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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

[도서] 네모

맥 바넷 글/존 클라센 그림/서남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존클라센 그림책

시공주니어 세모에 이어 네모가 나왔다.

 

세모에 이어 네모, 그리고 동그라미 친구들까지 시리즈로 나올거라는데

세모 읽은 후 그나마 네모가 바로 나온 것 같다.

동그라미 기다리는 우리 아이들 마음과는 달리, 엄마는 여유 부리는 중.

그림책 "세모"가 세모와 네모의 장난을 주고 받는 유쾌한 이야기라면,

"네모"는 "세모"에 비해 조금 더 고민스럽게 하는 그림책이다.

 

그 내용이 어찌되었든 간에,

심플한 네모와 세모 캐릭터는 매력적이다.

책 자체에 다른 어떤 장식도 가미하지 않고, 책의 주인공 세모와 네모만 딱!

지난 여름 휴가에 세모와 네모 책을 들고 가서,

여행 온 꼬맹이들 둘러 앉혀 놓고 읽어줬는데,

왜 동그라미는 안 읽어주시냐며 항의까지 받았다.


동그라미는 아직 안 나왔다고 그러는데두...

네모의 집이라며, 펜션에 있던 침대 머리맡에 책도 꽂아 두고,

아이컨택하기 바쁜 대박이.

그렇다. 내가 누누이 말했듯,

세모도, 네모도, 그리고 존 클라센의 그림책들은 '눈이 매력'이다.

세모 네모는 그 매력적인 눈에, 심플한 몸매까지 매력적이라서

아이들이 사랑하는 그림책 캐릭터 1위로 등극할 날이 머지 않은 듯!

 

 

 

어찌보면, 책을 참 성의 없게 만들었다 싶을 정도로

책의 장정 및 제본이 심플하다.

만들다 말았나? 싶은 느낌이지만

이게 또 모양친구 시리즈 책들의 매력이랄까?

 

 

캐릭터 칭찬이 너무 강했나? 너무 외형 소개에만 집중했나?

그렇다면 이제 네모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


칭찬을 받은 네모가 동그라미처럼 완벽한 걸

만들고 싶어 하는 네모스러운 이야기

라는 책의 소개는, "네모"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세모 책이 세모스러운 이야기였다면,

네모는 네모스러운 이야기이다.

앞으로 나올 동그라미스러운 이야기가 궁금해질만큼

네모스러운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존클라센 특유의 그림체는 네모 책에서도 그 매력을 발산한다.

하얀 백지 한 쪽에는 네모가, 다른 한쪽에는 "얘는 네모야."라는 설명이 있다.

그 외에는 없다.

하지만, "얘는 네모야."라는 다섯 글자는

수십 자의 글자보다도 많은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풍부하다.

 

네모는 동굴 속에서 네모난 돌들을 찾아와 쌓아둔다.

그것은 네모의 작품이다.

네모는 단지, 쌓을 뿐이다.

뭔가를 만들거나 가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동그라미가 둥둥 떠와서

네모를 '천재'라고 극찬하고 추앙하면서

자신을 "똑" 닮은 조각을 해주기를 부탁한다.

이 때 동그라미는 네모의 말을 듣지 않는다.

자기 할 말만 늘어 놓고 간다

 

우물쭈물하던 네모는 동그라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동그라미를, 완벽하게 동그란 동그라미를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돌을 쪼고 깍아본다.

밤새 깍는다. 심지어 밤새 비까지 내린다.

자신의 의견을,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답답한 네모와,

자기 할 말만 늘어놓고 가는 얄미운 동그라미.

그러나 작가는 네모와 동그라미의 성격을 묘사하지 않는다.

다만 상황을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동그라미의 네모의 행위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다.

 

다음 날 동그라미는 나타나고,

네모는 동그라미를 '조각'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우연이 있는가.

네모가 조각하던 조각들과, 밤새 내린 비는 웅덩이를 만들고,

동그라미는 그 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네모를 천재라고 한다.

완벽하게 동그란 자신의 모습을 구현해 냈기 때문.

이쯤 되면, 아이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아~ 네모가 천재구나.

읭? 네모가 천재라고?

 

 

그리고 작가 역시, 그림책을 마무리한다.

"그런데... 정말 네모는 천재일까?"


작가의 마지막 질문은 다시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남긴다.

대박이는 천재가 맞다고 한다.

그냥 대답한 것 같다.

으뜸이는 글쎄요란다.

동그라미가 막무가내란다.


나는? 천재가 맞다고 보았다.

천재는 결국 '주변의 시선' 혹은 '시각'이 만들어 내는 것 아닌가?


네모가 의도를 했든 하지 않았든,

(의도를 하지 않은 우연의 산물일지라도)

'천재'라는 것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 규정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의도'라는 것은 본인'만' 아는 것일 뿐인데,

우리는 창작자, 혹은 예술가의 '의도'를 알아내려고 노력하곤 한다.

(물론 나도 그 '의도'에 끼워 맞추려는 노력을 하곤 한다.)

마치 수수께끼를 맞추듯, 의도를 찾는 것이 '정답'을 찾은 것인마냥 기뻐하기도 한다.

그 의도를 잘 찾으면 수능 언어영역 만점을 받기도 하고 말이지.


하지만, 문학 혹은 예술에서 정답이 있는가?

네모의 의도가 어찌 되었건간에, 내가 그것을 예술로 받아 들이면 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예술의 가치는 지극히 주관적이지 않으려나?

그런면에서 네모라는 그림책은, 심플하고 단순한 것 같지만

뒤샹의 샘을 둘러싼 논쟁도 떠올리는 깊이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이 역시 내가 그렇게 읽어 낸 것일 뿐, 정답도 모법 답도 아니다.


기형제들 입장에서는 그냥 재미있게 읽었으면 되는거지,

예술과 천재, 혹은 만들어진 천재, 작가의 의도 등은

아직은 이 녀석들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이렇게 읽었음을 글로 남겨 보는 중이다.)

 

 

지난 번 세모를 읽은 후에는 세모 독후활동지를 만들어 풀어보고,

세모 네모 동그라미 캐릭터도 꾸미고,

눈동자 그리기도 해봤는데,


이번엔 또 어떤 활동을 할까 물어봤더니

기형제들이 가면을 만들고 싶다는 거다.

대박이가, 네모 책에 끼워진 낱장의 네모 그림을 얼굴에 대면서 시작된 일이었ㄷㅏ.

그래서 완벽하게 동그랗지는 않지만 대강 동그랗게 오려주고,

네모나게 오려주니, 기형제들이 눈과 눈동자는 직접 그렸더랬다.

눈동자만 뚫어주고 마음껏 꾸미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동그라미 색칠해보니 너무 무섭다며,

네모는 그냥 두는 형제들.

네모 세모 가면쓰고 놀이터로 나갔더랬다.

네모, 세모가 된 우리 아이들은 또다른 세모스러운, 혹은 네모스러운 이야기를 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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