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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도서]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김진향 저/차민지,황지은 공편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남북관계가 다시 위태로워졌다. 요즘 쏟아지는 북한 관련 뉴스를 읽고 있자면 남북관계란 층간소음으로 얽힌 윗집과 아랫집 관계만큼이나 풀기 어려운 사이가 아닌가 싶다. 부실공사를 한 건 애초에 시공사인데 애꿎은 거주자들이 심리적, 신체적 고통을 받는다. 처음부터 거주자들 사이의 합의점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도 같고,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해보려 할수록 서로 간에 마음만 더 상한다. 윗층에서 궁궁 거리며 내는 소음에 대항해서 천장에 우퍼스피커를 달아서 맞대응하라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방식으로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타결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속된 말로 ‘호구’잡혀 줄 순 없는 노릇이고. 이거 참, 난감하지.

 

 모든 일에는 이유와 결과가 있다. 어떤 사건을 촉발한 원인이 있고 그 영향을 받은 결과가 또 다른 사건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남북관계의 현재만 놓고 보면 무척이나 난해하고 이해불가해 보이지만 분단의 이유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현재라는 빙산의 아래에 숨겨진 커다란 역사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나간 원인과 사건을 안다고 과거를 현재의 의지대로 바꿀 수는 없지만 난해와 오해를 이해로 바꿀 수는 있다. 이해란 ‘막연히 좋은 것’이 아니라 대단히 강한 에너지다. 불가능한 일들이 때로 이해라는 에너지에 힘입어 현실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일들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남과 북이 함께 살 수 있을까? 우리가 함께, 상생하는 관계가 되어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이런 미래는 영원히 오지 못할 것 같은, 꿈속에나 있을, 만약 벌어진다면 ‘기적’이라고 불러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지금! 지금이기에 우리에게는 북한을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관계가 악화될수록 관계를 반전시키는 것은 아주 아주 작은 요소다. 남북관계를 반전시킬 수 있는 건 무얼까? 남북관계의 주체는 누구일까? 이 주체 혹은 주체들이 원하는 건 무엇인가? 이 관계의 악화에 이득을 보는 건 누구이며, 손해를 입는 건 또 어느 쪽인가? 이런 의문들이 꼬리를 무는 남북관계, 그 관계의 일부인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안다’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리라.

 

 그런데 말입니다..... ‘안다’는 건 관점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일이다. 파란색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면 파란색 세상, 붉은색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면 붉은색 세상이 보인다. 파란색 렌즈를 낀 사람은 파란색 세상을 알고, 붉은색 렌즈를 낀 사람은 붉은색 세상을 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어떤 편협한 색에도 물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안다고 말하려면 우리에겐 어떤 렌즈가 필요할까?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는 개성공단에서 대북협상을 담당하면서 북한사회의 구조와 민낯, 북한 인민들의 진짜 얼굴을 만난 김진향 박사와 밀레니얼 세대 차민지, 황지은 두 청년이 함께 엮은 책이다.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는 김진향 박사가 ‘행복한평화 너무쉬운통일’을 주제로 진행했던 강연을 서적으로 다듬어 낸 책이다.

 

 이 책이 북한에 대한 교과서라고, 감히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사상이나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시선으로 북한을 조망했다고 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뉴스로만 북한을 접한 사람일수록 이 책이 보여주는 북한과 남북관계에 대한 내용을 신선하게 느낄 것이다. 북한과 북한 인민들을 직접적으로 접해보지 않은 채, 미디어에서 과장하는 북한 사회나 정치적으로 왜곡된 북한의 이미지로만 북한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무척이나 새로운 북한을 보여주고 매우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관점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도록 해준다.

 

 좋은 책은 입소문이 나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일수록 북한과 통일 같이 민감한 주제를 다룬 책들이 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한다. 어차피 남북관계란 우리가 피할래야 피할 수 없고 어떤 방향으로든 실마리를 모색해서 타개해가야 할 건이다. 층간소음의 당사자들 중 어느 쪽이 최후에는 이사를 가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한반도라는 공동주택에 사는 우리는 이사를 갈 수는 없으니까.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를 읽기에 제일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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