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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데이브

[도서] 유진과 데이브

서수진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어렵게 미술 공부를 한 유진은 그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계속 좌절한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어서 도망치듯 호주로 떠난 그녀는 그곳에서도 미술 관련이 아닌 카페에서 일한다. 카페 일이 끝나고 펍에서 술을 마시는 게 그녀의 일과였다. 그러던 술집에서 쫓겨나듯 나온 데이브와 술집 앞에서 마주치고, 전혀 모르던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이국에서 만난 연인과 사랑을 완성해가는 상상은 한 번쯤 해봤던 일이다. 하지만 유진과 데이브가 보여준 건 환상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 남녀의 모습이었다. 문화 차이도 극복해야 했고, 삶의 질문에 대한 답도 찾아야 했다. 서로의 집에 초대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 달랐고, 그 의미를 알게 되면서 확인하는 사실도 힘들었다. 서로 사랑에 빠진 이유는 단순했지만 명확했고, 우리 역시 같은 이유로 사랑한다. 그런데도 이들의 사랑은 현실에서 겪는 일의 답을 찾아줄 정도로 색을 분명히 하지 못했다. 그들이 시작한 사랑의 색은 조금씩 옅어졌고, 행복은 점점 사라졌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두 가지 문제를 지켜보게 된다. 서로 다른 가치관의 문제와 자기 삶을 완성하는 문제. 특히 유진은 미술을 내려놓을 수도 없는 마음을 갖고 살다가 호주에서 지내면서 그림을 잘 그릴 수도 있을 거로 생각했을 듯한데, 정작 그곳에서 마주한 건 은근한 인종차별과 여전히 현실에서 미술을 완성할 수 없는 괴리감이었다. 처음 데이브가 유진 앞에서 꺼내놓은 자기 일에 관한 고민을 털어놨을 때, 누구보다 데이브가 유진의 고뇌를 알아챌 거로 믿었다. 일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 자기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연인을 가장 먼저 이해할 거라고 말이다. 아쉽게도 이들은 서로의 문화 차이만큼이나 자기가 추구하는 삶을 온전히 봐주지 못했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그들 나름의 삶을 찾아가는 것 같았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삶을 다 알지 못한 채로 등을 돌린다. 이해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갈등에 지친 유진은 삶을 찾아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이들이 찾게 되는 건 무엇일까. 두 사람의 만남으로 겪는 많은 갈등과 다툼, 곳곳에서 발견하는 이해하지 못함은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처음 데이브가 자기 일에 관해 고민했던 것처럼, 어쩌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곳에서 삶을 채우는, 나답게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기에 그들이 겪은 과정은 더없이 진지하고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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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블루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인종과 국가가 다른 연인들의 이야기는 굉장히 힘든 거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

    2022.06.22 14:0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뻑공

      진짜 생생하게 들려오지 않나요?
      같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한국말 사용하는 사람들도 서로 맞지 않아서 갈등하고 싸우고 헤어지는데, 너무 다른 문화를 안고 살아온 외국인은 어떨까 싶었는데 실감나더라고요.

      2022.06.22 20:21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