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블로그

리뷰 당신이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복도식 아파트』

  ‘집’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에 살면서, 집은 이 한 몸 편하게 쉴 곳을 넘어서서 자산의 의미가 크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 테지만, 내가 경험한 사람 대부분은 그렇다. 어쩌면 나 역시도 집의 의미를 그렇게 새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그 자산이란 집은 언제나 타이밍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집값이 어떻게 될 건가 하는 물음에, 많은 이가 이렇게 말한다. 집(아파트)이란, 내가 살 때가 가장 싼 거라고. 그 말이 정말 맞나? 이상하게도 내가 사고 나면 더 하락하는 게 집값이 아니었나? 거의 1년 동안 이 도시에서 새롭게...

2023.03.21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아내 죽이기

  그 남자는 죽었다.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어떻게 떠났을까 싶지만... 이곳을 떠나 저곳으로 가면서, 남자는 그 중간 지점에서 머무른다. 그가 천국행일지 지옥행일지 모르겠다. 그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그가 머물던 곳에서, 그는 부부가 함께 죽으면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인간이 참 그렇다. 처음에는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온 게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욕망으로 뒤바뀐다. 그는 천국으로 갈 수 있었을까? 그 욕망은 어디로 향하게 되었을까? 마음은 ...

2023.03.20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리뷰 가깝고도 먼...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팔순이 된 엄마는 지금도 TV를 보면서, 방송에서 휘리릭 지나가는 레시피를 적는다. 엄마의 노트는 벽에 걸린 큰 달력이다. 지나간 달의 달력 한 장을 쭉 찢어서 접어놓았다가, 갑자기 뭔가 적어야 할 일이 생기면 접어둔 달력을 얼른 꺼내어 적기 시작한다. 보관하기 편하게 노트에 적으라고 사다 드렸는데도, 엄마의 손에 가장 먼저 잡히는 건 찢어놓은 달력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습관이라고 여기면서도 나무라지 않았다. 엄마가 편하다면 그게 맞는 거지. 어느 날 엄마의 레시피 노트(?)를 보다가 한참 시선이 머물렀다. 거품을 ‘버끔’이라고 적...

2023.03.14 공감 횟수 3 댓글 수 2

리뷰 모든 소통의 언어가 필요하다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말이 필요없는 세상을 상상한 적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게 되는 게 일상이면 좋겠다는, 아주 철없는 생각을 하던 때였다. 때가 덕지덕지 묻은 어른이 된 후에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게 사람의 마음이고, 그 마음을 모를 때 오해와 다툼이 생기는 거라고. 적당한 말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하기도 하고 서로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기도 할 텐데, 이상하게 그 말은 적당하지 못해서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너무 모자라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말이 되기도 하고, 너무 넘쳐서 듣기 싫은 말이 되기도...

2023.03.06 공감 횟수 1 댓글 수 1

리뷰 [세트] 하트 크러시 (총3권/완결)

  출간되었다고 하면 일단 한번은 믿고 보고 싶은 작가의 작품이다. 이번 작품도 재밌고 유쾌하게 읽혀져서 재밌었는데, 대여로 봐서 그런지 소장을 못하게 되어 조금 아쉽다는 것...?   흉부외과에 새로운 교환교수 주헌이 온다. 다온은 술김에 마음에 담아두었던 그에게 고백하는데, 감히 교수에게? 그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던 게, 이제 주헌은 돌아갈 사람이니까. 이제 가면 그만이고, 가면 다시 못 보니까 고백이나 한번 해보는 게 어때서?! 이제 안 볼 사이니까 이 정도 마음 표현 한번 해보고 말지. 그런데...

2023.03.06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리뷰 4인칭 관계자 시점 1

  잠깐만 분위기 좀 맛보고 읽어보려고 1권만 구입했는데, 시간이 되면 후속편도 계속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궁금증이 생기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어느 날 아침에 잠에서 깨지 않는 어머니의 긴 잠에 의문을 갖는다. 사실 의문이 생긴다고 해도 의료진도 찾지 못한 이 상황의 원인을 주인공이 찾아내기는 어려울 터. 이게 기회였을까. 주인공은 그동안 어머니가 감춰왔던 비밀에 접근하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늘 궁금했던 그였기에, 이 비밀을 앞에 두고 호기심이 일어나는 건 당연했다.   어머니의 일기장과 아날로그 카...

2023.03.06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리뷰 나선계단의 비밀(개정판)

  작가가 미국의 아가사 크리스티라고 불리던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글쎄... 재밌긴 하지만, 내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모든 작품을 다 읽은 게 아니어서 섣불리 비교하기는 어렵겠다. 다만, 일단 이 작품 자체만으로도 재밌게 읽을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써진 시대의 배경을 생각하면 현대의 사고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야 할 듯아다.    이미 여러 번 영화와 된 적이 있었다고 하니, 그 재미는 보증된 셈이기도 하다.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드러운 부분도 많고, 군데군데 위트 있...

