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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보고 있는 거야?” 그때 주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그녀는 윤 앞에 앉아있었는데 무엇에 집중해 있을 때면 의례 그렇듯 윤은 주연이 와서 앉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이것 봐봐.”

“뭔데?”

“그 내가 말한 죽은 자의 사진이야. 광복절날 발견된 그 자 말야.”

“죽은 사람 사진이란 말야?” 주연은 윤이 내미는 몇 장의 사진들을 손에 들었다가 윤의 말에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아니, 죽은 후의 사진이 아니라, 죽기 전의 사진이야. 죽기 직전에 그 자가 인화한 사진들이야. 이 선이 뭘까? 안경테처럼 보이는데? 그렇지 않아?” 윤은 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고 사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 사진 그만 보고 나 좀 봐.”

주연은 조금 화가 난 듯 사진을 테이블에 툭 던져놓았고 그 바람에 사진들이 날아가 샌드위치를 사가던 여자의 발 앞에 떨어졌다. 여자는 진의 얼굴이 화면 가득 들어있는 사진을 집어 들었다.

“왜 그래?” 하고 사진에만 신경을 쓰며 윤은 사진을 쫓아갔다.

회정은 윤이 사진을 받으려고 손을 내밀고 서있는 것도 보지 못하고 사진에만 시선이 꽂힌 채 서있었다.

“이 기자!” 그녀를 깨운 것은 주연이었다.

“저 이 분 아세요?” 윤의 질문에 회정은 대답 없이 윤을 보다가 그 너머의 주연과 시선이 마주쳤다.

“얼마 전에 죽은 사람이에요. 가족도 친구도 없이 혼자서 길을 떠났죠.”

“아뇨. 몰라요.” 회정은 낮은 음성으로 차분하게 말했다.

“선배 저 문화부로 발령 받았어요. 이번 주 최 작가 출판기념회 가고 싶어요.”

“응” 주연은 짧게 대답했다.

회정은 윤에게 사진을 넘기고 둘에게 약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사무실로 향했다. 윤은 사진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았다.

“신입이야.”

“응.”

“아직 정리 못한 기사가 있어. 있다가 자기 집으로 갈게.”

주연이 윤의 뺨에 살짝 뽀뽀를 하는데도 윤은 사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거울 앞에 선 윤은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뒤에 소형의 캠코더가 놓여있었다. 잠시 후 그는 녹화 화면을 보았지만 진의 사진처럼은 촬영할 수 없었다. 어떤 용도로 진이 자신의 동영상을 올렸는지, 그의 얼굴이 왜 고통에 차있었는지, 자신의 사진들을 인화하기 전 동영상을 삭제한 것인지 윤은 알 수 없었다. 진의 사진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사진은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 다시 그는 사진 속 얼굴과 자신이 마지막으로 본 진의 얼굴을 떠올려 비교해보았다. 죽은 자의 눈빛은 강렬했고 사진 속의 절망에 찬 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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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해맑음이

    잘 봤습니다^^

    2016.12.08 10:49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이야기

      감사합니다. ^^

      2016.12.08 11:12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