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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것들의 세계

[도서] 굉장한 것들의 세계

매슈 D. 러플랜트 저/하윤숙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현대의 생물학에서 생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하고 기술하는 것은 찬밥 취급이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연구비를 받기도 힘들고, 좋은 과학 저널에 싣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에선 더더욱 그렇다. 코끼리를 연구한다고, 박쥐를 연구한다고, 문어를 연구한다고 연구계획서를 쓰고 큰 연구비를 받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은 무엇인지, 가장 작은 생명체는 무엇인지, 제일 빠른 것은? 제일 소리가 큰 것은? 그런 질문들은 어쩌면 초등학생용 과학 교양서 정도에 어울리는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생물들에 대한 탐구,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다니는 것이 의미 있다는 것을 메슈 D. 러플랜트는 잘 보여주고 있다. 바로 이 책 굉장한 것들의 세계에서. 러플랜트는 노화생물학자 데이비드 싱클레어와 함께 노화의 종말을 낸 바가 있다. 거기서는 싱클레어의 연구에 대해서 뒤에서 함께 쓰는 입장이었다면 여기서는 과거의 직업인 기자와 현재의 언론학 교수로서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면서 온갖 생물들에 대한 탐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가 찾아나선 생물들은 그냥 생물들은 아니고, ‘superlative’ 바로 최상위 생물들이다. 가장 큰 것들, 가장 작은 것들, 제일 오래 사는 것들, 가장 빠른 것들, 제일 시끄러운 것들, 가장 강인한 것들, 치명적인 독을 가진 것들, 그리고 똑똑한 것들. 그야말로 경이롭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생물의 세계다.

 

그런 생물들이 어떤 것인지 언뜻언뜻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러플랜트가 언급하는 것들에 그렇게 떠오르는 생물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코끼리라든가 대왕고래(가장 큰 것들), 돌고래나 문어(똑똑한 것들). 그런 것들이다. 그런데 그런 상식적인 것 말고도 다양한 생물들이 각 분야에서 최상위에 존재하는 생물로 소개된다.

 

사실 가장이라는 최상급을 쓰게 되면 한 가지 밖에 있을 수 없지만, 어떤 것을 보더라도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장 똑똑하다는 것을 어떤 측면에서 볼 것이며, 또 그것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는 무척 주관적이다. 또한 가장 빠른 것은 또 어떤가? 얼마만한 거리를 기준을 삼을 것인지, 아니면 순간 속도로 할 것인지, 몸 길이에 비례해서 판단할 것인지 등등에 따라서 가장 빠른 생물도 하나가 아니라는 게 당연해진다. 다른 것들도 모두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책에서 우리는 무척 다양한 생물들을 만난다. 그런 생물들을 발견하고 그런 특성을 알게 되기까지의 사연도 듣게 되고, 그 동물, 식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런 특성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말하자면 다 이유가 있으며,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걸 우리는 진화라고 부른다. 그 진화의 극단에 있는 생물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생물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커다란 생물도, 가장 작은 생물도, 오랫동안 살아온 생물도, 가장 빠른 생물도,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생물도, 그리고 심지어 가장 강인하다고 여겨지는 생물마저도. 러플랜트가 강조하는 것은 그런 생물들에 대한 연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것이다. 코끼리가 암에 걸리지 않는 이유를 통해 암 치료법 연구를 하고, 오래 사는 생물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노화와 관련짓는다. 치명적인 독을 만들어내는 생물들에 대한 연구는 그 독을 약으로 바꾸는 연구와 이어진다. 러플랜트는 모든 최상위의 생물들은 어떻게든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직접적으로 인간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든 분야에서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기껏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연구도 아니며 초등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자료 정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멸종되어 가는 그 생물들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멸종을 막아야 하는 이유는 어떤 막연히 그래야 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이유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꼭 도움이 되어야만 어떤 생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내지는 초등학생용 과학도서에 그림 한 장을 넣고, 한 줄의 설명을 넣기 위해서도 이런 동물, 저런 식물 들을 찾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는 과정에서 그 연구의 쓸모를, 과학자들은 찾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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