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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엔 대여섯 살의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었지만 사이클은 아이들 사이를 노련하게 빠져나갔다. 윤은 멀리서부터 비키라는 소리를 내지르며 뒤를 쫓았다. 윤의 소리를 사이클을 탄 사람이 들은 것 같았다. 사이클 안장 위에 몸을 납작하게 밀착시키고 더욱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사이클은 골목에서 나오는 중년 부인 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부인은 코앞으로 스쳐 가는 사이클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 윤은 비명을 지르고 서있는 부인을 피하려다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모터사이클은 윤과 떨어져나가 여전히 헛바퀴를 굴렸다. 윤도 바닥을 뒹굴었지만 시선은 사라져버린 사이클의 뒤를 쫓아 달리고 있었다.

  윤은 낯선 자가 진의 집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집 안 곳곳을 뒤져봤지만 윤은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책상 위에서 검은 뿔테 안경이 들어있는 작은 케이스가 놓여있었을 뿐이고 휴대전화는 보이지 않았다. 모든 정보를 저장하고 있을 블랙박스는 없었다. 낯선 자가 휴대전화를 가져갔을 거라 생각했다. 윤은 뇌에 과부하가 걸릴 것 같았다.

  윤은 아무런 단서를 주지 않는 방에 갑갑함을 느꼈다. 복도를 서성이다 옆집 벨을 눌렀다. 네 집이 있는 복도의 두 집은 비어있었다. 나머지 한 집에선 안에서 사람의 인기척이 들려왔지만 윤의 벨소리에 답을 하지 않고 있었다. 윤은 연거푸 벨을 눌러댔다. 그제야 안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입니다.”

“제복을 입지 않았는데요?”

  윤은 신분증을 카메라 앞쪽으로 내밀었다. 그제야 노인이 문을 조금 열고 나와 얼른 문을 닫았다. 안에 있는 누군가를 낯선 이에게서 보호하려는 듯 말이다.

“형삽니다. 뭐 좀 여쭤보겠습니다.” 작은 체구의 왜소한 노인은 깐깐해 보였다.

“저 옆집에 살던 사람에 대해 아시는 게 있나요?”

“아뇨. 저희는 잘 몰라요. 어쩌다 마주치면 인사나 하는 정도지 뭐. 그런데 왜요?”

“그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래요? 저희는 잘 몰라요.” 하고 노인이 말하는데

“죽었다고요?” 하고 안에서 딸로 보이는 여자가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었다.

  노인은 얼른 들어가라는 듯 손짓을 했다. 윤은 노인 너머로 여자를 간절하게 바라봤다.

“엄마 사람이 죽었다잖아.” 하며 여자는 밖으로 나왔다.

“왜 죽었어요? 무엇을 물어보고 싶으신데요?”

“사인은 잘 모릅니다. 이미 화장이 끝났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이었습니까? 가족이나 오가는 친구는 본 적이 있나요?”

“가족은 한번도 못 봤어요. 가족이 이민을 갔다는 정도는 알아요. 친구도 못 봤지만 혹시 제가 없는 사이 왔다가는 지도 모르죠. 고향이 지방이라 집을 비울 때가 있거든요.”

“혹시 이상한 점은 없었나요? 우울증이 있는 것 같다든가….”

“그래 어쩐지 이상하더라 했어.” 노인이 끼어 들었다.

“네. 그게 언제지? 처음에는 드물더니 3개월 정도부터는 거의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울고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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