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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였는데, 인상적인 것 중 하나가 건물에 관한 것이었다.

정면에서 보기에는 매우 자그마한 식당이나 가게라고 생각해서 들어갔는데 상당히 큰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니까 매우 앞뒤로 긴 건물인 셈인데, 들어간 건물들이 모두 그런 식이었다(렘브란트 생가까지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도시에 대한 미시인문학자 로먼 마스와 커트 콜스테트의 촉수는 이런 데까지 뻗쳤다(도시의 보이지 않는 99%).

 

세금 때문에 설계가 달라진 건 영국만의 일이 아니다. 네덜란드 운하 주택은 오늘날 암스테르담을 대표하는 건물이지만, 아름답게 보이려고 그렇게 지은 것이 아니다. 건물의 높이나 깊이보다는 정면 벽의 면적에 비례해 세금을 매긴 탓에 조세 부담을 줄이고자 좁고 높고 길게 지은 것이다. 이 때문에 계단이 좁아지면서 가구나 물건을 위층으로 옮기는 기중기를 건물 외부에 설치하게 되었다. 옛날에 만든 고리와 도르래가 지금도 많은 건물 외벽에 달려 있다. 자갈 포장도로를 따라 좁게 지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그림 같은 모습은 현대 관광객들에게 안락한 도시 체험을 제공하려는 비전에 따라 탄생한 것이 아니라 세금을 줄이기 위한 창의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249~250)

 

그러고 보니 건물 꼭대기마다 한 가운데 달려 있는 구조물을 보고 무엇에 쓰는 건지 궁금했던 기억도 있다. 그 이유를 궁금해하고 알아본 로먼 마스와 커트 콜스테트는 책을 쓰고, 잠깐 궁금해하기만 한 나는 책을 읽는다.

 


 

도시의 보이지 않는 99%

로먼 마스,커트 콜스테트 저/강동혁 역
어크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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