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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2

[도서] 포르투나의 선택 2

콜린 매컬로 저/강선재,신봉아,이은주,홍정인 공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마침내 술라가 죽었다. 쿠데타를 일으켜 반대파를 철저하게 숙청하고 독재관이 되어 권력을 손에 넣은 그는, 원로원 중심의 국정운영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한 각종 입법 작업을 모두 마치고는 전격적으로 정계은퇴를 한다. 누가 나가라고 한 것도 아니고(그럴 만한 위치도 아니었고), 애초에 6개월이었던 독재관의 임기 역시 그에게는 예외가 적용된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오직 자의에 의해서 퇴진한 것이라는 말이다.

 

이 정도면 됐다 싶었을까? 이 정도 법적 장치라면 누가 오더라도 한동안은 체제가 잘 유지될 거라고 예상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역시 잠시 불안감을 드러냈듯, 법과 체제라는 건 한 순간에 뒤집힐 수도 있고, 역사란 늘 진보하는 것도 아니라는 게 곧 드러날 터였다. (이건 어느 시대, 어느 나라와 민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는 일이다.)

 

또 하나의 동기는 절대적인 권력을 손에 쥔 사람이 느낄 수밖에 없는 피곤함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이번 권에서 술라는 꽤나 자주 이런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모든 사람 위에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사람이 느끼는 압박감은 누가 짐작이라도 할까. 많은 최고 권력자가 결국 부패하거나 폭군으로 치닫곤 하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최고 권력자가 되기를 원한다. 민주화 시대가 된 이후에는 왕이 아닌 대통령이나 총리 같은 이름으로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대한 욕망은 강렬하다. 문제는 자신이 정말로 그 자리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느냐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점. 여러 전직 대통령들이 구속되는 걸 보면 더욱 와닿는 부분인데, 막상 그 자리에 대한 욕심이 눈을 가리면 그런 건 보이지 않는 듯하다. 본인도, 참모들도, 지지자들도.

 

 

책의 또 다른 축은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모습이다. 그런데 그 모습이 사뭇 다르다. 카이사르는 소아시아의 작은 왕국을 오고가면서 자신의 기량을 뽐낸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폼페이우스는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술라의 영향력이 줄어가는 원로원 안에서 자신의 당파를 만들면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간다.

 

초반은 확실히 폼페이우스가 앞서나가는 모습인데, 조금은 무리하게 얻어낸 지휘권을 가지고 도착한 히스파니아 내전에서 그의 활약은 미미했다. 카이사르 못지않은 군사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명성과는 다른 모습인데, 하긴 20대의 젊은이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폼페이우스의 훗날을 예상할 수 있는 점이 몇 개 보인다. 그는 세르토리우스라는 강력한 적 앞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하면서도 잠시 침울해지기는 했으나 끝내 자부심은 잃지 않았다(뭐 여기에는 그가 가진 재력이 한 몫을 하긴 했겠지만).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더 큰 인물로 성장하지 못하게 만드는 큰 장애물이다.

 

또, 폼페이우스는 일단 자신의 전술에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달은 후에는, 평소 무시하던 메텔루스의 작전을 받아들이는 모습도 보여준다. 흔히 자부심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나가는 경향이 있고, 결국 더 큰 실패를 경험하기 마련인데 이런 면에서도 그는 조금은 더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이 있었다.

 

 

시리즈 전체의 제목처럼, 일인자가 되기 위해 달리는 군상들의 모습에서는 역동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 그렇게 바라던 일인자가 된 후 말년이 행복해 보였던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함정. 마리우스도, 술라도.

 

대충 60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이지만, 겨우 사흘 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렇게 재미있으면 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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