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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행 리포트 (1Disc)

[DVD] 고양이 여행 리포트 (1Disc)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국제 고양이의 날.

오늘(8월 8일)은 국제 고양이의 날이라고 한다. 아침에 들어가 본 유튜브 로고가 재미있게 바뀌어 있는 바람에 알았다. 그래서 소개하는 고양이 영화 한 편. 의도적으로 맞춘 건 아닌데, 그렇게 되어버렸다.

 

영화는 자신의 반려 고양이와 함께 여행을 하는 주인공 사토루와 그의 고양이 나나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사토루의 이번 여행 목적은 나나를 맡길 사람을 찾는 것. 그의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 여럿이 나서서 나나를 맡겠다고 응답했던 것 같고, 이번 여행은 어느 곳이 나나와 가장 잘 맞는지를 직접 찾아가서 선을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영화의 주요 에피소드는 그렇게 사토루와 찾아간 친구들과 있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 즉 회상씬이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죽음, 이모에 의한 입양, 어린 시절 키우게 된 고양이의 죽음,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의 미묘한 삼각관계(?) 등등.

 

아무튼 그럼 왜 사토루는 자신의 고양이를 친구들에게 맡기려고 했던 걸까? 영화가 진행되는 사이 드문드문 그 이유가 드러난다. 발작성 통증과 약을 챙겨 먹는 모습, 그는 죽어가고 있었고, 자신의 고양이를 믿는 사람에게 맡기고자 했던 것. 흑.

 


 

 

고양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포인트는 역시 고양이다. 주인공 사토루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나나는 단모종에 검은색과 흰색이 어우러져 있는 털색을 갖고 있다. 동물이 주인공인 이런 종류의 영화를 찍을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고양이가 대본에 따라 잘 움직여주느냐인데, 우리 나나는 썩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기에 조금 더 스토리를 부여할 생각이었는지, 감독은 나나에게 내레이션 목소리를 입히기로 결정한다. 나나가 등장할 때마다 삽입되는 고양이의 대사 부분은 귀엽기도 하고, 사람과는 좀 다른 시각과 상황 판단을 가진 것으로 상정되니 극의 전개에 재미도 준다. 사실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한 마리의 고양이와 개도 마찬가지로 대사 처리를 해두어서 은근 동물 영화로 갔어도 괜찮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잠시 들고.

 

영화 초반부 나나의 첫 대사 속 인용된 소세키의 유명한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처럼, 영화 속에서 고양이는 주요 소재이긴 하지만 역시나 주된 이야기는 주인공의 삶에 맞춰져 있다. 젊은 나이에 서서히 죽어가는 주인공에 관한 서사는, 나나에게는 부여되지 않는다. 하긴 뭐 길고양이 출신이었으니 그 출생부터 추적하는 건 무리고, 고양이에게 어느 정도의 이해력을 부여하느냐는 애매한 문제이긴 하다.

 


 

 

행복한 죽음.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조금씩 쇠약해져 가는 모습이지만, 종반부에 이르면 주인공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된다. 아마도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해서 마지막 날들을 보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영화 속에서 결혼도 하지 않은 채로 조카를 입양해 길렀던 이모는 그런 사토루가 나나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고양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건 조금은 행복한 일이지 않을까.

 

물론 단지 고양이만은 아니다. 주인공이 세상을 떠난 지 한 해가 지난 후, 그가 고양이를 맡기려고 했던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그리 심각하거나 어둡지 않고, 모두 떠난 사람을 추억하며 놀리기도 하고 즐거운 대화를 남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난 자신에 관해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또한 썩 괜찮은 결말일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나를 맡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니었을까. 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피할 수 없는 슬픈 일 중 하나가 동물의 이른 죽음이다. 대개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동물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 하지만 영화 속 사토루는 나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동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사람과 다르다면, 그래서 조금 덜 감상적이고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리고 남겨진 동물이 충분히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순서도 조금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사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하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뭐 이런 영화는 고양이를 보는 맛으로 보는 거 아닌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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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