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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여인

[도서] 호수의 여인

레이먼드 챈들러 저/박현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챈들러의 추리 소설 필립 말로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고 있다. 네번째 작품인 <호수의 여인>은 앞의 작품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묘사에 더 공을 들였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이다. 어떤 리뷰에는 '묘사가 반이다'라며 부정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내가 느낀 것은 좀 더 이야기가 생생하게 느껴지고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는 것이었다. 책 속의 한 문단을 적어본다.

        나는 이 좁은 갈랫길로 크라이슬러를 돌려 거대하고 삭막한 화강암을 돌아 작은 폭포를 지나쳤고, 검은 참나무와 단단한 나무들, 철쭉나무들과 고요가 미로처럼 얽혀 있는 속을 조심스럽게 엉금엉금 지나갔다. 큰어치 새가 나무 위에서 끽끽 울어댔고 다람쥐 한 마리가 나를 꾸짖듯, 앞발로 붙들고 있던 솔방울을 두드렸다. 머리 윗부분이 선홍색인 딱따구리가 어둠 속에서 사색하는 것을 멈추고 구슬 같은 한쪽 눈으로 한참 동안 나를 지켜보더니 나무 등걸 뒤로 홱 날아가 숨으며 다른 쪽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다섯 개의 가로대가 달린 문에 이르자 또 다른 표지판이 있었다. - 52쪽

   아름다우면서 치밀한 묘사는 이야기 속으로 더 깊게 빠져들게 했다.


   온동네 남자는 다 유혹하고 약간의 도벽도 있는 여자 크리스탈 그레이스 킹슬리. 그의 남편 드레이스 킹슬리는 그녀가 사라진지 한 달이나 지나서야 말로에게 아내를 찾아줄 것을 부탁한다. 나는 이곳을 읽을 때 쯤 책의 제목이 제목이니 만큼 호수 속에 죽어있는 것 아냐? 하는 생각을 했는데, 예상은? (책을 읽어 보시라! ^^)

   그동안은 그녀가 남편에게 보내온 전보의 내용대로 그녀의 정부 크리스 레이버리와 결혼을 하기 위해 멕시코로 떠났다고 믿고 있었으나 회사 근처를 버젓이 걷고 있는 레이버리를 만났고 레이버리는 두 달이나 크리스탈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말로는 레이버리를 만나보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한다. 레이버리의 집을 나와 건너편에 있는 집의 명패를 본다. '알버트 S. 알모어, 의학 박사' 이 알모어 박사는 말로가 그의 집쪽을 잠시 보았다는 이유로 초조해하며 여기 저기 전화를 한 끝에 드가르모라는 경찰을 불러 말로를 위협해 쫓아버리도록 한다. 알모어 박사의 예민한 반응을 수상히 여기며 말로는 크리스탈이 전보를 보내기 전에 머물고 있던 킹슬리의 산장으로 간다. 산장지기 빌 체스는 술을 좋아했고 말로가 내미는 술을 거절하지 않았다. 체스는 술에 취해서는 크리스탈이 자신을 유혹했고 그것에 화가난 아내 뮤리엘은 한 달 전에 자신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산장이 있는 호수 주변을 걷던 빌과 말로는 호수 속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체스를 떠난 줄 알았던 뮤리엘이다. 보안관 짐 패튼은 뮤리엘의 살해 용의자로 빌 체스를 체포하지만 말로는 체스의 결백을 밝혀낼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체스의 집을 뒤지고, 뮤리엘이 '밀드레드 하빌랜드'라는 여자라는 증거를 찾아낸다. 밀드레드 하빌랜드라는 여자를 찾고 다녔다는 한 남자와 이 사건이 어떤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그곳을 떠난다.

   말로는 산장을 떠나 킹슬리에게 전보를 보내기까지의 크리스탈의 행적을 쫓는 중에 레이버리가 크리스탈을 만났으며 어느 정도는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아내고 다시 레이버리를 찾아 가지만, 레이버리는 죽어있다. 레이버리의 침실은 어떤 여자와 밤을 보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금은 그 어떤 여자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모든 정황은 크리스탈을 범인으로 몰고 있다. 말로는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킹슬리에게 먼저 보고를 한다. 킹슬리는 크리스탈이 곤경을 벗어나게 해주면 말로에게 오백 달러를 주겠다고 한다. 

   말로는 킹슬리의 비서를 통해 알모어 박사와 레이버리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된다. 레이버리는 알모어 박사의 아내가 자살한 현장의 최초의 목격자로서 그 사건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 분명한 정황이 있음에도 경찰에 의해 자살로 처리되어 빠르게 덮어진 사건이다. 말로는 레이버리가 그 것을 빌미로 알모어를 협박해온게 아닌지 그래서 죽임을 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알모어 부인의 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거기서 밀드레드 하빌랜드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듣는다. 알모어 박사의 간호사로 알모어 부인이 죽던 날 밤에 알모어 부인과 함께 있었다. 그리고 알모어 박사의 집 앞에서 말로를 위협했던 경찰 드가르모의 전처였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러는 가운데 킹슬리의 비서 프롬셋이 크리스탈의 전화를 받는다. 당장 돈이 필요하다는 것. 킹슬리는 오백 달러를 준비해 말로를 통해 그것을 전해주게 한다. 말로는 돈을 들고 크리스탈의 만나러 간다. 크리스탈을 만난 말로는 크리스탈이 레이버리를 죽였음을 알게 된다. 크리스탈은 말로를 향해 권총을 겨누고 말로는 크리스탈과 몸싸움을 벌이는데 커튼 뒤에서 나온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얻어맞는다. 말로가 깨어났을 땐 크리스탈이 잔인하게 살해돼있고 문밖에서는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말로는 화장실을 통해 옆집으로 도망치지만 드가르모에게 붙잡히고 만다. 범인으로 몰릴 수 있는 상황에서 말로는 기지를 통해 상황을 벗어나고 진범을 밝혀낸다.

   네건의 살인 사건과 두 명의 범인이 존재하는 이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때마다 처음의 예상은 어느덧 잊혀져 버리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말로의 말에 끌려간다. 말로는 중간중간 사건을 정리해서 누군가에게 들려주는데 그것이 처음부터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구다라고 맞춰내는 것은 아니지만, 말로는 그렇게 정리를 해나가면서 범인에게 다가간다. 나의 예상은 틀리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꿰뚫지는 못했다.

   1943년에 쓰여진 이 책 속에 '한국'이 나온다. 

        나는 한국산 이끼를 밟고 내려가 초인종을 눌러대다가 문이 완전히 닫혀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 152쪽

   일제강점기의 시대에 챈들러가 분명하게 한국이라고 쓰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국산 이끼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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