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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술

[도서] 개와술

쑬딴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대기업을 멀쩡히 다니던(정말 멀쩡히 다녔는지는 의심스럽지만) 한 직장인이 마흔이 넘어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와 동네 책장을 차린다. ,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직장 관두고 무얼 한다는 게 요즘 세상에 드문 일은 아니니.

 

첫 번째 책을 내면서 매년 책을 내겠다고 약속을 한다. 굳이 지킬 필요도 없는 자신에게 한 약속이지만 그는 지킨다. 두 번째 책을 낸다.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자신과 함께 한 동지 이야기다. 바로 ’!

 

술 이야기라면 할 얘기가 참 많다고 할 인간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나라고 다를까?).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들고 책장을 펴들었다. 도대체 이 인간은 술을 얼마나 마셨길래, 술 마시고 무슨 인생 얘기를 논할 거길래... 그런데 는 도대체 무얼까? 안쪽 표지에 개랑 있는 모습을 저자 사진으로 썼으니 개 이야기도 꽤 나오겠군. <개는 훌륭하다> 버금가는 드라마틱한 사연이 개와 있었나?

 

개 이야기는 딱 한 차례, 그것도 조연으로 등장하고 만다. 아니다. 자신을 로 표현하고 있으니 여기 실린 스물 다섯 편의 이야기(번외 편에 해당하는 글 꼭지를 제외하고)에 모두 개가 주인공인 셈이다. 게다가 화자이기도 하고. 이 사람이 술 마신 이야기를 읽으며 장면을 떠올리면, 사실 라는 표현이 그다지 과하단 느낌도 들지 않는다(미안하다).

 

많은 술을 마셨더랬다. 쑬딴 얘기가 아니고 내 얘기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온갖 사연을 부쳐 마셨다. 사연이 없이도 마셨다. 술이란 게 사연인 경우도 많았다. 쑬딴이 술 마신 이야기를 읽으며, 몇몇 장면들이 떠올랐다. 대체로 낭만적인 장면이 아니라 좀 창피한 장면들이다. 여기와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 정도라야 술 마신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 수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많은 나라를 다니며 다양한 술을 마셔보지도 못했다. 외국에서 인사불성? 꿈도 못 꿨다. 그래도 학회 참석차 가본 외국 도시들에서 술을 마시면 늘 로컬 맥주를 찾았다. 그게 그 도시에 대한 기억을 더 생생하게 했다. 마치 쑬딴이 술 마시고 깽판(?) 친 사연으로 그 도시를 더 기억하듯이. (그러니 나의 도시에 대한 기억은 덜 생생할 수 밖에 없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술 마시고 사고 친 얘기들인 것 같지만, 결국 다 읽고 보면 이 사람이 세상을 바라본 얘기다. 그게 술이랑 관련이 있어서 그렇지, 고민이 있었기에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며 고민했다. 좋은 사람이 있기에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며 좋은 사람을 만났다. 술이 있어 술을 마셨고, 술을 마셨으니 술이 따라왔다.

 

, 그렇게 거창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이 양반이 마신 술 중 어느 하나라도 나도 마시고 싶다면 좋은 정보가 될 게다. 이를테면 뉴델리에서 킹피셔라든가, 독일 뮌헨에서 옥토버페스트를 즐긴다는 것 하는 것 말이다. 혹은 이탈리아에서 경찰에세 삥 뜯기지 않게 조심한다든가, 두바이에 가면 절대 술 마시고 몰을 통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말이다. 이것도 배울 점인가? 굳이 그런 배울 점을 찾지 않더라도 그냥 재밌게 읽어도 좋다. 결국 술 이야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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