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백하지 않았다. 영화 관객은 모두 그걸 알게 되지만 그녀를 비난할 수 없다. 그녀를 변호하고 무죄를 이끌어낸 딸이자, 변호사 역시 비난하지 않는다. 영화니까 가능한 설정이다. 영화이므로 우리는 그런 상황에 고개를 끄덕이고, 인정한다. 영화이므로 우리는 용서한다. 사실 결백이라는 것도 상대적인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을, 영화에서는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연출의 힘이고, 또 연기의 힘이다. 이 영화에서도 특히 연기의 힘이 도드라진다. 배종옥과 허준호의 연기는 그들이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이 연기한 인물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한다. 연기를 연기로 여기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