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내가 읽은 책들 가운데 올해의 책을 선정해봤습니다.
올 한 해 모두 257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쓰레기 같은 책은 한 권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더 정성스레 읽은 책도 있고, 대충 읽은 책도 없지는 않습니다.
읽고 나서 금방 잊어버린 책도 있지만, 많은 책들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더 기억에 많이 남는, 나중에도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책을 골라봤습니다.
군지 메구의 《나는 기린 해부학자입니다》와 재영 책수선의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전문가의 이야기입니다. 말할 수 없는 감동이라기보다는 책임감에 대한 공감이 컸습니다.
노마 필드의 《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
일본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이 책은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내부적인 시선과 외부적인 시선이 교차하는 책으로 일본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박균호의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박균호 선생의 책을 이 책으로부터 해서 거의 다 읽었습니다. 책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책이 우리에게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핼 볼 수 있었습니다.
찰스 다윈(신현철 역주)의 《종의 기원 톺아보기》
오랜만에 《종의 기원》을 정독한 데 의의를 둘 수 있다. 신현철 교수의 역주는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고, 조금 방해가 되기도 했다.
이지은의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 《액자》, 《기억의 의자》, 《오늘의 의자》
이지은의 책들을 만난 것이야말로 책읽기와 관련해서 올해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다.
아모스 오즈의 《유다》
처음으로 읽은 이스라엘 작가의 소설이다. 유명한 작가이지만 몰랐던 작가다. 예수를 배신한 유다와 이스라엘을 배신한 아브라바넬을 비교하며 배신이란 과연 무엇인가, 옳고 그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다.
프랭크 스노든의 《감염병과 사회》, 무하마드 자만의 《내성 전쟁》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감염병, 바이러스, 세균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많이 읽기도 했다. 비슷비슷하면서도 다른 책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책이 바로 이 두 권이다.
존 그리빈의 《과학을 만든 사람들》
과학사가 가슴을 뛰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 방대하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은 과학사. 누구에게라도 권할 수 있다.
김혼비와 박태하의 《전국축제자랑》
뭐랄까. 유쾌하면서도 진지했다. 교훈적이지도 않으면서, 심금을 울리지 않으면서도 잔잔하게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