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서 탈북자분들(새터민)께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 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도 캐나다에서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가지는 뉴스들을 접하면서 하나 둘씩 찾아보게 된 것 같다. 대부분 캐나다로 온 탈북하신 분들은 토론토에 자리를 잡아 직접 얘길 할 수 있거나, 도움을 줄 기회는 없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면, 탈북한 분들 중, 아이들에게 학교 생활에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공부를 가르쳐 주는 봉사를 생각하고 있다.
탈북하신 분들 관련해서, 글들을 읽다 보면,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폐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무런 기반없이 사회적 약자로서 자리를 잡는데, 한국 사회가 얼마나 척박한 곳인지를 알수 있고, 집단적으로 드러나는 시민 의식이 얼마나 배려가 부족한지도 볼 수 있고, 한국사회가 무엇을 향해 굴러가고 있는지도 볼 수 있으며...이념문제며, 차별이며...불평등과 불균형의 문제가 엉켜있는 것을 고스란히 들여다 볼수 있다.
목숨을 걸고 탈북한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또 다시 이 곳에 살아가는 문제의 고민이 시작된다. 그러면, 마음한켠으론 또 다른 멍이 드는 것 같다. 그 중에서, 고아가 되어버린, 가장 사회적 약자가 되어 버린 청소년들을 품은, 엄마가 되어 버린 총각이 있다. 하나원에서 봉사를 하던 김태훈씨는 첫번째로 그가 엄마가 되어버린 아이가, 어느 날 저녁 집에 들렀다 나오는 길에, '형, 이제 집에 갈꺼야?'란 물었을때, '아니, 옷가져와서 여기서 잘꺼야'라고 대답함으로써 인연이 시작되었고, 어느덧 10명의 남자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다. 이미 한국사회에서 살아온 아이들 사이에서도 차별하고 왕따시켜 힘든 데, 이미 말씨부터 조금 다르며, 어릴적 북한에서 배운것과 환경이 너무도 다른, 이미 어린 나이에 너무도 힘든 것들을 겪어낸 그들이 이 곳을 적응하기엔 얼마나 어려울까? 다큐멘터리인 이 영화를 보면, 서로 피 한방울 섞이지 않는 그들이 얼마나 건강하게 성장해 가고 있는 지를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