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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4

[도서] 스즈키 선생님 4

다케토미 겐지 글,그림/송치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좀 조용해지는 듯했다. 아이들이 들썩였던 사랑의 태풍도 잠잠해진 것 같고, 그의 연애도 다시 재가동되었으니 이제 좀 숨 쉴 만 해졌다. 학교는 시험 준비로 바쁘고, 아이들은 시험 후 맞이할 방학으로 들떴다. 그런데 웬걸, 뭐든 스즈키 선생이 쉬는 꼴을 못 보나 보다. 대형 폭탄이 터질 것 같은 이 불길한 예감은 뭐다냐...

 

4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지는 건 아이들의 성관계와 피임문제다. 앞에서도 말한 적 있는데,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의 성문화를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 세상이 변한 건가, 아니면 원래 이랬는데 내가 너무 순진한 청소년 시절을 보낸 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정말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라는 것만 이유가 되는 걸까.

 

이 이야기 속 아이들의 이성 교제는 자유로워 보였다. 서로가 익숙하게 털어놓고, 선생들도 아이들의 그런 생활을 잘 알고 있는 분위기로 보인다. 스즈키도 누가 누구와 만나고 헤어지는지, 아이들은 또 그런 문제를 선생님 앞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말한다. (물론 그렇게 말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말이다,) 그런 건 아무 문제가 안 된다. 아이들의, 이 나이에 이뤄지는 이성 교제에서 성관계가 빠지지 않고 이어진다는 거다. 예를 들면, 학교에 오지 않은 다케치(남학생)의 집에 가와베(여학생)가 방문한다. 물론 선생님의 부탁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도 가와베는 다케치의 집에 가고, 또 다음 날도. 같은 반 친구이기도 하고, 같이 공부도 하게 되었다니 뭐 나쁠 거 없어 보인다. 어차피 시험이 시작되기 전이니까 같이 공부 좀 한다는데 말릴 건 또 뭔가. 그런데 여기서 일어나는 일이 요즘 아이들의 생활인가 싶어서 놀랍다는 거다. 가와베는 야마기와 선배와 사귀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케치에게 처음 간 날 다케치와 같이 자게 되었는데, 다케치와 같이 자기 전에 야마디와에게 전화해서 이별을 선언했다. 이 내용의 요지는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자고 말을 했고, 다시 시작된 연애남과 잔 것이니까 양다리도 아니고 문제 될 것도 없다고 말한다는 거다. 그런가?

 

아,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것 같다. 일단 이 상황이 양다리냐 아니냐 하는 게 문제는 아니다. 나의 고지식한 사고방식으로 중학교 2학년의 아이들이 이런 생활(그 나이에 누군가와 사귀면서 성관계가 바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에 익숙하다는 게 놀랍기만 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지는 거다. 중2 아이들의 생활이 정말 이런 건지, 비단 일본의 이야기여서 그런 건지, 그렇다면 이 나이 아이들을 어떤 눈과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지 아주 큰 숙제를 떠안은 기분이다. 반면에 스즈키 선생 캐릭터는 그런 아이들에게 익숙해진 것인지 아니면 그가 처한 상황에 빠른 적응력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4권 마지막 부분에 다다라서 보이는 공원에서의 끝장토론 같은 분위기는 좋았다. 학부형과 선생, 아이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이는 게 때론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성관계가 어떤 시작과 책임을 알리는지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것, 여자의 처녀성을 운운하면서 어떤 부담을 일으키는지, 그로 인해 서로의 관계가 어떤 길로 갈 수 있는지 다양한 상황을 보게 하는 스즈키의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동시에 그런 말들이 나와야만 했던 배경에 대해 마음이 무거워진다.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성교육은 필요하지만, 그게 중2 아이들의 실생활에 적극적으로 실행되는 일이라는 건 여전히 놀랍기만 하다. 무거운 주제이기도 하고, 꼭 한 번은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설명해줘야 하는 일이다. 일방적인 가르침으로 명령식이 아니라, 그런 이야기가 왜 필요하고 생각해야 할 문제인지 대화로 오가야 하는 문제임을 이들의 언쟁으로 대신 보여준다. 누구 하나 숨죽이지 않았다. 선생은 선생대로, 학부형은 학부형의 마음으로, 아이들은 아이들의 생각으로 끌어가는 공원에서의 그 시간이 이들 모두에게 가져올 영향은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다.

 

휴... 무서운 논쟁인 것 같지만, 언젠가 한번은 직면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비단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라는 것으로 모른 척하기에는 내가 경험한 한국의 중2 아이들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닌 듯하여 절반쯤은 공감한다. 여전히 그 분위기는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이 없는 애기가 아님을 알고 있기에 무시할 수가 없다. 엊그제 초등2학년 조카가 엄마가 혼내면서 나가라고 하자, 나간다고 하면서 걸어서 30분 거리의 병원까지 갔더라는 말을 듣고 놀랐는데, 스즈키 선생님 시리즈 읽다 보니 전혀 상관없는 얘기도 아니다. 아이들을 알아간다는 건 끝이 없구나 싶어서 말이다.

 

이제 스즈키의 애정전선은 ‘오늘도 맑음’이고 이성 교제 문제로 후끈 달아올랐던 분위기도 진정이 된 것 같다. 새로운 아이 마쓰노의 등장과 스즈키가 잊지 못하는 3년 전의 어떤 일이 다음 이야기를 이어갈지 궁금해진다. 예고편으로 보면 4권 이후의 이야기는 좀 더 스즈키의 사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스즈키 선생의 인간적인 실수담이나 시행착오 같은 거 아닐까 하는 추측, 그리고 그녀와 함께 다가올 일들... 그리하여, 5권 기다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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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블루

    몇권까지 있는거예요? ㅋㅋㅋ
    아무래도 일본 학생들과 우리나라 학생들이 조금이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해요.
    불과 2~3년전에 아들아이나 아들 또래의 다른 여자애들도 그런 아이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또 만화라서 가능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

    2015.11.19 13:4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뻑공

      11권까지 나온다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지기 시잣했어요. ㅎㅎ
      시대가 변한 것도 있겠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차이가 더 크지 않을까 싶어요.
      큰조카한테 물어보고 싶기도 하고... ㅋㅋ

      2015.11.20 12:23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