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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배가 말했다. 윤도 선배의 의견과 같았다. 한번에 끝내야 한다. 아닐 경우엔 범인들은 다른 형태로 바꾸든지 잠적해버릴 것이다. 잠시 후 경찰특공대가 도착해 선배의 사인대로 대열을 정비했다. 한 남자가 오더니 용의차량의 운전석에 올라탔다. 선배는 위치한 경찰특공대에 사인을 보냈다. 큰 차체가 파킹 라인을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경찰특공대는 그 앞을 막아섰다. 잠시의 대치 상태 후에 사건은 무리 없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윤은 이 기간 내내 사건에 집중하지 못했다. 윤의 뒤통수를 당기는 것은 일기장을 준 자와 병원기록을 훔쳐 달아난 자였다. 그 평범한 한 남자의 죽음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그를 조바심 나게 했다. 그의 조바심이 계획을 망칠 뻔하게 만들었었다. 윤은 집으로 돌아가 그 지루한 일기를 다시 집어들 것을 결심했다.

 

  진이 함께 살았던 형네 가족의 이민은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진이 글을 쓴답시고 보낸 몇 년을 심하게 탓한 적이 없던 형이 진을 다잡던 그날부터 며칠 후 진만을 남겨놓고 가족은 이민을 갔다. 진에게만 알려오지 않았을 뿐 형의 이민은 이미 계획된 일이었다. 아직 제 몫을 못하고 있는 막내아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는 노모까지 강제로 모시고 낯선 땅으로 떠나갔다. 그때 진은 자신이 죽음을 맞이한 집으로 이사를 했다. 전에 살던 집과 가까운 원룸 빌라였고, 그것도 이미 형이 준비를 해놓은 상태였다. 그것은 진에게 상처라고 하기 보단 당황스러움이었다. 그 당황스러운 일 이후 진은 편의점 점원 아가씨를 만났다.

“빨간색이 단절을 나타낸다구요? 그러면 이 흰색은 뭐죠? 투명인간? 어쩐지 화가에게 무시당하는 느낌이에요. 자신은 거대한 검은 색으로 표현하고. 오만하고 건방진 자세로 우리를 내려다보는 느낌이에요.”

“그 보단 객관적 시선을 나타내는 거죠. 사회계층이 존재함을. 이 그림은 밖에서는 빵 한 쪽을 더 살 수 있는 돈을 달라고 목숨을 걸고 싸우는 민중의 모습을 그리고 작가로서 자신은 무엇을 그려야 하는가를 고뇌하잖아요. 하지만 자신의 몫은 리포터로서의 위치 그 이상이하는 될 수 없음을 자각하는 거죠. 그러면서도 무언가를 이룬 자로서의 우월감이 보이기는 하죠? 그만한 자격이 있죠.”

  둘이 만난 장소는 갤러리였다. 점원 아가씨는 진에게 빌린 사르트르의 작품을 손에 들고 있었고 진은 조금은 잘난 척하며 그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했지만, 아마도 그 우월감이 자신의 것인냥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윤은 생각했다.

  진은 혼자 살게 된 이후부터 삶에 대한 기록을 꽤 상세하게 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을 기록했는데 편의점 점원 아가씨와 헤어진 후 진은 위층에 사는 한 여자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 여자는 핸드폰을 보고 메시지를 읽는 것 같았다고 했다.

“너는 그 사회계층 중에 어떤 계층인 것 같니?”

  작게 중얼거리는 여자를 뒤로하고 진은 3층에서 내려섰다.

  며칠 후 진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일기에 진은 올 것이 드디어 왔다고 적었다. 진은 흥분한 기색을 일기에서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니셜로 쓰여진 사람은 신문사 여기자였던 모양이다. 기자는 진이 무슨 말을 해도 웃어주었다고 기록돼있었다. 기자는 보통의 여성들이 호감이 가는 남자에게 보이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자는 우연히 진이 어떤 공모에 낸 당선되지 못한 단편을 읽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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