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윤은 세 군데 통신사의 서비스 센터를 직접 찾아갔다. 정식 조사라면 공문서 한 통으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세 번째 찾아간 휴대전화 서비스 센터에서 진의 휴대전화 가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장돼 있는 데이터엔 단 하나의 전화번호뿐이었다.

  작은 호프집에 윤과 마주한 성영은 쏟아져 내리는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눈물이, 눈물이, 참을 수가…”

잠시 성영이 진정되기를 윤은 기다렸다.

“두 달 동안 통화는 노성영 씨 단 한 분 이셨고 그 외에 어떤 통화도 없었습니다. 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십니까?”

“아뇨, 저는 잘 모릅니다. 바빴어요. 아시다시피 저희 일이라는 것이…” 성영은 여당 국회의원 비서관이었다.

“이웃의 말을 들으면 소리를 지르는 날이 많았다구요. 본래 성격은 우울증 같은 것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하더군요.”

“네. 그런 게 있을 녀석이 아니었죠. 바빠서 전화를 제대로 못 받아줬어요. 그리고 2월인가 그녀석이 하도 이상한 소리를 해서 제가 정신병원 상담을 받게 한 일이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사이가 좀 소원해졌죠.”

“정신병원이요?”

“네.”

“어떤 이유였죠?”

“완전히 미친 소리였어요. 자신의 뇌주파수를 인공위성이 받아서, 컴퓨터에 다운로드를 해서 동영상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웃기지 않으세요? 완전히 미친 소리죠. 몇 년 동안 글을 쓴다고 하다가 실력은 안돼고, 하고는 싶고 하니까 이 자식이 이렇게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말은 그렇게 해도 여전히 쾌활한 녀석이었어요.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할 때는 진지하게 하길래 병원에 가보라고 했더니, 담담히 받아드렸어요.”

  윤은 성영의 소리를 듣는 순간 진이 남긴 사진들이 떠올랐다. 미친 소리였다. 사진들이 그럴 듯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그 말은 미친 소리임이 틀림없었다. 윤은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성영이 소개한 병원을 물었다. 꽤 큰 종합병원으로 국회에서 필요한 경우에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한 곳이었다. 성영은 언제 울었냐는 듯 정치인의 얼굴로 웃으며 윤과 헤어졌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윤은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발은 윤의 의지보다 앞서있었다. 정신과 병동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며 진료기록을 볼 수 있는지 물었지만 간호사는 정식으로 공문서를 요청했다. 윤은 단념하고 병원을 나섰지만 병원 앞에서 발은 더 이상 꿈적하지 않았다. 윤은 되돌아 병원으로 들어갔다.

  좀 전의 병동에서 서류창고를 찾았지만 그 층에는 창고가 없었다.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 층도 정신과 병동이었다. 간호사들은 자리를 비우고 한 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복도 안쪽을 살폈다. 병실로 보이지 않는 문이 하나 있었다. 윤은 그 문을 향해 갔다. 그 문에서 성급히 나오는 젊은 의사와 맞부딪쳤다. 젊은 의사는 윤과 부딪치며 손에 든 파일을 떨어뜨렸다. 그 파일에는 정 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