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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도서] 피프티 피플

정세랑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왜 이렇게 닮았냐... 이 많은 사람이 한권에 책에 녹아들어 내는 목소리가 너무 가까이에서 들렸다. 그래서 듣기 좋았는데, 또 그래서 화가 났다. 이런 삶을 이해하는 내가 괜히 싫어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우리가 겪는 많은 일을 그대로 목도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거듭 확인시켜주는 기분이 들어서 우울했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한 건, 이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마무리하는 작가의 방식이다. 절망할 것 같은 순간에도, 화를 내야할 것 같은 순간에도, 그저 또 무던하게 살아가는 태도를 보이면서 긍정의 느낌을 선사한다.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마지막에 보이는 감정들이 비슷했다. 불행, 정말, 상처, 아픔. 온갖 불운의 아이콘이 집합한 듯한데, 그것들을 관조하는 듯한 표정의 주인공들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게 현실을 회피하거나 도망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게 우리의 몫인 것처럼 보였다. 그게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를, 아니, 그렇게 받아들이고 사는 게 우리에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만 같은 기대.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병원의 곳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담겼다. 병원의 환자나 보호자로 찾아든 사람들의 감정도 같이 한다. 병원이라는 공간이 어떤 기대보다는 아픔과 절망을 먼저 떠올리기 쉬운데, 그마저도 작가는 희망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우리에게 죽음보다 삶을 먼저 떠올리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의사와 환자와 보호자와 그 외의 사람들로 구성된 인물들 50명이 은근히 얽혀있다. 아예 모르는 관계도 있다. 그런데 이들의 행보를 보고 있다면 그 모르는 관계 속에서도 마치 서로 알고 있던 관계처럼 여겨도 이상할 게 없어 보였다. 그 안에서 발견하는 우리의 모습에서 전혀 낯섦을 느끼지 못할 테니까.

 

사람들. 살면서 겪고 부딪히는 많은 사람이 우리의 아픈 감각을 채우는 경우는 많겠지만, 또 그런 사람 속에서 엮여가는 게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싶다. 사람으로 인해 빠져나가는 것들이 또 사람으로 채워지는 게 우리 인생이고 일상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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