2023.03.06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리뷰 [최근담] 꿀로 무거워져

어떤 일은, 그대로 묻어두었을 때 더 빛이 나기도 한다. 이상하게도 이들이 찾지 못한 것이 왜 자꾸만 가슴에 남으려고 하는지...   화자인 ‘나’는 제주도에 사는 이모 집을 방문하고, 미뤄두었던 외할머니 유품 정리를 시작한다. 오래된 가구의 잠겨진 서랍도 열어보고, 퀴퀴한 냄새의 근원을 찾아 코를 킁킁거리기도 하면서. 처음 이모 집의 문을 열었을 때 냄새가 난다고 말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오래된 것에서 나오는 냄새겠지. 그러면서 열게 된 창문 너머로 보이는 현수막. 그저 부동산 불경기에 나붙은 것이겠거니 하...

2023.03.01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라고 말하는 그의... 『조용한 날들의 기록』

어느 날 보니, 저자의 책이 많이 출간되었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니 저자의 책을 읽은 지 한참 되기도 해서 궁금했던 참에 이 책을 만났다. 두께도 상당했지만, 내가 읽었던 전작의 느낌을 떠올려 그의 차분한 말투 속의 경건함(?) 같은 분위기 다시 만나고 싶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투는 여전했고, 그의 철학은 감히 내가 평가하기 어렵지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그는 앞으로 무슨 말을 더하고 싶을까 하는 궁금증이 잠깐 생기기도 했지만, 어렴풋한 생각으로는 어쩌면 이 책의 그의 마지막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

2023.02.28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간단평] 메데이아

아직 다 읽지 못해서 일단 간단평으로 작성한다.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이라는 설명에, 그래 이쯤은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덤볐다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1년째 읽고 있다. ㅠㅠ   에우리피데스 걸작 모아놓은 선집이면서, 이 책에는 3작품이 실려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의 매력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겠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고 하니, 완독하는 게 목표이면서도 이 작가 작품의 매력을 찾아보는 건 덤이겠다. 일단은 완독을 목표로 나머지 부분까지 읽어가고 있다. 고전을 읽는 이...

2023.02.28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저 길고양이들과 함께

  작가의 전작 두 권을 펼쳐들었다가 완독하지 못했다. 주변 독자들의 추천으로 고민도 하지 않고 손을 뻗었건만, 아직은 내가 이 장르에 편견이나 주저함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독자는 아니었나 보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게 이 시리즈다. 앞서 곽재식 작가의 글도 그랬지만, 이 시리즈의 장점은 분량이 적기도 하지만, 이 장르의 입문자에게 부담없이 다가와줄 수 있다는 거다. 특히 심너울 작가의 다른 작품들 조금은 고민이라면 이 작품 먼저 만나봐도 괜찮을 듯하다. 장르의 접근도 쉽지만, 분량이 적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2023.02.28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리뷰 그러니까, 마음의 문제였던 거야 『안아주는 말들』

‘다정하고 조용한 말에는 힘이 있다.’라는 문장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이미 아는 말인데, 매번 경험할 때마다 새삼스러운 말이기도 해서 말이다. 왜 말로 상처받고 왜 말로 위로받는지, 말 한마디가 어떤 감정을 불러오기에 우리는 항상 이 ‘말’에 흔들리고 눈물을 흘리게 되는지.   정신과 의사라는 저자의 이력이 이 책을 펼치게 했다. 누구라도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마음을 나눌 수 있지만, 전문가의 시선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듣고 위로해주는 건 조금 다른 차원의 일이 아닐까 싶어서다. 흔히 말하는 시장통 상담이 아니...

2023.02.26 공감 횟수 2 댓글 수 1

리뷰 하얀 이빨

  한국 작가 21인과 중국 작가 12인이 쓴 100편의 환상적인 이야기들이라는 타이틀이 궁금했는데, 짧은 이야기들 속에 각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에 만족감을 느낀다. 다 읽지는 못했는데, 이름이 익숙한 작가들이 있어서 친근한 마음으로 펼쳐들게 되니, 이 장르에 대한 불편함이나 거부감은 잠시 넣어두어도 좋겠다.   사실 SF 장르가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어서 많은 걱정이 있었다. 그동안 만나온 작품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읽은 책이 많지 않았는데, 이 시리즈는 조금씩 적응하는 자세로 만나봐...

2023.02.26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스크랩] [서평단 모집]『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2023.02.20 공감 횟수 1 댓글 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