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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

[도서] 괴물의 심연

제임스 팰런 저/김미선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아르's Review

 

 

이전에도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의 존재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이들이 존재에 대해 익숙할 정도로 많이 들어본 적도 없는 듯 하다. 끔찍한 뉴스의 일면에 전해지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범죄자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어느 새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 쉬이 만날 수 있는 그들은 마주칠까 두려운 것이 사실인데, 어찌되었건 그들의 존재는 일반인들과는 명확하게 다른 어떠한 성향을 지니고 있을 것이며 그 성향을 우리네 평이한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는 것이 그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전부다.

정신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이코패스라 지칭하는 사람들을 정의하는 특성 하나가 ‘대인 공감의 부재’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감정의 운동장이 평평하다고나 할까. 우리는 대부분 사랑하고 사랑 받기를 원하지만 사이코패스는 그런 욕구가 별로 없을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대개 사람을 능숙하게 조종하고, 둘째가라면 서러운 거짓말쟁이에다, 말재주가 상당하고 상대가 경계심을 풀 만큼 매력적일 수 있다. 사람들 대부분과 달리 결과를 두려워 않고, 거짓말이나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동안은 누구나 그렇듯 붙잡힐까 봐 긴장도 할 수 있지만, 사이코패스 중 일부는 냉정하게 침착함을 유지한다. 가장 위험한 사이코패스라도 때로는 명랑하고 근심 걱정 없고 사교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조만간 뚜렷한 거리감, 소리 없는 냉담함, 타인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낼 것이다. –본문

코를 푼 휴지를 보고서 어떠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없듯이 사이코패스에게 있어서 범죄, 이를테면 살인의 대상이 되는 이들에게는 그 피해자는 한 인간이자 생명이 아닌 그저 코를 풀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은 존재로 취급 된다는 어느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 막연하게만 생각했다.

아마 저자 역시도 그런 점에서 사이코패스와 일반인, 그러니까 사이코패스가 아닌 다분히 일반적인 삶을 보내고 있는 자신은 사이코패스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생각했다. 그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당연한 상식과 같은 것일 텐데 저자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이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평범한 이들이 가지고 있던 상식에 대한 반전을 맛보게 된 것이다. 대체 그의 뇌 스캔이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가 사이코패스가 될 수 있는 유전적 정보가 가득하다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는 현재 사이코패스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현재 살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이 책의 탄생 비화가 되는 셈이다.

레베카는 1892년에 친부와 계모를 도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리지 보든 의 직계 조상이기도 했다. 보든은 나의 사촌뻘 이었다. 책은 1673년과 1892년 사이에 우리 부계에서 살인을 저질렀거나 살인 혐의를 받은 사람이 그 밖에도 몇 명 더 있다고 기록하고 있었다. 모두 다 가까운 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판결받았다. 레베카의 후손 앨빈 코넬 은 1843년 아내 해나를 쇠로 된 삽자루로 가격한 다음 면도칼로 목을 그어 살해했다. 나는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일족을 살해하는 코넬가의 살인 취향은 우리 가문의 빌어먹을 내력이었다. –본문

저자는 자신의 뇌 스캔이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에서 시작으로 자신에게 담겨 있는 유전자 정보에 대해서 추적해 나가게 되고 그의 집안에서는 이른바 사이코패스 유전자라 불릴 수 있는 각종 범죄자들의 이력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자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믿고 있었음에도 자신에게서 이러한 유전적 특질이 나타나지 않게 되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넘어선 양육이 있었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이른바 후성유전체가 유전체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모두 범죄자라는 등식의 성립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만 있던 나에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새로운 것일 수 밖에 없었다. 비극적인 순간에도 울지 않고 늘 담담하게 바라보며 여자아이의 죽음보다도 드레스에 눈길을 먼저 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섬뜩함이 밀려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사이코패스의 필요성에 대해서 후반에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그의 주장에 대해서 무조건 동의한다, 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사이코패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도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그들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은 조금 사그라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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