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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사진만 보고 있을 거야?”

샤워를 마치고 나온 주연이 침대 위에서 아까부터 엎드려 윤을 보고 있었다.

“정말 이상해. 이런 사진은 있을 수 없어.”

“그래, 있을 수 없어. 있을 수 없는 것을 자기는 그렇게 뚫어져라 보고 있는 거야. 내가 답을 알려줘?”

윤은 주연의 옆에 앉아 눈빛을 반짝이며 기대에 차서 주연을 바라보았다. 주연은 윤의 얼굴을 보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진지하게 말했다.

“정말 자기 모르는 거야?” 윤은 주연의 답을 기다렸다.

“그건 얼마든지 컴퓨터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진이야. 동영상으로 보이는 화면 프레임도 사실은 별 게 아니잖아. 자기가 봤다는 없어진 사이트도 처음부터 그렇게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을 거야.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거라구. 내 말을 믿어.” 하며 사진을 빼앗아 바닥에 내려놓았다.

“내가 틀린 적 봤어?”

“아니, 당신 말을 들으니까 당신 말이 맞는 것 같아.” 윤은 주연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에게는 옅은 샴푸향기 뿐이었다. 어떠한 인공적인 꾸밈없이 순수한 그 자체의 주연이 가장 사랑스러웠다. 그들은 오랜 사랑을 나누었다.

 

  윤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오전이 다 가도록 책상 위에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기도하는 사람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눈을 뜨더니 책상 위에 뒤집어 놓은 사진을 앞으로 돌려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윤의 뒤를 지나던 과장이 윤의 어깨너머로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 자로군.”

“네.”

“그 사건은 종결된 것 아닌가?”

“이 사진이 죽기 직전 인화한 사진이에요. 제가 본 얼굴과 다른 얼굴이에요. 아니, 같은데 눈빛은 달라요.”

“나도 좀 보지. 한 장 가져도 되지?”

“저 좀 나가볼게요.” 윤은 과장의 말에 대꾸도 않고 뛰어 나가버렸다.

  윤은 건물 1층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앞에 수리중이라는 사인이 붙어있었다. 윤은 계단으로 올라갔다. 마지막 계단에서 모자에 마스크를 한 사이클 복장을 한 사람과 마주쳤다. 윤은 살짝 비켜주었고 그 사람은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윤이 진의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진의 방 안은 좀 이상했다. 8월의 후텁지근한 열기가 덜한 것도 그렇지만 벽지는 선명한 푸른색을 띄고 있었다. ‘누군가 이방에 왔다가 방금 나갔다.’ 윤은 계단에서 마주친 사람을 쫓아 달려 나갔다.

  사이클 복장의 사람은 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윤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집에서 어딘가 외출하려는 듯 멋을 한껏 부리고 나오는 10대 소년의 점보자이언츠 NR 씨리즈인 미니 바이크를 빼앗아 타고 윤은 골목을 빠져 나왔다. 저 멀리 사이클을 타고 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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