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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계몽

[도서] 지금 다시 계몽

스티븐 핑커 저/김한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014년 이맘 때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읽을 때 다소 충격적이있다. 아주 좋아하던 과학저술가 매트 리들리의 이성적 낙관주의자를 읽으면서 조금 어안이 벙벙했던 터였다. 그런데 스티븐 핑커는 많은 데이터 자료들을 동원해서 우리 인류는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입증하려 했다. 스티븐 핑커가 얘기하는 ''선한 천사''는 트허르 브레흐만의 휴먼카인드나 브라이언 헤어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본성적 선함 같은 것은 아니다. 인류가 본성적으로는 어떨지 모르나 이성적으로 이렇게 나아져 왔다는 것이었다.

 

지금 다시 계몽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기초를 유지한다. 데이터를 통해서 세상이 나아져 왔음을, 그리고 그 추세가 가파라지고 있음을,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추가하고, 강조하는 것은 그 추세가 무엇을 향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바로 이성, 과학, 휴머니즘, 그리고 진보다. 그것들은 계몽주의라고 하는 세계관에 기초한 것이다.

 

계몽주의 (Enlightenment)라고 하면 18세기, 19세기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이념이라고 알고 있다. 이 계몽주의에 기초해서 프랑스대혁명과 미국혁명 (독립)이 성공했다고 배웠다. 스티븐 핑커는 바로 이 어쩌면 고색창연해 보이기도 하는 계몽주의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것도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더 큰 타당성을 지닌 믿음과 가치관이라면서, 스티븐 핑커가 이야기하는 계몽주의는 "감히 알려고 하라!(Sapere Audel)''라고 하는 모토에서 비롯한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이성을 이용하고, 과학을 활용하려는 노력이며, 그것이 휴머니즘이라는 인간 중심적 가치관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집단보다는 개인에 더 비중을 두고, 야만적 관행을 점전직으로 중지시킨다.

 

우선 스티븐 핑커는 엔트로피와 진화, 정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것들을 이해하지 않으면 인간 조건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엔트로피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원리이지만, 인간은 지식을 통해 에너지를 획득함으로써 엔트로피에 저항할 수 있게 되었다( 극복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에너지 획득 능력의 향상은 인간 운명의 양상으로 연결되었다. 진화라는 놀라운 개념은 인간이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주지만, 동시에 그것을 이해하는 것의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냄으로써 다른 동물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이해에 기초해서 스티븐 핑커는 다시 우리 세계가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수명과 건강에 관해서, 식량 사정과 부)에 관해서, 불평등의 극복과 평등권에 관해서, 환경에 관해서, 평화에 관해서, 안전과 테러리즘에 관해서, 민주주의에 관해서 지식의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관해서, 행복감과 실존적 위협(우울증으로 대표되는)에 관해서, 그리고 진보에 관해서. 이 모든 것이 일관되게 현대 사회에 들면서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스티븐 핑커의 해석이다. 사람들은 이 세계가 과거보다 더 불평등해지고,

 

위험해지고, 또 소외되고 있다고 생각해지만 그것은 단지 "가용성 휴리스틱 편향과 부정 편향' 때문에 그런 것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데이터는 세계가 점점 더 평등해지고, 덜 위험해지고 있으며, 소외감도 그리 나빠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좀더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여기서는 물질적인 것에서 비물질적인 것에까지 그 방향성을 따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조심스럽게 읽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진보'에 관한 것이다. 흔히 진보는 좌파와 연관시키지만, 스티븐 핑커는 우파뿐 만 아니라 좌파 역시 비판 대상이다. 그가 말하는 진보란 정치 이념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으로서 가치를 갖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의 진보는 기대 수명이 증가하는 것, 빈곤에서 벗어나는 것, 남녀가 보다 평등한 권리를 갖는 것. 더 많은 교육을 받는 것 등등 되풀이되는 발견과 개선의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분명 진보주의자이지만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사회주의를 반대한다. 그리고 동시에 트럼프와 같은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을 혐오한다. 또한 니체(의 사상)를 비판한다.

 

스티븐 핑커는 그런 진보를 향해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어떤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토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수학을 기억하라. 일화는 추이를 대신하지 못한다. 역사를 기억하라. 어떤 것이 오늘 나쁘다고 해서 그것이 과거에 좋았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철학으 기억하라. 누구도 이성 같은 것은 없다고 추론하거나, 신이 명했으니 이것이 진리이거나 선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리고 심리학을 기억하자. 우리가 아는 게 아는 게 아닌 경우가 많고, 특히 동지들도 그렇다고 알고 있을 때 그렇다.” (682)

 

세상의 긍정적인 요소에 대한 발견과 옹호, 그리고 방향성에 대한 굳건한 믿음, 이것이 이 책이 이야기하는 바다. 그러나 이것만 읽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무조건적인 낙천주의는 아닌, 우리가 과학에 기대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한에서, 부단히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 역시 빠뜨리지 말고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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