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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 사랑을 묻다

오홍진 저
피서산장 | 2020년 08월

 

 

 

단군이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꿈을 품고 조선을 세운 것은 아버지 환웅이 끼친 영향일 것입니다. 단군은 하늘 사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땅 사람이기도 합니다. 웅녀가 지닌 땅의 속성을 단군은 고스란히 물려받았습니다. 땅은 만물이 자라는 생명의 터전입니다. 단군은 바로 이 터전에서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꿈을 꾸었습니다. 아버지가 인간 세계로 내려올 때 품은 꿈을 그는 어머니인 웅녀가 품은 꿈을 통해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천지인 사상을 한 몸에 품은 웅녀의 사상이 단군 조선을 세우는 뿌리로 작용한 셈입니다.

 

웅녀는 조선 민족을 낳은 어머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혈민족을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웅녀는 인간이면서 동물이고 동시에 깨달음을 얻은 신인입니다. 하늘과 땅과 인간=동물을 한 몸에 새긴 웅녀는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들을 아우르는 존재입니다. 이런 웅녀를 어떻게 순혈민족이라는 차별 사회의 좁은 울타리에 가둘 수 있을까요?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이념은 모든 생명을 동등하게 바라보는 세계관에 기초해 있습니다. 인간 중심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관이라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단군신화」에 주목하고, 그 속에 있는 웅녀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웅녀는 21세기 한국 사회가 가야 할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립과 분열로 치닫는 한국사회에 웅녀는 모든 생명을 품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홍익인간은 다른 이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생명 사상을 전제로 합니다. 이데올로기에 현혹된 사람들은 결코 이를 수 없는 세계를 홍익인간은 꿈꾸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분열을 끝낼 수 있는 대안이 웅녀라는 신화적 인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입니다. (20~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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