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크리에이티브

[도서] 크리에이티브

아구스틴 푸엔테스 저/박혜원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인간은 동물이다. 분류학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정의다. 하지만 또한 인간은 예외적 동물이다. 인간이 예외적이라는 얘기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만물의 영장으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진화 과정을 통해서 분명하게 다른 길을 걸어온 것만은 분명하다. 그것다면 과연 무엇이 인간을 이렇게 예외적인 동물을 만들게 되었을까?

 

노트르담대학교의 인류학자 아구스틴 푸텐테스의 답은 명확하다. '창의력! 다른 동물에서 창의적 행동을 전혀 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창의력은 그런 다른 동물의 창의력과는 다른 수준이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은 아니지만, 지금 지구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은 인간이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창의력 때문이다. 최초의 인류라고 인정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또는 다른 인류 조상종)으로부터 현생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도구를 만들고 공동체를 이루어 협력하고, 상상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기획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혹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언어이고, 그 언어는 다시 인간의 창의력을 다른 수준으로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은 예술과 종교, 과학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아구스틴 푸엔테스가 가장 먼저 주목하는 것은 돌칼이다. 그저 돌멩이에 불과한 재료를 가지고 예리한 칼날로 바꾸는 기적과 같은 일을 해낸 것이 바로 다름아닌 인간이라는 것이다. 올도완 석기, 아슐리안 석기는 언뜻 보면 그저 쪼개어진 돌멩이 같지만, 그것들을 모아보면 목적으로 가지고 시간을 오래 투입하며, 계획적으로, 집단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바로 그 돌칼을 만드는 과정에서 비롯된 인간의 창의력은 함께 식사하면서 서로 길들이는 삶으로 이어졌다. 인간의 폭력성은 전쟁을 불러일으켰지만, 또한 폭력성을 자제하는 능력을 키워 동시에 평화를 추구했고, 성가시지만 경이로운 창의적인 성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가 인간 창의력의 결정판으로 얘기하는 것은 종교, 예술, 과학이다. 우리가 얼핏 생각하기에 이것들이 인간 진화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에야 습득한 것이라 여기지만, 여러 증거를 미루어보건대 인류 진화 초기부터 종교적 심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예술 작품을 남기고, 향유하고, 또한 과학적 발견과 응용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간은 그렇게 예외적 동물의 길을 걸어 왔다는 것이다.

 

아구스틴 푸엔테스는 스티븐 핑커(우리 본성의 착한 천사)나 브라이언 헤어(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뤄트허르 브레흐만(휴먼카인드)처럼 인간의 선량한 본성을 크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고, 짓밟으면서 현재의 위치에 이른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통해 협력하며 창의력을 더욱 고양시켰다는 점에서 비슷한 궤에서 인간을 바라본다. 인간이 그렇다는 것은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자만심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창의력이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것, 상호 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지금까지 수백만 년 동안 인류 성공의 공식을 이어가는 길인 셈이다. 아구스틴 푸엔테스가 하고 싶은 말은 그 것이라고 본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