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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존슨 기독교의 역사

[도서] 폴 존슨 기독교의 역사

폴 존슨 저/김주한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기독교는 2천 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회학적으로 봐도 2천 년은 결코 짧지 않아서, 그 사이 일어났던 다양한 사건들은 오늘날 기독교의 형태에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신학적으로 봐도 이 시간은 하나님께서 그분의 교회를 이끌어 오신, 그리고 그분의 교회에 허용하신 유일한 시간들이고. 쉽게 말하면 이 시간들에 관한 이해 없이 오늘날의 교회를 제대로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교회는, 특히 개신교회는 역사 부분에서 특히나 취약한 것 같다. 종교개혁 이래로 개신교회는 ‘단절’을 트레이드마크로 삼아왔고, 마치 그들이 성경 시대에서 바로 튀어나온 사람들인 양 착각하며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물론 이건 가톨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지만)

 

최소한 오늘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신앙의 각종 의식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믿고 있는 신조들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아는 일은 생각보다 우리의 신앙에 도움이 된다. 다들 학창시절 덮어놓고 외우라는 말이 얼마나 듣기 싫었는지 기억하지 않는가.

 

 

기독교의 역사 전반을(이 책은 그 시작부터 20세 중반까지를 담고 있다)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일단 그 볼륨에서부터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각주를 빼도 850여 페이지에 달하해서, 그냥 보고만 있어도 왠지 배가 부른 느낌이다. 이 한 권이면 얼마나 많은 날들을 새벽까지 즐길 수 있을까 하는..?

 

볼륨만이 아니라 내용도 알차다. 사실 어쭙잖은 저자라면 이 정도 두께의 책을 쓸 문장을 떠올리지도 못한다(두꺼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저자는 교회와 세상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다양한 자료들을 종합해 능숙하게 엮어낸다. 핍박을 받던 교회가 제국의 종교가 되고, 게르만족의 침범을 어떻게 흡수하면서 그들을 지도하는 자리에 이르렀는지, 군주들과의 권력게임에 참여해서 자신의 몫을 챙기려 하다가 어떤 변질을 겪었는지 등등.

 

특히 저자는 이 과정을 비판적으로 서술하려고 애쓰고 있다. 기독교, 교회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대부부분 기독교 신앙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로 기독교를 옹호하는 입장에 자주 서게 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일부러 그런 관점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역사 서술에서 객관성은 꽤 중요한 요소니까.

 

다만 이 객관성이라는 요소가 무조건 서술 대상의 동기를 (안 좋은 쪽으로) 의심하거나, 깎아내리거나 하는 것으로 확보되는 건 아니다. 물론 이 책이 꼭 그런 식으로 쓰였다는 말은 아니지만, 분명 일정 부분에서는 그런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신앙의 특성상, 그 중 어느 한 쪽에 서게 되면 다른 쪽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는 측면도 분명 있긴 하다.

 

또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책의 서술이 유럽의 기독교 역사에만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독교의 전성기가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하긴 했고, 다른 지역의 기독교 역사에 관한 자료가 월등히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최소한 아시아 지역으로 한동안 꽤나 확장해나갔던 동방 기독교에 한 장을 할애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역사의식, 혹은 역사에 관한 감각을 갖게 되는 데는 따로 정도가 없다. 역사를 다룬 좋은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길러가는 수밖에. 여기에 이렇게 2천 년의 역사를 통시적 관점으로 써 내려간 책은 많은 도움을 준다. 한 번에 쭉 읽어나갈 수 있으니까. 물론 다른 모든 분야들처럼 꽤나 세분화된 오늘날의 역사계에서, 한 사람이 이런 식으로 전체를 써 내려가는 일에 약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학자들끼리 다투라고 하면 그만이고.

 

이런 책을 보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문제는 참가자가 있을까 하는 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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