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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뵘 - 데카, 필립스 레이블 녹음 전집 (Karl Bohm - Complete Decca, Philips Recordings)

[CD] 칼 뵘 - 데카, 필립스 레이블 녹음 전집 (Karl Bohm - Complete Decca, Philips Recordings)

Karl Bohm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020년 1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을 중심으로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을 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렇게 세상을 바꿀지 아무도 몰랐을 때, 오스트리아 빈과 그라츠, 잘츠부르크로 음악 여향을 다녀왔다. 사실상 마지막 해외여행이 된 셈이다. 여행 기간 중 빈에 머물면서 OBB(외베베)를 타고 당일치기로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를 다녀왔다. 그라츠는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크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그라츠가 위치한 스티리아 주는 알프스 산맥의 융빙수 하천이 만든 일종의 분지 지형으로 빈에서 철도를 타고 가다보면 알프스 산지의 좁은 계곡을 통과하다가 탁 트인 곳이 나타나는 데 이곳이 바로 그라츠이다. 

그라츠는 칼 뵘의 고향이다. 또한 칼 뵘은 이곳 그라츠 스타인펠트 묘지(Steinfeldfriedhof)에 묻혀 있다. 스타인펠트는 Stone field라는 뜻으로 그라츠 서쪽에 그다지 비옥하지 않은 자갈밭 지역에 조성된 묘역이다. 1786년부터 조성된 묘역이니, 꽤 유서 깊은 곳이다. 그라츠 중앙역(Graz Hauptbahnhof)에서 도보로 10~15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유럽 도시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조금만 번화한 곳을 벗어나면 벽에 그래피티도 많이 그려져 있고, 낙후된 도시 경관을 맞이하게 된다. 칼 뵘 묘소를 방문하는 길도 그렇다. 스타인펱트 묘지에 들어서자 수많은 묘비들이 보인다. 칼 뵘의 묘지를 찾기 위해서는 묘지 관리인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묘지 관리인이 있어서 칼 뵘의 묘지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니, 금방 알려준다. 칼 뵘 묘지 앞에서 뵘 박사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뵘의 생가를 향했다. 생가도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Kernstockgasse 21번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역시 10~15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요즘은 구글 지도가 잘 되어 있으니까 스트리트 뷰로도 미리 볼 수 있고, 참 좋다. 현재 뵘의 생가는 유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생가 벽면에 이곳이 뵘의 생가임을 보여주는 현판이 붙어 있다. "1894년 8월 28일 오전, 이 집에서 저명한 지휘자이자 음악감독, 교수인 칼 뵘 박사가 태어났다."

칼 뵘은 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예술가들 중 한 사람이다. 나치 전력이 뵘의 전후 이력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최근 오스트리아에서는 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고 들었지만, 그가 지휘한 여러 음반들, 실황 녹음들은 확실히 오스트리아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특히 오페라 실황 녹음들에서 느껴지는 활력은 무시무시하다. 뵘은 클라멘스 클라우스 이후, 상임 지휘자 제도를 두지 않는 빈 필의 사실상, 상임 지휘자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발매된 뵘의 데카, 필립스 녹음 전집은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희귀 음원들을 대거 담고 있다. 물론 박하우스 데카 전집 박스와 일부 음반이 겹치지만, 뵘의 데카, 필립스 음원은 이렇게 묶여서 나온 적이 없다. 유명한 바이로이트 반지 녹음 역시 이번 전집에 포함되었는데, 특히,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블루레이 음원이 포함되어 있어 반갑다. 반지 블루레이 음원은 2017년 리마스터링된 음원이라고 적혀 있다. 아마도 예전에 필립스 레이블로 리마스터링해서 발매될 때, 만들었던 음원을 블루레이에 담은 것 같다. 블루레이 음원은 24-Bit 96kHz이며, 인트로 화면이 예쁘고 꼼꼼하게 구성되어 있다. 칼 뵘 반지 빨간색 박스 LP 전집이 있어서 비교 감상해봐야 겠다. 일단 유명한 장면들만 몇 곡 들어보니, 확실히 좋다. 

개별 음반들의 리마스터링 시기는 확인이 어렵다. 이번 박스반을 위해 구성한 2021년만이 표기되어 있을 뿐, 개별 음반들의 리마스터링 연도는 표기되어 있지 않다. 앞서 반지가 2017년 리마스터링 음원을 사용한 것처럼 이번 전집 제작을 위해서 모두 새롭게 리마스터링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개별 음반들의 녹음 정도(장소, LP 시리얼 번호, 녹음 시기 등)는 친철하게 잘 제시되어 있다. 

바그너 반지를 비롯해서 요한 스트라우스의 박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코지 판 투테 등의 오페라 녹음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당연히 가사집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살짝 아쉬운 점은 트랙 리스팅이 간소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CD 뒷면에 1~4트랙은 교향곡 34번, 뭐 이런 식이다. 자세한 악장별 재생 시간 및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포함된 책자를 살펴봐야 한다. 또한 3장 또는 4장의 CD를 담는 종이 슬리브의 경우, 가운데 CD를 빼기 힘들게 되어 있는데, 약간의 요령이라면 종이를 좀 꺾어서 안경 닦는 천으로 잡아서 천천히 빼내야 한다. 나는 CD 비닐을 별도로 구입해서 이런 CD들은 따로 담아서 그냥 넣지 않고 보관한다. 또한 특이하게도 게이트 폴드 형태의 2CD는 펼쳤을 때 오른쪽이 빠른 번호, 왼쪽이 다음 번호로 되어 있다. 

칼 뵘 사후 40주년을 추모하면서 발매된 이번 전집은 아마 2021년 메이저 레이블에서 발매된 여러 음반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음반이 아닐까 한다. 혹시 알판이 바뀐 게 있을까 하여, 일단 전수 검사를 했지만, 특별히 외관상 손상되었거나 잘못 들어간 CD는 없는 것 같았다. DG 발매 칼 뵘 음반들은 LP나 CD로 많이 있어서 이번에 함께 발매될 예정인 DG 전집에는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데카, 필립스 전집은 추천할만한 전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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