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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도서] 행복의 지도

에릭 와이너 저/김승욱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우리나라에서 슈퍼베스트셀러가 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에릭 와이너가 쓴 첫 번째 책이다(‘슈퍼란 말을 붙일지 조금 고민했다. 우리나라의 독서 인구 수준에서 슈퍼베스트셀러라는 게 존재할 지가 의문이라서). 사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아직 읽지 않았고, 에릭 와이너의 책으로는 천재의 지도부터 읽은 터이다.

 

에릭 와이너는 행복이라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많은 철학자, 사회학자, 종교가, 아니 모든 직업의 수많은 사람들이 던진 질문이다. 에릭 와이너도 똑같은 질문은 던지지만, 기자 출신의 철학적 여행가’(저자 소개가 그렇다)답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세계 곳곳을 찾아다닌다. 행복에 관해서 무엇인가를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나라들이다. 행복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있는 나라(네덜란드), 행복지수가 높다고 하는 나라(스위스, 부탄, 아이슬란드 같은 나라들), 행복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도, 태국, 카타르 같은 나라), 행복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은 나라(그럼에도 신경 쓰는 나라. 영국 같은 곳), 그리고 전혀 행복하지 않은 나라까지도(몰도바). 그리고 돌아온다. 자신의 나라, 미국으로.

 

그는 그 나라의 형편을 보고,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들을 만나서 질문을 한다. 행복한지,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혹은 왜 행복하지 않은지. 그리고 모든 나라에서 서로 다른 답을 듣는다. 아니 모든 사람에게서 다른 답을 듣는다고 해야 옳겠다. 어떤 나라에서는 부터 들먹이지만(돈이 넘쳐나는 카타르와 너무 가난한 몰도바 같은 나라다), 아예 돈 같은 것은 행복의 조건에 포함시키지 않는 나라도 있다. 사실 그런 나라는 대체로 가난하지 않다. 스위스 같은 나라 말이다. 그러나 부탄 같은 나라를 생각하면 또 부자여야만 돈에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처음으로 행복을 추구할 권리’(‘행복할 권리는 아님)를 헌법에 명시한 나라가 미국이라면 부탄은 정부 공식적으로 행복지수를 도입한 나라이기도 하다. 또 부탄은 종종 가장 행복한 나라(적어도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답변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에릭 와이너는 그 이면의 다른 모습들을 본다. 국가가 행복을 최대 목표로 삼았다고 해서 반드시 국가가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인상 깊은 나라는 아이슬란드다(스위스는 너무 적막하다). 스위스보다 더 적막할 것 같은 아이슬란드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따뜻한 나라인 듯하다. 사람 사이의 관계 때문에 그런 듯하다. 출근길에 아는 사람들하고 인사하느라 30분이 늦어지는 나라, 그래도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 나라.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으며, 실패하더라도 비난보다는 격려를 받는 나라. 적어도 에릭 와이너는 아이슬란드를 그렇게 보았다. 반면에 카타르에서는 껍데기만 본다. 카타르인은 보지 못하고, 카타르인을 위해 일하는 외국인들만 잔뜩 만나게 된다. 가난하게 살다 갑자기 돈의 홍수를 만나게 된 벼락부자가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지만, 과연 그게 행복인지에 대해서 심각한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카타르 편에 부제를 행복은 복권 당첨이다라고 한 것은 일종의 비아냥이다(물론 몰도바의 입장에서는 부러움이다).

 

그렇게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행복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나름대로 답을 찾고자 한 에릭 와이너는 미국으로 돌아와서 여행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생각에 잠긴다. 과연 행복을 위한 낙원이란 존재하는가? 사람들은 그곳을 찾아다닌다. 낙원이 아니라도 낙원 비슷한 곳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찾는다(이를테면 노스캐롤라이나의 애슈빌 같은 곳). 하지만 그곳은 그렇게 찾아온 사람들로 원래의 모양새를 잃고 만다. 그래서 에릭 와이너는 낙원은 움직이는 과녁이라고 쓰고 있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다.

행복은 명사도 동사도 아니다. 접속사다.”

말하자면 행복한 사람은, 사회는 관계에서 온다는 얘기다.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돈도 필요하고, 지리적 여건도 필요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행복은 세상과 단절되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적어도 에릭 와이너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체험하며 얻은 답이다. 나는 이 뻔할 수 있는 결론을 신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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