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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도서]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저/공경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이 이야기가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졌음을 알리고 있다. 이야기를 다 읽고 혹은 읽는 중간중간 이 이야기가 과연 사실인가?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데 주인공 피신(파이) 몰리토 파텔이 제시하는 두 가지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믿을 것인가, 혹은 이 이야기를 믿고 싶은가, 아니면 그저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여기고 싶은가를 선택하라면 나는 이 이야기를 믿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파이는 자신이 접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종교에서 말하는 모든 신을 믿는다. 이슬람, 가톨릭, 힌두교. 나는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데 가톨릭 교리에는 위배되는 생각이지만, 파이의 신을 대하는 자세가 옳다고 생각한다. 신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전우주를 창조한 조물주를 인간이 전부 이해해서 특정한 한 종교에 구겨넣을 수 있는 존재일까? 어느 종교가 말하는 신은 존재하고 어느 종교가 말하는 신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을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일까. 인간이란 신조차 정의내리고 싶겠지만서도 그저 신에 대해 만분의 일이라도 알아가는 과정에 있을 수밖에 없는 피조물이 아닐까. 파이의 신에 대한 믿음과 대하는 방법이 그를 그 혹독한 고난과 시련 속에서 살려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상위 포식자는 인간이겠지만,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 속에서이고 뱅골 호랑이와의 1대 1 상황에서는 인간은 한낱 먹이감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 상대와 제한된 공간에서 227일간의 생활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뱅골 호랑이의 공격보다 절망 속에서 죽어갔을 것이다. 신을 믿었기 때문에 살고 신을 믿지 않는 자는 죽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신을 믿는자였기에 망망대해에 뱅골 호랑이와 놓이게 된 상황에서도 살려는 의지를 가지고 살아날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티브이를 통해 내용을 접해 어떤 이야기인지 조금 알고 있었고 원작으로라도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알고 싶었다. 태평양 한 가운데서 동물원에서 살았다해도 야생성이 강한 뱅골 호랑이와의 227일간의 생활은 사실 단순했다. 뱅골 호랑이가 호시탐탐 파이를 공격하려했다면 이야기는 처음부터 성립될 수가 없다. 하이에나가 보트에 탄 모든 동물을 잡아먹고 파이와 대치할 때까지 뱅골 호랑이는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리차드 파커가 하이에나를 처리하고 파이가 죽음만을 기다릴 때 '푸르스텐'이라는 울음소리를 낸다. 파이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울음. 물론 그것만을 믿을 수는 없겠지만, 파이가 살아날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전제는 성립된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되고 리차드 파커와 파이의 생존을 위한 먹이 획득과 잔잔하지만은 않은 태평양의 이야기, 그리고 식충섬에서의 이야기다. 그리고 다행이도 멕시코 연안에 당도한다.

    사람의 이름을 가진 뱅골 호랑이 리차드 파커가 자신의 먹이 조달을 위해 파이를 살려두는 영리함을 발휘했든, 태평양이 주는 압도적인 자연의 모습 안에서 본능적으로 자신의 처지를 알았든, 어떤 이유로 파이를 잡아먹지 않았든지 둘은 공동 운명체였고 서로에게 망망대해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는 이야기는 단순함 속에서도 아름답다. 이 이야기가 227일간 태평양을 견뎌내는 것도, 뱅골 호랑이와 지내는 것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가깝지만, 세상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우리가 예상할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일도 많이 일어나는 속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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