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에도 언급되어 있는 ‘방탕한 선지자’란 요나를 가리킨다. 이 책은 일종의 요나서 강해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전반부(파트 1~3)는 요나서의 각 장을 일정부분씩 나누어 설명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고, 후반부(파트 4)는 요나서 전체를 두고 세 가지 큰 주제를 뽑아 제시하는 내용이다.
잘 알려진 설교자이자 목회자인지라, 책 전반에 걸쳐 잘 구성된 설교 원고를 읽는 느낌이었다. 서문에도 언급되듯, 저자는 세 번에 걸쳐 요나서 전체를 강해하며 연속설교를 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삼아 쓴 게 아닌가 싶다.
저자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요나서의 핵심은, 요나가 가진 국수주의적 태도, 배제와 혐오 등에 관한 비판이다. 나와 우리에 대한 사랑이 지나치면 그건 죄로도 발전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의 하나님이 차별 없이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소아(小我)에 대한 지나친 사랑은 하나님의 길로부터 우리를 스스로 떨어뜨리게 만든다.
저자는 우리가 ‘한 배’를 타고 있다고 말한다. 신자나 비신자나 모두 똑같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교통체증과 대형 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이런 면에서 책은 최근 점점 주목받고 있는 ‘공공신학’의 한 자락을 담고 있기도 하다.
최근 강하게 느끼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교회가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거의 훈련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내부지향적으로만 신앙생활을 해왔던 게 아닐까. 그래서 달팽이 껍질 같은 얇은 외피가 벗겨지자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교회는 일찍부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함께 묶어내는 데 능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순간엔가 중요한 걸 잃어버린 셈이다.
이 외에도 죄의 특징에 관한 인상적인 묘사들(방사선에 노출된 것과의 유사성)이나, 요나가 겪었던 폭풍과 같은 사건의 유익, 스스로를 괜찮은 신자라고 여기는 이들이 성경을 오용하는 방식, 나아가 정치적 문제를 대하는 입장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곱씹으며 읽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문장과 개념을 다루는 재능이 있는 저자의 글을 읽는 건 즐겁다(물론 좋은 번역자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베타랑 운전사가 운전하는 편안한 자동차에 올라 타 있는 느낌이랄까. 더구나 그 운전자가 지금 이 차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빠른지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 있다면 이젠 안심도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