분명했다. 그래서 영국은 미국의 참전을 고대했고, 독일은 어떻게 해서든 미국의 참전을 막아야 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참전은 왜 이루어졌을까? 여러 요인과 계기가 있었다. 그중에 독일 외무장관 짐머만의 전보도 있다. 짐머만이 미국 주재 독일 대사 베른스트로프에게 보낸 전문(電文)이 영국이 가로채고 암호 해독부서(40호실)에서 해독해낸다. 독일인 정체 중의 전황을 타개하고자 U-보트를 이용한 무제한 폭격을 앞두고 멕시코와 일본을 부추겨 미국과 전쟁을 일으키도록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미국의 참전을 막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이 미국으로 전해지면서 미국의 여론이 한쪽으로 쏠리고, 머뭇거리던 윌슨이 참전 결심을 하게 된다. 1차 세계대전 개전 한 달의 상황을 심도 깊게 파헤친(어떻게 해서 전쟁이 그리 오래 지속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그 한 달에 있었다고 본다) 8월의 포성』의 바바라 터크먼은(사실은 이 책이 『8월의 포성』보다 먼저 나왔다) 바로 이 짐머만의 전보야말로 윌슨이 유럽의 전쟁에 참전하게 되는 결심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본다(“중립이라는 그가 든 컵의 마지막 한 방울마저도 완전히 비우게 만든 것이었다.”).  

 

바바라 터크먼은 이 작은사건이 가져온 파급 효과를 다루면서 숨막히는 액션물처럼 쓰고 있다(무려 1950년대 작품이다). 구성부터가 그렇다. 먼저 짐머만의 전보를 확보하고 해독하고, 그것을 잠시 꿍쳐두는 장면까지 보여준다. 그런 다음 그 사건 이전의 상황을 쭉 보여준다. 1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관련한 여러 국가들의 상황과 함께 미국의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미국이 멕시코,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 보여주는데, 이는 짐머만의 전보와 관련하여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이 참전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독일이 무제한 U-보트 작전을 펼치게 되는 상황까지가 이어진다. 그리고 다시 짐머만의 전보가 다시 등장하고, 그게 공개되는 장면과 그 이후 미국에서 완전히 여론이 뒤바뀌고,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를 원하지 않던 윌슨 대통령이 하는 수 없이 참전을 선언하게 되는 장면(“정의가 평화보다 더 소중하다”)까지 이어지면서 책이 마무리된다.

 

역사가 어느 한 사건에 의해 확 뒤바뀐다는 시각은 진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양면의 날 같은 거라 생각한다. 그런 시각은 역사를 흥미롭게 볼 수 있게 하기도 하지만, 역사를 단편적으로 보게 할 위험성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바바라 터크먼이 지적하고 있듯이 짐머만의 전보 사건이 없었더라도 미국은 참전했을지 모르지만, 시점이 중요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역사의 흐름을 뒤집는 한 사건에 대한 집중적 분석은 흥미만큼이나 중요한 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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